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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항상 글 잘 보고 있습니다ㅎㅎ 루이님 트윗이나 에스크 찾아보다보니 아미들을 공격하는 페미니스트들에 대해서 꽤 부정적으로 생각하고 계신 것 같더라구요. 물론 저도 취향의 남성이 여성을 비판하는 근거가 되어서는 안된다는 의견에 동의합니다. 하지만 어쨌든 소비하는 팬들에 의해 방탄이 돈을 벌고 영향력을 갖게되는것이잖아요. 방탄은 현재 비판을 함으로서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위치에 있는것도 아니구요. 그 방법이 잘못된것은 맞으나 자신이 영향력을 끼칠 수 있는 최대한을 하고있는것이니 무조건 부정적으로 보기에는 어렵지 않을까요?


안녕하세요 익명님.

글 잘 보고 있다고 하시니 감사합니다.

제가 아미들을 공격하는 페미니스트들(이하 W집단)을 부정적으로 보는건 사실입니다. 그리고 익명님이 말씀하신 것처럼 그 분들은 아미들을 공격하는 것이 여성혐오를 없애기 위한 최선의 수단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더 비판적으로 보게 되는 것 같아요.

저는 여성혐오에 대응하는 최선의 방식이 불매운동이라고 생각하면 안된다고 생각하거든요.

W집단은 불매운동만이 방탄소년단이 여성혐오적 가사를 생산해내는걸 막을 수 있다고 믿어요. 그러니까 아미들을 공격하는거고요.

불매운동은 한계가 있거든요. 불매운동은 소비자 정체성을 강조해요. 소비자로서만 힘을 미칠 수 있다고 믿죠. 페미니즘은 소비자가 아닌 인간으로서의 인권과 정치이념이에요. 소비자가 아닌 정치적 주권자로서 접근해야하죠. 불매운동도 그 수단 중 하나가 될 수 있지만, 부수적인 수단이어야해요.

불매운동은 소비자에게 책임을 떠넘긴다는 문제점도 있고요. 촛불시위에 나가는 모습이 깨어있는 시민들의 행동으로 긍정적으로 해석될 수도 있지만, 의회 레버리지가 고갈되었다는 증거이기도 하지요. 국민들의 요구사항이 국회를 통해 대의제로 해결되지 못하니까, 시민들이 생업을 접어가면서까지 촛불시위에 나서는거잖아요. 마찬가지로 불매운동도 마찬가지에요. 제품의 성분을 일일히 확인하는 소비자가 많다는건, 그만큼 그 나라의 식약처가 일을 제대로 못한다는 뜻이기도 해요. 옥시사건처럼요. 식약처가 일을 잘 한다면 소비자가 일일히 성분을 확인할 필요가 없죠. 사회의 신뢰도가 높은 사회에서 불필요하게 에너지를 낭비할 필요가 없지요. 옥시 기업이 망해야하니까 옥시를 사는 소비자를 비난하는게 아니라, 제대로 일처리를 못한 식약처와 옥시가 망할정도로 천문학적인 배상금을 추징하지 못하는 소비자법을 문제삼아야하지요. 소비자를 비난하는건 너무나도 편하지만, 사회에 별 도움이 되지 않아요.

불매운동이 가능한 재화는 한정되어 있어요. 옥시 불매와 남양 불매가 성공할 수 있었던건 대체 제품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남양 커피믹스를 마시다가 동서 커피믹스를 마시는건 큰 희생이 아니죠. 그렇지만 건설사가 심각한 사건을 일으켰다고, 그 건설사가 지은 아파트를 불매운동할 수 있나요? 부동산은 대체할 수 없죠. 같은 아파트라 하더라도, 12층과 13층의 가격이 다른데요. 입지조건이 달라지는데다가, 가격도 비싼데 불매운동을 하라고 할 수가 있나요? 아이돌도 마찬가지에요. 방탄소년단의 여혐 가사를 알 정도라면, 쉽게 다른 아이돌로 대체해서 소비하는게 힘들다는건 알거에요. 방탄 좋아하던 팬에게 엑소 좋아하라고 하면 그걸 받아들일 수 있는 사람이 있나요. 아니면 아이돌을 좋아하는걸 끊으라고 하는건데, 그건 또 다른 문제에요. 취미생활과 유사연애를 없애버리라는 것과 같은 요구니까요. 애초에 받아들여지기 쉬운 요구가 아니에요.

시장에서 소비자를 비난해도 될 때는, 소비자가 부당한 요구를 하는데 공급자가 응해서 결과적으로 사회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때죠. 트위터에서 논란이 되었던 언리쉬드 문제처럼요. 소비자가 아동성도착적 작품을 요구하고 공급자가 그에 응해서 아동성착취 혐의가 있기 때문에 소비자와 공급자 둘 다를 비난하는거죠.

그런데 아미들이 방탄소년단에게 여성혐오적 가사를 요구했는가하는 의문을 가져보면 그게 아니라는거죠. 아미들이 방탄소년단에게 요구한 것에 여성혐오라는 이물질이 묻어나왔다고 보는 해석이 더 맞다고 생각해요. 여성혐오적 가사로 아미들이 이득을 본것도 아니죠. 오히려 애써서 옹호하고, 대신 비난받으면서 욕받이 역할까지 해야했으니까요. 그런데 아미들에게 책임을 묻는게 맞는가? 라는 의문이 생기는거죠.

방탄소년단의 불매운동에 집중하는 것은 여성혐오 가사 문제를 특정 그룹의 문제로 만들어버리는 부작용도 낳지요. 방탄이 여혐가사를 썼지요. 근데 이게 과연 방탄이라는 특정 그룹의 문제일까요? 방탄만 없으면 여혐가사의 문제가 사라지는걸까?

회사에서 성희롱 예방교육을 의무적으로 하는 이유는 성범죄가 문제있는 특정인에 의해서 생기는게 아니라 강간문화와 연결지어있다는걸 인지하기 때문이죠. 남자들이 ‘성범죄는 몇명만 일으키는데, 모든 남자를 다 예비성범죄자 취급한다’고 불만을 갖죠. 아니요. 성범죄는 몇 또라이들이 일으키는게 아니에요. 성범죄를 일으켜도 되는 시스템과 제도 내에서는 누구든지 성범죄를 일으킬 수 있어요. 미투운동으로 확인하지 않았던가요. 특정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문화의 문제라는걸.

W집단은 여혐가사가 나오게 된 배경, 앞으로 어떻게하면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을 수 있는가 등등의 진지한 고민을 하지 않아요. 그저 방탄만 없애면 된다고 오로지 아미들을 비판하는데 총력을 기울여요.

사실 저는 W그룹을 의심해요. 정말 여성혐오를 없애기 위해 진지한 고민에서 아미를 비난해야한다는 결론이 도출된 것인지, 아니면 아미를 비난하기 위해 이유를 만들어 붙인것인지 둘 중 어느 것인지 모르겠어요.

여성을 착취하며 생산되거나 여성혐오를 확산시키는 생산물을 소비하지 않겠다는 소비 윤리는 감동적이죠. 그런데 정치적으로 공정한 소비윤리는 쉽지 않거든요. 과연 W집단이 입고 있는 옷들 중에서 3세계 여성을 착취하지 않고 만들어진 옷이 몇 벌이나 있을지 궁금하죠. 섬유의 원재료, 섬유 직조과정, 염색, 가봉단계 등등 중간에 3세계 여성의 노동착취 없이 만들어진 옷이 몇 벌이나 될까. 특히나 스파 브랜드의 경우는 거의 대부분인데 말이죠. W집단이 쓰고 있는 스마트폰과 컴퓨터의 삼성 반도체는 어떻게 생각하는거지? 대부분이 여성노동자인 공장에서 벌어지는 백혈병 논란은?

정말 진지하게 자신들이 소비하는 모든 것에서 여성착취와 여성혐오의 혐의를 발견해서 합리적인 기준을 세우고, 방탄의 여혐 가사는 심각한 문제가 되고, 그걸 위해서는 다른 여성을 공격하기까지 해야겠다는 결론을 도출해낸걸까?

환경론자들은 그러거든요. 탄소배출량으로 계량화해요. 그래서 대부분의 제품의 생산과정과 소비, 폐기 과정이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확인하죠. 그래서 여기까지는 허용해도 되고, 이것들은 위험하고, 이것들은 퇴출대상이고 그런식으로 기준을 정하는거죠. 합리적으로. 그래서 데스크탑보다는 환경오염이 1/3 정도 되는 노트북을 사고, 커피보다는 녹차를 마시라는 조언이 나오죠. 인간이 환경오염을 아예 시키지 않을 수는 없으니까 보다 합리적인 기준선을 제안하는거죠.

그런데 과연 W집단도 그래서 방탄의 여혐가사 소비를 비난하는걸까? 그 합리적인 기준선 밑이라서?라는 의문이 생기죠. 대부분의 건물은 남성인부들보다 여성인부들에게 적은 임금을 지불하면서 지어져요. 도로 역시 마찬가지죠. 여성혐오로 만들어진 모든것을 소비하지 않으려면 무인도에가서 벌거벗고 사는 수 밖에 없거든요. 지구를 떠나려고 해도 우주선이 완전히 성평등한 과정을 거쳐 생산되는게 아니죠. 그런데 W집단이 아미를 비난하는걸 보면 본인들은 여성착취적, 여성혐오적 소비를 전혀 하지 않는 순결한 존재라고 믿는 느낌을 받아요.

저는 W집단이 방탄을 비난하는 이유는 기독교인들이 동성애자를 비난하는 이유와 비슷할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해요. 성경에 나타난 수 많은 금기들 - 거짓말하지마라, 간음하지 마라 - 등등은 지킬자신이 없지만, 동성애하지말라는 말은 지킬 자신이 있지요. 동성애자가 아니니까. 그래서 동성애자를 편하게 비난하는거죠. 다른 금기는 무시하고. W집단 역시 마찬가지 아닐런지요. 다른 여성혐오적, 여성착취적 소비를 하지 않을 자신은 없는데 방탄을 좋아하지 않을 자신은 있으니 아미는 마음 편하게 비난할 수 있는게 아닌지? 모든 여성혐오적 소비는 무시하고 방탄에 집중하면서요.

그렇게 꼬리자르기로 아미에게 불매운동을 통해서 문제를 해결하라면서 떠넘겨요. W집단은 아미를 비난할 때 여혐가사가 얼마나 사회에 심각한 문제인지 과장해서 주장하죠. 그렇게 중대한 문제라면 불매운동으로 해결하면 안되죠. 사회적으로 해결해야죠. 아동포르노를 아청법으로 해결하듯이. 근데도 불매운동으로 해결할 수 있대요. 오로지 아미만이 해결할 수 있대요. 아미들은 중대한 사회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사명감을 띈 히어로인걸까요?

본인들도 할 수 있는게 있잖아요. 미스코리아 대회가 지상파로 생중계되던 시절이 있었죠. W집단처럼 불매운동만 가능하다면서 다른 사람에게 떠넘기지 않은 전통적인 페미니스트(이하 페미니스트)들은 불매운동으로 해결하지 않았어요. 끊임없이 문제제기를 했고, 안티미스코리아 대회 등을 벌여서 다양한 미의 기준을 제시하려고 했죠. 안티미스코리아 대회가 열릴 때마다 뉴스에 나왔어요. 그 때마다 미스코리아 대회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기사가 나갔죠.

사실 빅히트에서 방탄의 여혐가사 피드백을 한 것도 불매운동 때문이 아니라 동아일보에서 기사화를 한 뒤였어요. 불매운동보다 공론화가 더 효과적이었던거죠. 그러니까 아미가 아니더라도 여혐가사가 미칠 사회적 영향력을 줄일 수 있는거에요. 아미에게 모든 책임을 떠넘길 필요 없이요.

그렇게 남자 아이돌의 여혐가사가 사회에 미칠 영향이 걱정된다면, 다른걸 하면 될텐데요. 저처럼 키보드로 떠들기라도 하던가요. 헐리우드에서 이제는 여혐영화라는 오명을 쓰지 않기 위해서 벡델테스트가 최저기준선이 되었죠. 벡델테스트 개발자가 여혐영화 불매운동을 통해서 만든게 아니거든요. 블로그 운영하면서 남자아이돌이 신곡을 낼 때마다 멜론에서 가사 옮겨와서 여혐가사가 있는지 분석해보든가요. 성별지칭어가 있는지, 여성을 얼마나 성적대상화하는지 등등 각각 요소별로 체크해서 로튼토마토처럼 점수를 매겨보든가. 그러다보면 알아요? 벡델 테스트처럼 여혐가사를 피하기위한 최저 기준선이 생길지요. 이거 쓰다보니 괜찮네요. 저도 해보고 싶은데, 다른 분이 하셔도 괜찮습니다. 그 외에도 다른 방법이 많을걸요.

남돌의 여혐가사 문제를 그렇게 심각하게 받아들인다면 왜 다른 남돌들이 가사를 수정하고 뮤직비디오까지 수정했을 때 그 남돌과 그 팬덤을 칭찬하지 않았던거죠? 훌륭한 팬덤이라고 띄워줬으면 납득하죠. 근데 그래봤자 남돌이라면서 무시했잖아요. 그 노력들을. 어차피 수정해도 싫어하고, 수정하지 않아도 싫어하는데 왜 수정을 하겠어요. 왜 팬들이 그렇게 노력을 하겠어요. 상대방을 움직이기 위한 수단은 비난 밖에 없다고 믿는걸까요? 불매운동 안 한다고 비난만 하면 다 된다고 믿는걸까요?

W그룹은 왜 불매운동을 제외한 다른 방법들을 생각하지 못하는지, 왜 아미들에게 다 떠넘기려고 하는걸까요. 사실 W그룹은 모든 여성혐오문제를 불매운동으로 해결하려고 하죠. 결혼이 여성의 삶을 힘들게 하는 제도로 지목되면 비혼을 하면 되고, 한국이 여성혐오가 심한 나라면 탈조선을 하면 되고, 한국남자가 여성혐오가 심하면 연애를 안 하면 된다고요.

근데 인간도 동물이란 말이죠. 그렇게 쉽게 번식본능을 저버릴 수 있었다면 인류는 진작에 멸종했죠. 동물들의 배변으로 근근히 연명해야할 정도로 열악한 아오지 탄광에서도 성욕이 있는게 사람이란 말이죠. 그리고 사람마다 식욕이 다르듯이 성욕도 다 다를텐데, 적은 성욕을 타고난 여성에게 유리한 룰이란. 성욕이 적을수록 페미니스트에 더 가까워질 수 있군요.

사실 이런 주장의 전제가 여성혐오로 이어지지 않는다고 자신있게 말할 자신이 있을까요? ‘세상을 지배하는것은 남자지만, 남자를 지배하는 것은 여자다’류의 진부한 문장이요. 여성들이 남성을 불매운동하고 도도하게 행동할 수록 남자들이 기어서 여성들이 원하는대로 다 맞춰줄 것이라는 주장이요. 정말 이러면 사회의 여성혐오가 적어질까요?

문제가 된다면 버리느냐, 개선을 하느냐 두 가지 선택이 있죠. 그런데 W집단은 거의 늘 항상 버리는걸 선택해요. 아이돌 문화의 여성혐오가 문제 되면 아이돌 산업은 여성혐오 산업으로 낙인찍고 버려야한다고 주장하죠. 그러면 아이돌 산업에 종사하는 여성스탭들은 여성혐오에 이바지하는건가요? 만약 3대 기획사 사장 중 한 명이 여성이 된다면 그 여성 역시 여성혐오를 재생산하는 여성혐오자인가요?

불매운동은 소비자의 선택권을 좁히는 활동이에요. 뭔가를 배제해야한다는거죠. 이렇게 여성혐오로 문제가 될 떄마다 배제해야한다고 생각하면 여성의 선택권은 더 좁아져요. 불매가 아닌 개선을 선택하는 것이 여성소비자에게는 더 나은 선택일 수 있어요. 계속 이것도 하면 안되고, 저것도 하면 안되고. 여성혐오혐의가 있는 모든 산업과 문화를 배제해야한다면 도대체 뭐가 남는지요.

불매운동으로 여성인권이 향상된 경우는 많지 않아요. 90년대 한국 코미디에서 눈에 시퍼렇게 멍이 든 여자가 선글라스를 끼고 나와서 웃음거리가 되는 경우가 많았어요. 남편에게 가정폭력을 당한 여자가 놀림거리가 되는거죠. ‘오죽 못났으면 남편에게 맞고 살아’라면서요. 요즘 코미디에서 못생긴 여자를 웃음거리로 삼듯이요. 그 장면을 보면서 주부 방청객들이 웃는 장면은 지금보면 기괴하죠.

‘오죽 못났으면 남편에게 맞고 살아(나는 저렇지 않아서 다행이다)’를 되뇌는 주부들. 요즘의 W그룹과 비슷하지 않나요. 결혼한 여성들을 비웃으면서 결혼불매운동을 한 자신을 자랑스러워하는 모습이요. 반면에 페미니스트들은 그 동안 가정폭력이 얼마나 심각한 문제인지 알리고, 가정폭력의 범죄화를 주장했죠. 형사처벌과 경찰 개입을 주장했고요. 다른 여성들이 폭력에 희생되지 않기를 바라는 자매애에서 시작된 마음이었죠.

2018년에 90년대 대한민국 코미디와 같은 주장을 하는 W그룹이 어째서 래디컬 페미니스트라고 주장하는지 이해가 잘 가지 않습니다.

계속되는 임신으로 남편에 굴복할 수 있는 여성에게 면박을 주고 비웃는 그룹이 있고, 피임법을 보급하는 그룹이 있죠. 힘든 결혼 생활을 하는 여성에게 결혼불매를 하지 않았다고 비난하는 그룹이 있죠. 반면에 이혼할 때 여성도 양육권을 가질 수 있도록 투쟁하고, 전업주부도 재산분할을 할 수 있는 권리를 가질 수 있도록 투쟁했던 집단도 있고요.

가정폭력 범죄화를 주장했던 페미니스트들이 모두 다 가정폭력의 희생자였을까요? 그래서 가정폭력 당하는 다른 여성들이 해야한다고 떠넘겼을지?

이전 미국 대선에서 트럼프의 성추문이 문제가 되었을 때 힐러리는 강하게 공격하지 못했죠. 남편 빌 클린턴이 재임중에 일으킨 성추문이 한두개가 아니었으니까요. 트럼프를 비난하면 니 남편은?이라는 공격이 날아오니까. 그래서 성추문없는 오바마를 남편으로 둔 미셸 오바마가 대신 트럼프의 성추문을 공격해줬죠.

힐러리까지 되는 여성이 성추문을 일으킨 남편과 이혼하지 않았다고, 여성으로서 여성인권과 관련된 문제에 발언하는 발언권까지 박탈당하는 이런 상황이 문제 없다고 보시나요? 남편이 여성혐오를 일으켰든 아니든 발언권은 있어야죠. 여성인데. 그런데 W그룹은 남성불매운동을 하지 않는 여성의 여성지위를 박탈하고 싶어해요. 도대체 누구를 위한 여권신장인지.

‘여자 신데렐라가 남자 신데렐라보다 더 많다’는 현실은 여성혐오적이죠. 그만큼 여성은 남성만큼 배우자의 경제적 계층을 상승시켜줄 정도로 많은 소득을 올리는 경우가 적다는 뜻이니까요. 재벌가 여성보다 재벌가 남성이 배우자 선택이 더 자유로운 것에서 보듯이 여성이 배우자 선택에 제약을 많이 받는다는 뜻이기도 하고요.

근데 W그룹은 ‘여자 신데렐라가 남자 신데렐라보다 더 많다’는 사실을 ‘남자는 여자한테 목메는 열등한 존재야’라면서 남자를 비난하는데 쓰고 말거든요. 그래서 여성이 결혼불매를 하면 남자들은 목메게 되어있고, 그걸 무기로 삼아야한다고요. 아니요. 그 반대로 ‘결혼해서 인생 망한 여자가 결혼해서 인생 망한 남자보다 많다’는 현실도 지적해야죠. 결혼에 의해 휘둘리는 여자의 인생이요. 불매운동에 집착하면 이렇게 중요한 사회 현실도 놓쳐요.

누군가를 배제하고 불매하기 위해 페미니즘이 존재하는게 아닌데 말이죠. 페미니즘은 다른 여성보다 더 훌륭한 남성을 만나서 더 잘살기 위한 권리를 보장해주는게 아니에요. 어떤 남자를 선택하든지 안전하도록 하기 위함이죠.

W그룹은 그 기본적인 사실을 위반하잖아요. 3세계에서 남자가 성폭행했는데, 그 징벌로 그 남자의 여동생이나 딸을 성폭행하는 경우도 있죠. 남자의 잘못인데 남자의 소유물인 여자를 성폭행하는 걸로 징벌하는것이요. 방탄 여혐의 경우도 마찬가지에요. 방탄의 잘못인데 방탄의 팬인 아미들의 평판과 명예를 훼손하는 것으로 징벌하고 싶어하는 욕망이요.

인도의 한 마을에서 ‘밥을 태우는 등의 실수를 부인이 했을 때 남편이 폭행하는 것은 정당한가’라는 설문을 했을 때 여성조차도 동의한다는 비율이 60%를 넘었죠. 교육해도 효과가 없었어요. 그러다 TV가 보급되고 드라마가 방영되니까 그 비율이 20%였나 순식간에 떨어졌지요. 드라마로 가정폭력이 없는 가정의 모습이 중계되니까, 가정폭력이 필요없다는걸 깨달았다는거죠.

W그룹은 이처럼 효과적인 전략을 생각해본적은 있는걸까요? 그냥 비난하면 내 말을 들어줘야 한다고 생각하나요? 그 비난이 남성에 의해 여성의 평판이 좌지우지되는 여성혐오의 속성을 강화하는건 외면하고요?

여성혐오가 독특한건, 피해자를 공격하면 피해자가 오히려 숨는다는거죠. 가정폭력 역시 한동안 맞는 여자가 못난 여자라는 인식이 있어서 오히려 피해자가 숨었어요. W그룹이 아미들에게서 여성의 지위와 발언권을 박탈하려고 하면 도대체 누가 이득을 보죠?

‘니들이 여성혐오 공론화해서 문제를 알리면, 어차피 니들도 같이 욕먹어’라는 내부자를 다그치는 논리가 아미 내부에서 나오지 않을거라고 확신해요? 아미들 사이에서도 여성혐오 가사를 공론화하고 재발방지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해시태그, 팩스 총공 등의 수많은 노력을 기울이는 팬들이 있어요. 그 팬들은 같은 아미들에게도 비난받고, W팬들에게는 어차피 남돌팬이라면서 비난받지요. W그룹이 아미를 비난하면, 아미 내의 페미니스트들에게 힘이 실릴지, 여성혐오를 묻어버리고 싶어하는 그룹에게 힘이 실릴지요?

전략적으로 생각한다면, 여성혐오를 공론화하는 팬덤을 칭찬하고 우호적으로 만드는 분위기가 있어야하잖아요. 근데 아니란 말이죠. 그냥 남자아이돌 팬은 다 비난하는데, 여성혐오 문제를 일으킨 팬들은 더 비난하고. 도대체 여성혐오 가사 문제를 해결하는데 무슨 도움이 되는지 알 수가 없어요.

저는 이런 이유로 W그룹에 부정적이에요.

(2018-05-08)

원문 링크: https://ask.fm/Amanda_Kim01/answers/1481040797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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