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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녀시대 태연


인터넷 커뮤니티 이야기가 나올 때마다 반복된다. 커뮤니티에서 부정적인 영향을 많이 받는데 정보 때문에 놓을 수가 없다는 이야기가 말이지. 나도 여초카페에 있을 때는 그 여초 카페에서 얻는 잡지식들이 정보라고 생각했다. 근데 여초카페를 나와보니까 그 '정보'라는 것들이 없어도 사는 데 아무런 지장이 없더라고. 오히려 인생이 단순해져서 살기 좋아졌다.

인터넷은 정보의 바다고 인터넷 없이 살 수 없는 것도 맞다. 근데 인터넷 커뮤니티는 인터넷 중에서도 딥웹이잖아. 깊은 사이트. 회원만 볼 수 있는 비공개 글들이 오가는 곳. 비공개 게시글에서 나는 모르는 중요한 이야기를 하고 있을 것만 같지만, 거기 가면 정말 쓸데없이 아이돌 언행을 트집 잡거나 별 말도 안 되는 온라인 언쟁을 벌이고 있다는 사실은 우리가 모두 다 알고 있잖아.

우리가 살면서 알아야 할 사실들은 책에 다 나와 있고 네이버나 구글, 유튜브 검색만으로도 다 나온다. 네이버나 구글 검색에 나오지 않는 사실은 살면서 알 필요가 없다. 없어도 사는데 지장 없는 정보라는 뜻이다. 소수만 아는 정보에도 여러 가지가 있는데, 넷잉여들 소수가 아는 정보가 도대체 무슨 소용이 있겠냐고. 소수가 아는 정보라도 그 소수가 어떤 소수인지가 중요하지. 재벌들만 아는 주식 내부거래정보라든지, 정부 고위 인사만 아는 기밀문서라든지가 중요한 거 아니겠어. 인터넷 넷 잉여들이 신분증을 인증하면서 들어간 소수 모임에서 나오는 정보라 봤자 그게 중요하겠냐고.

트윗하면서 현타 온 적이 몇 번 있는데 자칭 대학원생이 '논문 양식은 자유롭다'면서 서울대생 논문이라고 조작한걸 사실이라고 믿는 걸 봤을 때임. 논문 양식 하나하나에 부들거리면서 이거 때문에 논문 통과 못될까 봐 덜덜거리는 대학원생을 보기만 한 나도 어이가 없었는데. 내가 일하는 분야에서 내가 4개월 만에 깨달았고 경력 20년 되는 상사도 불가능하다고 생각하는 사실을, 트위터에서 어떤 애가 논쟁 중에 그래야 한다고, 자기가 경력 수년이라고 주장하면서 하고 있더라. 그때 인터넷에서 뭐 배우는건 위험하다는 걸 깨달았음. 정보 출처가 명확하지 않은데 그 말을 어떻게 사실이라고 믿을래.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얻는 정보보다는 자기 얼굴 내걸고 유튜브에서 말해주는 정보가 더 믿을 만 하지 않음?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종편 언론 욕하는데, 인터넷 커뮤니티 게시글보다는 종편 언론 신뢰도가 더 높지 않겠음? 아싸들 놀이터인 인터넷에서 사회생활 팁, 연애 팁 얻는것보다는 인싸친구 하나 사귀어서 술사주면서 대화하는게 더 나을 수 밖에 없잖아.

가끔 여초 커뮤들이 '연예인도 우리 커뮤 하고 있을지 몰라'라면서 자뻑하던데 너무 우스움. 연예인들 주변에 스타일리스트들이 몇 명이고 메이크업 아티스트들이 몇 명인데 옷, 화장 정보를 얻으려고 신분증 인증하고 커뮤니티에 가입한다고요? 그래서 전문가들보다 인터넷 넷잉여들 정보를 더 얻고 싶어한다고요?

인싸들은 네이버 메인만 보고 사는 경우도 많더라. 그리고 사실 네이버 메인에 올라오는 정보들만 알아도 사회생활에는 지장이 없다. 사회생활 하면서 꺼내는 시사 이슈라야 신문에 나오는 이슈로 다 해결이 가능하고, 인터넷에서만 나오는 이슈는 사회생활 하면서 꺼내지도 못한다. 나만 알기 때문에 대화할 때 별 도움이 안 된다. 삶의 지혜를 안다고 하는데 삶의 지혜도 유튜브에 검색하면 다 뜹니다.

정치 이야기는 인터넷으로 배우면 큰일 나지요. 정치 프락치 없는 커뮤니티가 어디 있냐. 우리 커뮤니티는 깨끗하다고 할수록 회원들이 맹목적이라 프락치들이 더 활동하기 좋은 거 모르냐. 커뮤니티에서 그렇게 욕하는 종편을 보는 게 차라리 낫습니다. 인터넷 정보보다는요. 종편은 자기가 한 말에 책임지는 언론이기라도 하니까요. 화장이나 옷도 자기가 발품 팔아서 자신에게 어울리는 걸 찾아야 합니다. 회원들이 예쁘다고 하는 건 소용이 없어요. 나한테 어울리는지 아닌지를 찾는 게 중요하니까요.

할인정보 같은 것도 모르는 게 차라리 낫더라. 알면 쓸데없이 사게 되어서 지출만 늘어남. 뽐뿌 같이 절약해야 한다는 사이트들도 들어가면 할인정보 올라오는 거 다 사느라 돈 낭비만 심해지잖아. 혜택 좋은 카드 만들 때나 검색해서 알아보면 그만이지 굳이 커뮤니티에 죽치고 앉아있을 필요가 있니.

아는 건 아는 거고 실천하는 건 별개의 문제임. 아침에 일찍 일어나서 운동하면 건강해지는 거 누가 몰라. 자외선 차단제 듬뿍듬뿍 바르고 3시간마다 덧발라줘야 하는 거 누가 몰라. 근데 실천을 하는 사람이 몇이나 되냐. 인터넷에서는 배울 것도 없지만 몇 안 되는 정보 얻어서 배운다고 해도 실천을 안 하잖니. 그냥 이미 유치원, 초등학교에서 배운 것들만 다 실천해도 성공한답니다. 자기 계발서 한 권 읽고 실천하는 게 더 나을지도 몰라. 정보 없으면 뒤떨어진다면서 인터넷 보는 것보다는.

그리고 자기가 사는 지역마다 다르잖아. 대형마트들도 동네마다 품목들이 다 다르게 들어오던데. 결국 우리 동네에서 뭐가 좋은지는 입소문 따라가게 되어있더라. 그래서 맘카페들이 지역별로 뭉치고 정보가 활발한가 봐. 아무리 좋은 거라도 우리 동네에 없으면 땡 아니겠어. 우리 동네에서 제일 좋은 거 사고 제일 좋은 곳 가게 되는 거지 뭐.

커뮤니티를 해야만 얻을 수 있는 정보 분야는 덕질 뿐임. 아이돌을 좋아하면 인터넷을 하게 되어있음. 2D를 파도 인터넷을 하게 되어있음. 신문이나 라디오에는 별로 나오지도 않으니까 인터넷으로 정보를 공유해야지. 그거 아니면 굳이 정보 때문에 부정적인 영향을 받으면서도 커뮤니티에 있어야 하는지가 의문임.

덕질하는거, 친목하는거 아니고서야 일상생활, 사회생활에 필요한 정보를 딥한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얻는다는거 어불성설임. 다시 한 번 말하지만 네이버, 구글, 유튜브에 검색해도 안 나오는 사실들은 몰라도 사는데 지장이 없는 것들임. 1시간 동안 커뮤에서 얻는 정보보다 20분 동안 시사 주간지 읽으면서 얻는 정보들이 더 정확하고 더 고급정보야. 소속감이나 외로움, 덕질 등의 문제도 아니고 일상생활에 필요한 정보 때문에 인터넷 커뮤니티를 한다는건 핑계일 뿐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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