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한때 인터넷 헤비유저였다. 지금도 인터넷 헤비유저다. 그때와 지금이 달라진 바가 있다면 요즘은 인터넷에서 일어나는 싸움에 별로 관심을 두지 않는 것이다. 시간 많았던 대학생 시절에는 게시판을 부지런히 이용하기도 했었다. 온라인에서의 토론이 유용하다는 생각도 했다. 그러나 생각이 바뀌었다.

저 짤처럼 돈 안 받고 직업 없고 시간만 많은 애를 인터넷에서 이기는 건 불가능하다는 걸 깨달았기 때문이다. 인터넷을 하는 데에는 비용이 얼마 들지 않는다. 사람이 걸러진 공간도 아니다. 그야말로 아무나 다 할 수 있는 공간이다. 혹자는 이것을 민주적이라고도 하지만 전문성이 먹히지 않는 공간이라는 뜻이기도 하다.

실제로 뜨거운 온라인 토론 중에서 내가 잘 아는 분야에서 틀린 지식이나 주장이 나오면 식어버리고 만다. 그런 경우는 생산적인 논의가 아니라 그냥 이기기 위해서 서로 아는 척 배틀을 벌이고 있을 뿐이다.

인터넷은 시간 많은 자가 이기는 곳이라는 주장에 백배 공감한다. 시간 많은 사람이 이긴다. 나무위키의 문제점도 그것이 아니겠는가. 시간 많은 자가 더 많이 수정할 수 있는 공간이니 전문성이 있는 자보다 시간 많은 자가 승리하고 만다. 블로그를 운영하면서도 느낀다. 초반에 블로그 글에 시간을 많이 투자할 수 있었을 때와 지금의 글의 퀄리티는 비교가 되지 않는다. 그때와 지금의 글이 다르다고 느낀다. 다른 사람도 다르다고 느끼더라.

내 블로그에 방탄소년단 정국 팬 한 명이 저번 주부터 내 블로그에 댓글 도배를 시도하고 있다. 차단하자 이번에는 다른 아이피 주소로 와서 댓글을 적고, 또 차단하자 또 다른 아이피 주소로 와서 댓글을 적는다. 내 블로그는 내 개인적인 공간이기 때문에 그를 내쫓고 싶지만 티스토리 정책상 이런 방식으로 막으려면 내가 매일 블로그에 접속해서 확인해봐야 뜻이기도 하다. 생각만 해도 기가 빨린다. 그 한 사람을 내 블로그에서 내쫓기 위해 이렇게 많은 시간을 투자해야 한다니.

인터넷 배틀에서 이기는데 필요한 자산은 시간이다. 그러나 많은 시간을 투자해서 싸움에서 이겨봤자 남는 것은 없다. 온라인 배틀에서 승리한 것을 이력서에 적을 수도 없고 주변에 자랑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아무 소득도 없는 곳에 시간을 써봤자 소득이 없으니 시간을 소중히 여기는 사람은 점점 더 인터넷 싸움에 참전하지 않게 된다. 시간을 소중히 여기는 사람일수록 현생 삶이 좋을 가능성이 높다. 그런 사람은 인터넷 싸움을 하지 않으면서 자신의 시간을 생산적인 곳에 사용하고, 그렇지 않은 사람들만 남아서 비생산적인 싸움을 하게 되는 것이다. 그러면 시간은 줄어들고, 악순환이 계속된다.

그러니 트위터에서처럼 맞지 않는 사람은 블락해버리는게 인터넷을 하는 좋은 방법이라는 생각만 계속 든다. 


2018/09/17 - [덕질일기] - 방탄소년단 우익논란에 대한 감상

2018/07/23 - [루이생각] - 삶과 의미

2018/06/23 - [루이후기] - <악플러는 꺼져주세요> - 뭔가 하면 되기는 한다


  1. 2019.06.03 03:13

    비밀댓글입니다

영화 기생충 포스터


나는 독실한 개신교 신자가 되는 게 꿈 중에 하나다. 그러면 교회에 나가면 되지 않느냐고 하는데 '교회에 나가는 사람' 말고 '독실한 개신교인'이 되고 싶다. 개신교인 특유의 그 긍정적인 사고방식이 매우 마음에 든다. 나에게는 없는 그것이다. 전지전능한 신으로부터 사랑을 받고 있다는 생각, 세상을 선과 악으로 나누어서 선에 집중하는 그 마인드가 매우 마음에 든다. 그런 가치관들이 부럽다.

흔히 인터넷에서는 너무 순진한 사람이나, 세상을 긍정적으로만 보는 사람을 '머가리 꽃밭'이라고 조롱하는데 나는 그 '머가리 꽃밭'이라는 소리를 한 번 들어봤으면 좋겠다. 머리가 꽃밭이면 세상이 얼마나 아름답게 보일지 상상이 되지 않음. 나는 부정적인 성격을 타고난 데다가 후천적으로 인터넷을 접하면서 더더욱 부정적으로 변한 사람이기 때문에 머가리 꽃밭 될 일이 일어나질 않는다.

교회도 나가봤지. 근데 그게 교회 다닌다고 되는 게 아니더라고. 나는 교회에 대해 비판적인 의견부터 접했기 때문에 교회의 교리들에 일단 비판적으로 생각할 수밖에 없더라. 성경 내용 중에서 마음에 안 드는 내용도 많고. 성경의 가치관대로 생각하려면 내가 수십년간 쌓아온 가치관을 해체하고 성경 식으로 생각해야 함. 근데 그게 쉽지가 않더라고. 그 가치관이 마음에 들지도 않고. 성경은 싫은데 기독교인은 좋은 아이러니.

내가 극단적인 타입이라 광신자가 되는 건 아닌지 두려워서 완전히 빠지는 게 겁나기도 한다. 내가 사이비 종교에 관심이 많아서 <그것이 알고 싶다>를 보거나 관련 기사를 찾아 읽기도 하는데, 그들과 건전한 신자의 차이란 대체 무엇인지 모르겠더라. 그걸 알아야 내가 광신자가 되지 않을 수 있을 텐데 교회에도 딱히 답을 못 해주더라.

그래서 나는 교회에 나갔다 말기를 반복하고 있는 나이롱 신자가 되었다. 지금은 안 나가고 있는데 또 마음이 변하면 매주 나갈지도 모르겠다. 내가 평범한 신자들만큼이라도 믿음이 생겼으면 좋겠다.

 


  1. 쿠팡인 2019.05.31 23:16

    헤헤 이 글에 제게서 풍기는 종교적인 냄새가 영향을 미쳤다고 믿어도 될는지요? 그렇게 생각하니 기분이 아주 좋거든요. 사실 루이 님께서 바라시는 그 긍정적인 사고방식은 굳이 기독교인이 되지 않아도 가질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집안 배경 때문에 자연스레 신앙을 가지게 되기도 했지만 그간 제 인생에서 노력 없이, 혹은 대가 없이 받아온 게 많다는 생각을 하니 신의 존재를 인정하게 되더군요. 우울하고 불만에 차 있을 땐 불가능했지요. 내가 잘나서가 아니라 그냥 하늘에서 뚝 떨어지다시피 한 그런 축복들이 제게도 많다는 걸 깨닫게 됐어요. 그런데 저는 그러한 복이 없는 사람은 이 세상에 없다고 생각한답니다. 예를 들어 오늘 뭔가 운수 좋은 일이 생겼으면 그걸 운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하나님의 은혜라고 생각하는 것이지요. 그게 바로 교회도 나가지 않고 성경 말씀도 전부 긍정하지 않으며 심지어 같은 교인들에 편견마저 갖고 있는 제가 무교인들과 차별화되는 지점이랍니다. 장학금을 타는 것부터, 음식이 맛있게 됐을 때까지도요. 그럼 그렇게 제 삶을 이롭게 해 주시는 하나님 앞에서 부끄럽지 않게 살기 위해 뭔가 죄를 짓지 않게 되고.. 내 삶에 충실해지더군요. 정 신에게 사랑받는 존재라고 믿고 싶으시면 삶의 긍정적인 부분들에 집중해보시는 것도 괜찮을 것 같아요. 저는 그렇게 신앙이 생겼거든요. 그런데 생기지 않는 믿음을 억지로 만든다는 게 좀 그러네요 모든 사람이 종교인이 되어야 하는 것도 아닌데... 그렇잖아요? 하하. 뭐든 자기에게 맞는 게 중요하지요. 행복하면 된 거고요. 전 종교가 있어서 행복하답니다. 루이 님도 신앙의 유무와 관계없이 늘 평온하고 행복하시기를 기도 드립.. 아니 바랍니다. 히히.

  2. ㅇㅇ 2019.06.02 15:13

    루이님 이 글 너무 제 생각이랑 똑같아서 신기했어요. 저도 종교 특히 개신교 교리 중엔 마음에 안 들어서 온전히 믿을 수 없는 게 너무 많거든요 그렇지만 종교인들 특유의 멘탈은 부러워요. <그들과 건전한 신자의 차이란 대체 무엇인지 모르겠더라.> 특히 이 부분 공감이요. 다현이 욕할 의도는 전혀 아니지만ㅠㅠ 다현이가 독수리춤 췄던 교회 있잖아요. 목사가 기도해주면 병이 낫는다고 신도들에게 주입시키는 곳이라던데 교회들끼리 모여서 사이비인지 아닌지 알아내는 협회(??)에서는 그 교회를 이단이 아니라고 분류했다 하더라구요. 이거 듣고 좀 착잡했어요 대체 이단은 뭐고 정교는 뭔지...ㅋㅋㅋㅋㅋ
    선예 보면서 많이 말하던데 솔직히 탑 커리어 찍다가 어느 면으로 봐도 선예가 아까운... 선교사 만나서 결혼하고 애까지 낳은 거잖아요. 선예한테 조금의 호감이라도 있던 사람들은 다 미치죠 선예 결혼한 것만 생각하면ㅋㅋㅋ근데 막상 선예는 본인의 삶에 만족하면서 잘 살고 있을 거라고.. 독실한 개신교 신자들 특유의 뭐든지 감사해하는 그런 마음가짐으로...

이 달의 소녀 - 올리비아 혜



이달의 소녀 - NCT 127 체리밤 커버


요즘 들어서 계속 이렇게 살 수 없다는 생각을 자주 한다. 갑자기 삶의 무게가 느껴지기 시작했다. 벌써 30대. 앞으로 해야 할 일이 산더미같이 많다. 내 집 마련도 해야 하고, 노후 준비도 해야 한다. 결혼할지 안 할지는 모르지만 어쨌거나 삶의 터전을 마련해서 정착은 해야 한다. 그에 비해서 나는 아직도 준비되어있지 않다. 빨리 준비해야 한다는 조급한 마음이 생기기 시작했다.

그래서 뒤늦게 자산 관리한답시고 모아 놓은 돈을 체크하고, 괜찮은 상품이 있는지 알아보고, 나가는 돈을 줄일 방법이 없는지 궁리하기 시작했다. 이민 갈 계획이 없으니 한국에서 내가 정착할만한 도시가 어느 동네인지 체크도 하고 있다. 아파트 가격도 알아보고 있고, 내 집 마련 방법을 찾아보고 있다. 이리저리 생각해봤는데 지금은 자본주의 사회이니 돈으로 해결이 가능하더라고. 결국 돈을 모으는 게 최선이더라.

아직도 나는 준비가 되어있지 않다. 불안정한 직장, 부족한 정보, 부족한 경험 등등 내가 가진 건 많지 않다. 더구나 이제는 시간도 별로 없다. 20대를 우울증으로 애매하게 날려 보낸 걸 아쉽게 생각한다. 그래도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서 청년 지원대책을 강구하고 있으니 다행이라고 해야 하나. 문재인 정권이 끝나기 전에 자리를 잡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자리를 잡고, 안정되면 한 단계 레벨업이 되겠지.

덕분에 요즘은 케이팝에도 별 관심이 가지 않는다. 요즘 내 타임라인 사람들이 탈덕을 많이 하기도 했고, 팬덤 분위기가 흉흉해서 딱히 재미있는 떡밥도 없음. 요즘 케이팝 떡밥 중에 재미있었던 떡밥은 저 위에 있는 이달소가 체리밤 댄스를 커버한 것이다. 정말 멋있고 근사하고 봐도봐도 재미있어서 계속 보고 있음. 그 외에는 케이팝에 아무런 생각이 들지 않는다. 쿠키런에 빠지기도 했고.

이 블로그도 어찌 될지 모르겠다. 케이팝 블로그로 시작했는데, 점점 생활 블로그가 될 수도 있고 루이의 자립기 블로그가 될 수도 있다. 적어도 일주일에 한 편 상 루이의 자립 노력을 연재해볼까 하는 생각도 한다. 그러면 더 책임감이 생길 수 있으니까. 

어쨌거나 루이가 레벨업을 할 수 있도록, 안정된 기반을 가질 수 있도록 기도해 주세요.


  1. ㅇㅇ 2019.05.26 18:19

    항상 응원할게요! 화이팅!!

  2. 쿠팡인 2019.05.26 18:28

    드디어 제 종교인으로서의 면모가 빛을 발할 순간이 왔군요. 자매님의 일상에 늘 평온과 행복이 함께 하기를 기도 드립니다. 바라시는 일들, 계획하는 것들 모두 무탈히 순탄하게 잘 풀리길 바라며 혹여 그렇지 않더라도 크고 작은 시련들 가운데 경험을 통해 성장하고 더 큰 사람이 되기를 간절히 소망합니다. 쿠키들의 렙업 속도 만큼이나 현실의 루이 님도 빠르게 레벨업 하셔서 어서 바라시는 안정된 기반을 가지시기를. 제가 늘 응원하겠습니다. 루이 님도 종교가 있으시다면 더 깊고 현란한 덕담이 가능할 텐데, 무교인 사람에게 그런 소리는 공허할 뿐이죠. 요 정도로 하겠습니다.. ^^

  3. 2019.05.26 21:54

    비밀댓글입니다

  4. DRR 2019.05.27 16:41

    맞아요 루이님 이달소 체리밤 커버 그 원본들보다 재밌었어요
    원본은 ㅂㅈㅇ...은 그냥 말 하지 않겠고
    의상이 너무 크고 정신 없어서
    안무를 잘 만들어도 하나도 안 보이고 엉망이었는데
    이달소 안무영상은 속이 다 시원하더군요
    저도 요즘 불안한데 뭐라고 하시는 루이님 잘하고 계셔요

  5. ㅇㅇ 2019.05.29 08:00

    루이님 항상 글 잘 보고 있습니다. 전 요즘 본진은 라이트덕질, 자산관리나 내집마련 공부를 오히려 코어덕질하듯이 하고 있는데 상당한 만족감을 느끼고 있습니다. 건승하시길 바라겠습니다.

  6. ㅇㅇ 2019.05.31 20:29

    루이님 첨에 마키님 티스토리 타고 루이님 티스토리 구경왔다가 글 너무 재미있게 잘 쓰셔셔 내적 시녀짓(?) 한 지도 벌써 1년이 지났네요.
    인터넷에서 자아 의탁해서가 아니라 그냥 순수하게 제가 좋아하는 분이 잘 풀리길 진심으로 바라게 된 게 참 오랜만인 것 같아요.
    응원합니다 글도 심심하시면 자주자주 써주세용 ㅎㅎ

  7. ㅇㅇ 2019.06.03 00:13

    저도 어릴 때는 항상 긍정적이고 밝은 성격이었는데 밥벌이하면서 현실에 치이고 내 몸이 아프기 시작하고
    가족이 불치병 진단받고 하니까 마냥 밝을 수가 없고 자주 우울해 지더군요.
    아이돌 덕질도 더 이상 위안이 안 되고 가끔 재밌는 장르 소설 읽을 때만 잠깐 현실이 잊어지고 즐겁네요
    사람이 힘들 때 즐길만한 취미가 한 가지라도 있는게 참 중요한 것 같아요

게이다

요즘은 트위터에서 한 물 간 유행이지만, 게이다(Gaydar)가 트위터에서 핫했을 때가 있었습니다. 게이다는 게이(Gay)와 레이더(Radar)를 합친 말로 '게이를 알아보는 레이더'라는 구어체 표현입니다. URBAN Dictionary에 2001년 설명이 최다 득표를 받은걸 보면 영미권에서는 2000년대 초부터 유행했던 말인 것 같습니다.

영문 위키피디아에 따르면 '게이다는 LGBT의 스테레오 타입에 의존'하며, '사회적 행동과 매너리즘에 대한 응답성이 포함되어 있고 화려한 신체 언어, 사람이 말할 때의 어조, 정리 습관' 등이 포함됩니다. 게이인지 아닌지 알아보는데 동전 던지기 확률로 맞췄다는 연구 결과도 있고, 어릴 때의 홈비디오를 통해서 레즈비언인지 아닌지를 잘 판단했다는 연구 결과도 있습니다. 얼굴의 특성으로 그 사람의 성지향성을 알아내는 인공지능 게이다도 만들려고 하는 걸 보니(링크) 완전히 허구인 것 같지는 않습니다.

Georgia Gwinnett College의 심리학 교수인 David Ludden, Ph.D. 에 의하면 게이다는 다른 사람의 성별, 인종, 민족을 맞히는 것과 같은 사회적 직관의 일부라고 한다.(링크) 옷차림, 행동, 음성, 얼굴의 네 가지를 통해서 사람의 성지향성을 판별하는데, 얼굴을 보고 판단하는 것이 가장 정확도가 높다고 합니다. 그러니까 게이다로 누군가의 성지향성을 파악하는 것은 동북아인을 보고 한국인, 중국인, 일본인을 구별하는 것과 같습니다.

뉴욕 매거진에 따르면 게이는 머리카락이 반시계 방향으로 회전하는 경향이 있으며, 게이와 레즈비언은 왼손잡이 또는 양손잡이가 될 확률이 이성애자보다 50%가 높고, 게이와 이성애자 여성은 지문 융기 밀도가 높고, 검지와 약지 비율이 다른 등의 특징을 나타낸다고 합니다.(링크)

이런 특징을 보면 분명히 성지향성에 따라 신체적 특징이 다른 경우가 있고 그걸 사회적으로 지각한다는 건데요, 말로 설명하기 힘든 영역인 것 같습니다. 누군가를 보고 '저 사람이 왜 여자라고 생각해?', '저 사람이 왜 한국인이라고 생각해?'라고 물어보면 대답하기 힘드니까요. 그냥 직관적으로 '저 사람은 게이구나', '게이가 아니구나' 생각한다는 거죠. 물론 틀릴 수도 있고요. 동성애자가 나쁜 것이 아니니까 누군가를 동성애자로 오해했다고 한들 큰 실례가 아니지 않습니까. '나는 처음에 네가 한국인이 아닌 줄 알았어'라는 말 정도로 듣고 가볍게 넘기면 될 일입니다.

아이돌을 좋아하다 보니 팬픽과 관련해서 왜 그 사람이 게이라고 생각하는가 아니라고 생각하는가라는 이야기들이 나오지만 제 게이다를 딩딩 울린 아이돌은 아직까지 별로 없었습니다.

 

 

  1. 쿠팡인 2019.05.11 14:30

    흥미롭네요. 이런 걸 보면 "사람마다 다른 거지!" "스테레오 타입은 나빠"라는 pc한 외침이 문득 공허하게 느껴지기도 하고요. 왜냐면 사람마다 대체적으로 구별하고 분류할 수 있는 보편적 특징이란 게 분명 존재한다는 거잖아요? 당장 머리로는 저도 이런 식의 판단이 선입견이라는 걸 알고는 있지만 다른 사람들 볼 때 아, 이 사람은 왠지 게이 같군. 이 사람은 남성 호르몬의 분비가 덜해 보이지만 게이는 아닌 듯 싶군. 하는 생각이 무의식적으로 든단 말이에요. 그런데 그런 판단이 잘못된 게 아니라고 과학적으로 증명해주는 것 같아 안심 되는군요. 티비에 나오는 사람들 중에 저의 게이다를 울리는 사람은 꽤 있습니다. 우선 패션 쪽에 디자이너 같은 사람들은 대부분 그렇고요. 외국 셀럽들은 더하죠. 대놓고 커밍아웃한 사람들도 많고요. 소위 "기갈"이라 불리는 게이들 특유의 오바스럽고 불쾌한 몸짓 같은 걸 보면 알 수 있답니다. Years & years의 보컬 올리나 트로이 시반 같은 경우 말이에요. 우리 어머니는 특이하게도 배우 이동욱을 보시면 저 사람 게이인가? 하는 생각이 자꾸 드신대요. 수지 구남친이 됐으니 이젠 그런 생각 접으셨겠지만요. 또 모르죠. 바이일지도.

    • ㅇㅇ 2019.05.11 20:38

      오 공감이요. 피씨한 외침이 문득 공허하게 느껴진다는 말ㅋㅋㅋㅋㅋ
      저도 '게이 같다'는 말을, 그러니까 뭐 여리여리한 남자를 비하하기 위해 쓰는 의미 말고 말투나 행동에 '게이 같다'는 말을 쓰는 게 혐오적인 표현이라 생각했거든요. 물론 이 생각엔 크게 변화가 없지만..
      한창 인터넷에서 페미니즘 이슈가 떠오르던 시기에 게이 커뮤에서 어떻게 여혐을 하는지 보고 단단히 충격먹은 적이 있어서ㅋㅋㅋ 하는 여혐의 종류로 저 사람이 게이인지 아닌지 알아내는 건 가능하다고 생각하게 됐어요.

  2. DRR 2019.05.11 22:54

    근데 LGBT도 여러가지 경우가 나뉘는 건지
    보수적인 젠더를 차용하면서 진보적이라고 지껄이는 헛소리맨들도 있는가하면
    그냥 평범하게 행동하면서 자기 성지향성 따로 정체성 따로인 사람도 있더군요
    그러면 레이더에 안 걸리죠 아무래도.
    솔직히 여혐사회 속의 평범한 생물학적 여성도 그 정도까지 자신의 성정체성을 꾸밈이나 제스처로 표현하지 않는데
    LGBT중에서는 꼭 과장해서 표현해야지만 인정받을 수 있다(애초에 그 태도자체가 비굴한 저자세 아닌가)라고 생각하는 부류가 있는데 그런 사람은 아무래도 대놓고 눈에 띄고... "게이다"라고 할 것까지도 없는 듯.
    한국에서 그런 부류의 사람들은 미국 (특히 미국셀럽 방패막으로 많이 우려먹더라) 참 좋아하던데 왜 2등시민 티내는 걸 진보적이고 자유로운 것으로 착각할까.. 선진국인 미국이 잘못했네ㅋㅋㅋ

  3. blue 2019.05.12 00:56

    오. 저도 게이더 좋은 편.
    제가 바이라 그럴 수도 있고.

    그냥 ....
    음. 말씀하신대로 마땅히 확실한 뭔가가 콕 있다기 보다는
    그냥 보여요.

    아, 다른 성향이겠군. 같은 거.
    예술 업계 있는데-추측에 대한 확답을 받을 일도 많아서
    제 게이더는 거의 안 틀리긴 하더라고요.

    저도 아직은 아이돌 중에 마땅히 눈에 띄는 사람 거의 없네욤:)

블랙핑크 로제


<탈페미한 가오킹의 트윗>


요즘 트위터에서 자칭 래디컬 페미니스트들이 페미니스트를 그만두고 가오킹이 되는 경우가 많이 늘고 있다. 이미 여남 구조가 불공평하다는 걸 깨달았는데 어떻게 페미니스트가 아닐 수 있는지 궁금하지만, 어쨌든 그들은 그렇게 주장한다.

가오킹이 무엇인지 알려면 2015년 이후의 넷페미사를 설명해야 한다. 트위터에서는 나페미 해쉬태그 운동이 있었고, 디시인사이드에서는 메르스 갤러리가 탄생했다. 메르스 갤러리에서 메갈리아라는 독립 사이트가 파생되었고, 메갈리아에서 성소수자 차별 금지에 반대하는 집단이 나와서 워마드를 만들었다. 워마드 계열 대부분이 성소수자, 특히 트랜스젠더를 부정하던 terf계열 래디컬 페미니스트들이다. 그중 일부가 태극기 집회에 참여하는 등 박근혜 복권을 외치더니, 페미니스트라면서 박근혜 복권을 지지하지 않는다고 다른 페미니스트들을 비난하기 시작했다. 급기야 이제는 자신들은 페미니스트가 아니라 박근혜 복권을 주장하는 우파 여성이라면서 자신을 가오킹이라고 부르기 시작했다. 가오킹은 '가디언즈 오브 킹혜'의 줄임말로 박복권 지지자들이 쓰는 말이다.

'가장 과격했던 페미니스트들이 탈페미를?'이라면서 놀라는데, 이들은 사실 지쳐서 나가떨어진 것이다. 그들은 대한민국 모든 여성이 탈코를 하고 모든 여성이 남자 아이돌 소비를 중단하고, 비혼, 비연애, 비섹스, 비출산의 4B를 실천하면 곧 여남차별이 없어질거라고 생각했거든. 그래서 그들의 신념에 따르지 않는 여성들을 공격해옴. 근데 그게 가능한지는 둘째치고 그게 옳은 방향인지도 명확하지 않음. 그런데도 참여하기 주저하거나 거부하는 여자들은 개돼지(미개한 사람)라면서 비난해옴. 그런 식으로 운동을 하는데 사람이 감화될 리가 있나. 눈에 보이는 결과로 긍정적인 피드백이 와야 하는데 그런 긍정적인 피드백이 오지 않으니까 지친 거지. 빨간약 먹어서 여성 혐오 사회의 구조적 문제는 깨달았는데 생각만큼 개선을 못 시키니까 지친 거야. 이제는 자신들이 노력하기를 포기하고 백마 탄 초인이 '짠' 하고 나타나 구해주기를 원하고 있음. 그 백마 탄 초인이 4B를 실천해온(것처럼 보이는) 박근혜임.

내 생각에는 페미니스트라면서 공부는 안 하고 무리하게 다른 여자를 계몽하겠다는 의욕만 넘쳐서 저런 결과를 낳은 거로 보이거든. 가부장제는 청동기 시대부터 있었던 제도임. 수천 년 동안 있었단 말이지. 지금부터 100년 내로 남성우월주의 사회가 혁파되어도 매우 빨리 사라진 편에 속함. 그래서 길게 봐야 할 필요가 있음. 그리고 지금 속도가 느린 것도 아님. 낙태죄 헌법 불합치 결정이 내려졌고, 미투 운동, 소라넷 폐지, 불법 촬영 제재 법안 등이 통과되는 등 적지 않은 진보가 있었음. 근데 이 진보에 만족하지 못하고 자신이 노력했으니 2~3년 안에 모든 분야에서 남녀 성비가 맞춰지고 여성 혐오가 사라져야 한다고 생각하다 보니, 그동안의 성과들이 하찮게 보이고, 그 원망을 다른 사람에게 하고 있는 것임.

선대 페미니스트들이 축첩제 폐지부터 시작했던 것처럼 지금의 페미니즘도 목표를 쪼개서 나가는 게 당연한 거든. 성범죄 근절 노력, 여남 동일고용 동일 임금 등등 차근차근히 해나가야 하는데 2, 3년 하더니 못 해 먹겠다고 박근혜가 다시 집권해서 다 이루어 달라고 그러는 것임.

솔직히 탈코 운동도 나는 의문인 게 성형외과 광고 금지 법안 같은 제도적인 노력은 거의 없고 개인의 실천만 강조하고 있잖아. 외모지상주의를 공격했던 안티 미스코리아 운동도 소비자가 아닌 제도 자체를 풍자했는데. 그것처럼 성형외과 광고 등을 겨냥할 수도 있는데 오로지 여성 개개인을 탈코시켜서 페미 전사로 만들기에 급급했음. 이건 종교에서 쓰는 방법임. 사람 하나하나를 교화시키는 방법 말이지. 그런데 종교는 사람에게 행복한 내세를 보장해주기 때문에 그게 가능한 거지. 탈코한 사람에게 보장해줄 수 있는 건 여성운동에 이바지한다는 보람뿐임. 하는 것에 비해 보상이 약하단 말이지. 투블럭까지 권하는 탈코운동이 지속해서 오래가기는 힘들다고 생각함.

너무 교조적으로 구니까 사람들이 거부반응을 보이기도 하고. 어떻게 3천만 여성이 다 이해관계가 다 다른데 똑같이 움직일 수가 있겠음. 여성투표권에 반대했던 여자도 있고, 축첩제 유지 원했던 여자들도 있었음. 근데 다수가 그렇지 않으니까 바뀐 거야. 싫다는 사람은 놔두고 설득할 수 있는 사람부터 설득하는 게 우선임. 정치는 반대쪽을 내 쪽으로 끌어들이는 것보다 중도파를 내 쪽으로 끌어들이는 게 더 우선이고 더 중요함. 근데 흉자는 패야 한다느니 어쩐다느니 하면서 같은 여성을 막 공격하지를 않나 싫다는 사람 계속 끌고 가려고 하니까 서로 지치잖아. 사람들이 대부분 동의하는 의제인 성폭력 근절, 동일노동 동일 임금 부분부터 시작해도 되는데. 현실적 목표를 가지고 전략적으로 여유 있게 나가지 못해서 저렇게 됨.

여자 욕하는 습관은 아직도 남아있어서 탈 페미 했다고 하니까 이제는 대놓고 흉자욕이라면서 여자 욕을 하지를 않나. 예전에는 여자 욕할 때 태도와 외모를 지적하더니 요즘은 흉자적 태도와 코르셋을 입은 외모라고 비난함. 결국 이전과 다른 게 없음. 모든 것은 여자 탓으로 회귀하지요. 사회의 여성 혐오를 비판하면서 자기 내면의 여성 혐오도 성찰할 수 있어야 하는데 그게 없음. 자기 내면의 여성 혐오는 그냥 두고 다른 사람 비난하기에 급급한데 이러면 설득력이 있겠니. 페미니즘의 이유로 여자를 비판하려면 조심스러워야 함. 근데 그게 없어. 공부하고 다른 뜻으로 왜곡되지 않도록 정확하게 비판해야 하는데 욕만 과격해지잖아.

공부 안 하고 페미니스트가 될 수 있는 선은 그냥 '여자 욕 안 하기' 정도까지임. 일단 여자 보면 관대해지려고 노력하고 비난은 삼가는 거. 근데 다른 여자를 계몽하고는 싶고 비판까지 하고 싶은데 공부는 하기 싫으니까 저 꼴이 났지. 지금 번아웃 된 것도 선대 페미니스트들이 다 겪었던 거라서 공부하다 보면 나오는 데 그냥 지치니까 저렇게 흑화되었지요.

4B를 실천한 박근혜가 그들의 구미에 맞기는 하지만, 박근혜가 대통령으로 복권될 가능성보다 나경원이 대통령에 당선될 가능성이 더 높음. 자기계발 전문가들은 '실현 불가능한 목표는 없다, 실현 불가능한 짧은 기간이 있을 뿐이다'라고 이야기하거든. 여성 평등을 이루는 것도 불가능한 목표는 아닌데 너무 짧은 시간에는 불가능함. 페미니스트일 때는 이런 불가능한 목표에 매달려놓고, 탈 페미 했다고 해놓고 또 박근혜 복권이라는 가능성 낮은 일에 매달리고 있음. 역사는 반복된다는 말이 맞나 봐.

가오킹은 문재인이 적화통일을 하려 한다고 문재인이 탄핵당하여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때 지난 적화통일론을 주장하고 있어서 사람들이 귓등으로도 안 들음. 정덕들도 마찬가지. 그래서 가오킹들의 억울함은 계속 쌓여만 가는 중이다. '나는 다단계 사업을 하지 않겠다'는 말에는 다단계 사업을 하면 안 되는 여러 가지 이유가 포함되어 있어서 논리적이다. '너 박근혜 지지자지'라는 말에는 박근혜를 지지하면 안 되는 여러 가지 이유가 포함되어 있어서 논리적이라고 사람들이 생각한다. 근데 정치에 갓 입문한 가오킹들은 도대체 왜 자유한국당을 지지자라는 이유로 박근혜 지지자라는 이유로 먹금당하는지 이해를 못 한다.

자유한국당도 가오킹을 도와주지 않고 있다. 문재인 정부가 정치를 잘하는 것만은 아닐진대, 5.18 망언, 황교안의 광주 방문, 사립유치원법 사태, 동물 국회 사태 등 자유한국당이 가오킹의 가오를 상하게 하고 있다. 이러니까 가오킹의 적은 자유한국당이 아닐는지. 그리고 자유한국당과 여성인권이 어울리는 지도 고려해봐야 할텐데 그건 무시하는 중임. 

가오킹들이 정덕의 세계로 입문한 걸 보니까 결국 광인 중의 광인은 정치광이 아닌가 싶고. 다들 정치광인으로 수렴하는 것 같기도 함. 그리고 박근혜처럼 코어 짱짱한 아이돌이 되려면 역시나 공개연애나 결혼은 하면 안 되는구나 싶기도 하고. 일베 미러링하다가 정치성향도 일베 닮아가는 것 같아서 걱정되기도 함.


  1. 피망 2019.05.09 18:05

    랟펨 전체를 가오킹,일베거리면서 비난하시네요ㅋㅋㅋㅋ공부는 하기 싫으니까 불가능한 목표에 매달리기나 한다는 패배자 취급도 하고 낙태죄 폐지는 누가 이뤄낸건가요.. 랟펨아닌 여성들도 충분히 후방에서 노력했지만 전방에서 한남의 위협과 조롱을 견디면서 싸운 래디컬 페미의 승리아닌가요?
    저는 탈코,비섹스 모두 안해서 래디컬 페미니스트라고는 볼 수 없지만 그들이 직접 싸움을 통해 이뤄낸 것에 대한 수혜를 봤기때문에 그들이 저 같은 사람을 향해 쏟는 아픈말 그냥 스루해요ㅋㅋ루이님도 그 감사함을 아시는 분인줄 알았는데 착각이었네요
    님께 과한 말 일 수도 있지만 님도 공개글로 공부도 안하는 광까 백마탄 구원자 기다리는 망상자들 일베랑 비슷하다고 랟펨 모욕하시는거 보면 이 정도 댓글은 괜찮으시겠죠??

    • Favicon of https://roois.tistory.com 주인 루이보스 티 2019.05.09 18:06 신고

      음. 저 캡처와 같은 가오킹들을 이야기했는데 전체 랟펨들을 공격한걸로도 보이네요. 글을 수정해서 고치기는 힘들것 같아요.

      피망님이 생각하는 렏펨의 범위와 제가 생각하는 랟펨의 범위가 많이 다르네요. 이미 가오킹들이 내뱉는 말들은 페미 진영을 완전히 부정하는데까지 가서요. 저들이 미는 전쟁가능설 때문에 페미 이슈가 묻힌적도 있고 트위터에서는 페미니즘 이슈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어요.

      제가 어떤 사람에 대해 쓴건지에 대한 설명이 부족했네요.

    • 피망 2019.05.09 19:35

      루이님이 전체를 싸잡으려 하신 말씀이 아니시란걸 잘 알겠습니다. 말씀처럼 저희가 래디컬을 규정한 범위가 다르고 루이님 글에 나온 표현들이 래디컬 아닌 사람들이 래디컬들을 싸잡아 공격할때 쓰는 말이라 오해를 했네요 죄송합니다.
      저도 박근혜 복권파가 일으킨 이슈가 더 중요한 페미의제를 가리는것에 부정적으로 보지만 유독 그들만 비난받는거 같아서 씁쓸하네요. 탈코운동. 인증한 사람들에게 탈코야끼,로드샵 제품 주제에 뭘 인증하냐,저렇게 부수고 나서 주섬주섬 치웠을거 생각하니 넘 웃긴다.기안84 되기 운동이라고 조롱한 사람들, 4B운동 하는 사람들에게 여자 월급 200만원으로 어떻게 입에 풀칠하냐고 겁주던 사람들,리버럴성향 네임드들이 '난 불용 시위 안 나갈건데 약오르지 메렁메렁'거리며 조롱한 경우들,많은 자칭 페미들이 불용시위를 후려치고 안가서 결국래디컬 페미니스트가 대부분이였던것
      그러던 사람들은 '여자 패지 마'라는 말과 함께 비판에서 벗어나는데, 유독 래디컬들이 빻은 짓 하면 두고두고 비난받을 거리가 되는게 슬프고 씁쓸하네요.
      제 날선 댓글에 대해선 다시 한번 사과드려요

    • DRR 2019.05.09 19:46

      음 적절히 글의 균형을 맞춰주는 댓인 듯
      나도 이제 랟펨을 까기 위해(주로 자신을 합리화하기위해) 욕하는 사람들이 여성을 위한다는 핑계를 대는 거 그만 보고 싶은데
      애초에 제도와 관련된 건 리버럴 쪽이고
      구체적인 행동방식을 바꾸는 건 래디컬 쪽인데
      자칭 리버럴이라면서 그냥 여태까지 삶의 관성을 유지하는 쪽을 비난할 수 없다면
      뭐라도 하는 래디컬더러 왜 제도 혁명에는 힘을 안 쓰냐고 책임을 묻는 것도 어려워 보입니다 루이님.

  2. 쿠팡인 2019.05.09 18:28

    아 미치겠다 진짜 ㅋㅋㅋㅋㅋ 이 글 너무 킬포가 많네요. 전반적인 렏펨에 대한 인상 전부 공감하는 바입니다. 그들도 결국 페미니즘의 너른 범주 안에서 끌어안고 너무 비난만 가해서는 안 되는 존재들이란 건 알지만 같은 여자 팰 때 가장 열정적인 그들의 이 아이러니를 어찌 이해하면 좋을는지요. 페미니즘과 정치의 역사에 대한 폭 넓은 이해도와 위트까지 겸비한 글 잘 봤습니다. 박근혜처럼 코어를 모으려면 공개 연애와 결혼을 해선 안 된다니 진짜 도른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최태민이 무덤에서 서운해하겠어요 ㅠ 비공식이지만녀. 암튼 그들도 언젠가 다시 정신 차릴 날이 오겠죠. 이 또한 넓게 보면 당연한 흐름 가운데 속하는 하나의 과정이 아닌가 싶기도 해요. 과도기니까요. 모든 운동에서 이런 존재들이 나타나는 건 필연이라는 생각도 들고요.

  3. DRR 2019.05.09 19:38

    쟤들 진짜 왜저러나 싶음
    자유한국당을 비롯한 우파정권이 여성을 유리절벽같이 지들이 힘이 약해진 시기엔 여성들을 대변인들로 세워 방패막으로 쓰고 있는데
    지들도 그 꼬라지 되고 싶나?
    그마저도 집안이 뒷받침되어야하는데
    머리도 안 좋지 흙수저지...
    근데 제목이 너무 포괄적인듯
    랟펨도 종류가 다양한데 특히 박근혜 관련해선 당연하지만 부정적인 여론이 대부분임.
    일본 정치 여론도 대부분 무관심인데 극우가 난리를 쳐서 그게 일본 대다수의 의견인 것처럼 착시효과가 일어나는 것일 뿐.

  4. 2019.05.11 02:20

    누가 뭐라고 하든 워마드는 단시간에 여권이 급부상하는 데에 가장 큰 역할을 했고 많은 시위와 프로젝트를 이끌었습니다. 메갈과 워마드는 공개돼 있었기에 제대로 들여다보기 쉬운데도 모르는채로 본인 믿고싶은대로만 말하는 사람들이 많네요. 남에게 공부 지적할 때가 아닌 걸로 보입니다.
    메갈과 워마드 분리부터 좀 제대로 알고 말했으면 싶은데. 그들의 논쟁은 젠더가 아니라 한국게이들의 여혐과 레즈비언에 대한 게이들의 한남짓거리에 관해서였고, 메갈 운영진이 게이 보호를 위해 여성들 입을 막는 꼴을 보고 깔끔히 메갈을 버린 사람들이 워마드를 만든 겁니다. 이후 그들이 여성사에 많은 변화를 만들어냈고요.
    워마드에 공개돼있던 여러 담론들이 밖으로 퍼져 새로운 래디컬페미 그룹들이 형성됐습니다만 그 래디컬페미들의 행보를 워마드의 흐름처럼 말하는 것도 무지의 증명입니다. 일단 워마드는 여자를 공격하는 행위를 실행한 적도 지지한 적도 없어요. 죄 없이 욕먹는 한국 여성들을 여혐욕에서 벗어나게 하려 악마탈 뒤집어썼던 사람들이 여자들 조롱하며 욕하라고 종용할 리 없죠. 탈코에 대해서도 무엇이 코르셋인가의 심층분석을 내보냈을 뿐입니다.
    '가장 과격했던 페미니스트들'은 탈페미를 하지 않았습니다. 폭탄 던지거나 불 지른 것도 아니고 평화적 여성시위를 정착시킨 사람들이 뭐 그리 과격했나 싶지만. 신흥 래디컬 페미들에 비해 워마드가 언젠가부터 조용한 건 그들 운영자인 여성에 대한 의리 때문입니다. 워마드 운영진들이 정부로부터 어떤 짓들을 당해왔는지, 그저 상승된 여권을 누리기만 하는 사람들은 알지도 못하고 알려고 하지도 않죠.

  5. 탕수육 2019.05.13 23:35

    이 글 대공감입니다. 루이보스님 글 정말 잘 쓰시네요. 약자를 위한 사회운동을 하려면 무엇보다 자기성찰이 먼저죠. 그리고 윗 댓글들 워마드의 성과를 얘기하는데 성과는 성과고 과오는 과오죠. 개인적으로 워마드는 순기능과 역기능이 동시에 있는 커뮤라고 생각합니다. 순기능이 있다고 안고 가기엔 역기능도 넘 큰 것... 그리고 박근혜를 굳이 페미의 아이콘으로 잡을만한 공로가 없는데ㅋ탄핵때 정치공작 들어갔다더니 거기에 휘말린 애들이 많이 잘못된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6. ㅇㅇ 2019.06.03 23:42

    루이보스티님 글은 통찰력이 있어서 좋아요 스스로 생각할줄 아는 사람은 생각에 중심이 있어서 쉽게 안 흔들리거든요 어쨌든 여자들끼리 연대하면서 오래오래 즐겁게 페미했으면 좋겠어요 페미가 얼마나 좋은데요 한번 아니까 절대 이전으로 못돌아가겠어요

우주소녀 연정



티스토리가 카카오에 합병된 이후부터 기능을 줄이기 시작했다. 원래 사이트 주소 바꾸는 기능도 있었는데 없애버려서 일일이 복사 붙여넣기로 이사하게 만들지를 않나, 백업 기능과 복구 기능도 없애버리고, 스마트 에디터 기능도 없애서 풍부한 자료를 넣기 불편해져 버림.

그렇다고 다른 기능이 더 나아졌냐 하면 그것도 아니고. 그냥 디자인만 손보더라고 디자인만! 개선할 점이 얼마나 많은데.

요즘은 내가 짬짬이 스마트폰 앱으로 포스팅을 하거든. 노트북으로 포스팅할 시간이 없어서. 글 올리기 전에 부산대 맞춤법 검사기로 맞춤법 한 번 검사해서 올리는데 문단별로만 복사가 되기 때문에 아예 맞춤법 검사기에 먼저 글을 쓰고 올리는 상황임.

그렇다고 모바일 웹으로 글을 쓸 수 있냐 하면, 모바일 웹에서는 사진이 안 올라가. 결국 앱을 써야 하는데 앱에서는 일부 텍스트를 중간정렬하는 것도 안 되어서 다 정렬해야 함.

수정할 때도 매번 오류가 나서 수정하기도 힘들고. 기능이... 네이버 블로그 앱보다 확실히 떨어져. 블로그 이사하고 싶을 지경임.

그렇다고 노트북으로 쓰면 괜찮은 것도 아님. 윈도10 엣지에서 쓰면 중간중간 글자가 씹혀... 노트북으로 써도 불편하고 폰으로 써도 불편하니 어쩌란 말이냐~

카카오 합병하고 티스토리가 계륵 같은 서비스가 되었다는 이야기를 듣기는 했는데 이렇게 불편하게 방치하는 거 보면 맞는 것 같기도 하고.

티스토리 개발자 중에서는 티스토리 쓰는 사람이 없니? 포스팅 몇 개만 해보면 나타나는 불편함을 왜 모르는거야.

이러니까 사람들이 네이버 블로그로 빠져나가는 거 아니야. 블로그 자체가 유튜브에 밀려서 망하고 있다고 쳐도 너무 방치가 심한 거 아니냐. 블로그 또 옮기는 건 귀찮아서 못하겠지만 계속 이렇게 방치가 계속되면 어떨지 모르겠다.

티스토리 제발 잘 좀 해라. 너무 불편해.



도날드 트럼프의 네이탈 차트

점성술을 아는가? 점성술이라고 하면 흔히 양력 생일 기준으로 별자리를 나눈 잡지 뒤에 실린 별자리 운세를 주로 떠올릴 텐데, 그건 인스턴트 점성술이다.

점성술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하나의 사건이 어떻게 될지를 점치는 호라리와 사람의 운명을 보는 네이탈이 그것이다. 그중에서도 네이탈은 생년월일시와 태어난 곳의 위도와 경도를 입력해서 차트를 뽑아야 한다. 그 차트를 해석하는 것을 점성술이라고 한다.

이 차트는 태어날 당시 행성의 위치를 태어난 곳 중심으로 배열한 것이다 자신의 차트가 궁금한 사람은 '점성술'이라고 치면 나오는 앱이나 https://alabe.com/freechart/에서 자신의 차트를 무료로 뽑을 수 있다

차트 분석은 어떻게 하냐고? 예를 들어 배우자에 대해 알고 싶으면 7번째 사인이 무엇인지, 그 사인 안에 어떤 행성이 있는지, 7번째 사인 주인의 행성 상태는 어떤지, 금성(화성)은 상태가 괜찮은지 보면 된다.

저 위의 트럼프 차트에서 7 하우스에 들어있는 행성은 없고 물고기자리와 물병자리가 걸린다. 이는 물고기자리, 물병자리의 성격을 지닌 배우자가 있을 것을 암시하고, 물병자리의 주인 토성은 게자리에서 품위 손상을 입었으며, 물고기자리의 주인 목성은 천칭자리에서 역행하고 있으며 하는 식으로 줄줄 해석하면 된다.

복잡하게 한자를 알거나 외울 게 많지 않고 차트를 해석해나가는 거라서 배우기 쉽고 재미있다.

물론 비과학적이라서 신뢰할만하지 않다. 근데 끼어맞추는 식으로라도 해석이 되면 괜히 뿌듯함. 캐릭터 해석을 좋아하는 나에게는 안성맞춤임. 이건 왜 이렇지라며 궁금해하며 내 지난날들을 떠올리다가 자아 성찰한 게 한두 번이 아님. 게다가 아스트로뱅크 사이트에 가면 서양 유명인들의 생년월일시와 태어난 도시 정보가 가득해서 돌려보기도 좋다.

내 차트에 내 모든 것이 드러나지는 않지만 자의식 과잉과 머리 좋은거, 부모와의 관계 등등이 차트에 그대로 나타나는 것은 재미있다.

아무튼 쓸모없다는게 장점이자 단점이다. 쓸모없는거니까 공부하기 재미있고, 쓸모없으니 시간낭비한 것 같은 죄책감에 시달리기도 한다. 점성술 차트 분석할 시간에 통계자료 분석했으면 자격증을 따도 땄겠지.

재미있다고 너무 깊게 빠지면 곤란하다. 나는 사람을 만나면 우선 생일부터 물어보고 머릿속으로 차트를 대강 그려서 그 사람을 판단하기부터 한다는 점성가도 본 적이 있다. 어디까지나 재미로 보는게 중요하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점성술 블로거는 달토끼님과 이대빵님이다. 전문적인 블로그도 많은데 너무 깊게 들어가고 싶지는 않더라고. 자기 차트의 기본적인 해석이 궁금하면 유료어플 '점성학입문'에서 기본적인 해석을 제공하니까 써봐도 좋을것 같다.(관계자 아님)

알아두면 쓸모없는 것 카테고리에 점성학을 추가해두면 재미있다.


2018/06/12 - [루이생각] - 여초 커뮤니티

2018/06/12 - [루이생각] - <용서받지 못한 자> - 군대 내 부조리와 페미니즘




  1. ㅇㅇ 2019.05.18 03:20

    저 이런 거 신비해서 너무 조아해요 ㅋㅋ
    루이님 알려주신대로 한 번 봐볼게요
    고마버요

http://www.busan.com/view/busan/view.php?code=2019042213314306708

 

'부산 사투리 쓰지마'…SNS 공분 부른 대학가 황당 차별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부산닷컴=조경건 기자] 서울 소재의 한 대학교 학생이 같은 학과의 부산 출신 학생에게 "사투리를 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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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며칠 동안 사투리 이야기로 SNS가 시끌시끌했다. 내가 링크해놓은 기사를 보면 알 텐데, 서울 소재한 대학교에서 부산 출신의 학생에게 과의 학생들을 대표해서 과대표가 사투리를 고치라고 요구한 것. 표준어 사용을 거부하자 그걸 또 조롱 조로 캡처해서 인터넷에 글을 올림. 지역 차별이라는 말이 당연히 나왔고, 그 사람은 사과하기는 했으나 '우리 학교를 지잡대라고 하지 말아달라, 서울에 있는 학교다', '부산 오면 사투리 쓰지 말라는데, 갈 일 없다'는 식으로 말해서 또 비난받음.

1.

이 논쟁 와중에 서울말이 표준어가 아니라 서울말도 사투리라고 말하는 사람이 나오니까, 서울말은 표준어라고 사투리가 아니라고 주장하는 사람들도 나옴. 국립국어원이 서울말과 표준어가 일치하는 것이 아니고, 서울말은 경기 사투리의 일부라고 말을 해줘도 끝까지 자신을 사투리 사용자로 인정하기를 거부하더라. 저 글을 쓴 사람도 자기는 표준어 사용자라고 주장하면서 정작 글의 맞춤법은 엉망이었지. 표준어 사용자라고 주장할 거면 '표준어는 전국 공통이다'고 주장을 하든가, '나는 지방에 갈 일 없이 서울에만 있을 거다'라고 주장하는 건 뭐냐. 100세 시대에 100살이 되도록 서울 밖을 벗어나지 않을 자신이 있다는 건가.

대학에 다닐 때 어떤 서울 출신 사람이 '루이는 서울 출신 아닌데도 사투리가 거의 없다'는 말을 칭찬 조로 하더라고. 왜 그게 칭찬인지 몰라서 '서울말이라고 표준어는 아니고 서울 사투리도 있지요'라고 말하니까, '아니지' 하면서 반박하던 게 떠오름. 자신이 쓰는 언어를 정상어에 놓고, 다른 사람의 언어를 비정상어에 놓고 싶은 욕망인 걸까? 사투리를 뭐라고 생각하길래 자신은 표준어 사용자라고 우기는 걸까, 표준 발음을 사용하는 것도 아니고 표준 맞춤법을 지키는 것도 아니면서.

자신을 중심에 놓고 싶어하는 심리를 또 느꼈던건, 전부 다 자기를 서울 사람이고 지칭한다는 것이다. '어서 왔어?'라고 물어보면 다 서울서 왔대. 분당에서 왔든 이천서 왔든 청주에서 왔든 다 서울에서 가까우니까 서울에서 온거래. 그래놓고 전근온 것을 좌천된 것으로 여기면서 지역민에게 열등감과 우월감은 엄청나게 내비쳐요. 그렇게 성질부리면서 인망 다 잃어놓고 지역민들이 텃세부린다고 말하는걸 몇 번 봤거든.

초등학생 때 내가 살던 곳으로 전학온 애가 있었다. 청주서 온 애인데 서울에서 가깝다고 자기는 서울 사람이라고 우기면서 자기는 여기에 온게 싫다고 내 앞에서 열등감을 폭발시키고는 했지. 어리버리했던 나는 그 열등감들을 다 받아주고. 근데 유아기 때 서울에 살고 일주일에 한 번씩 서울로 오가는 삶을 살았던 내가 보기에 그 아이는 딱히 서울에서 문화생활을 즐긴 것도 아니었고 추억이 있는 애도 아니었다. 그런데도 다른 학생들을 무시하려고 하더라고. 그 태도를 어디에서 배웠겠냐. 다 집안에서 부모한테 배운 걸 학교에 와서 드러내는 거지.

2.

지역 차별을 하면 안 되는 이유는 인종차별을 하면 안 되는 이유랑 비슷하거든. 다름에 대한 존중이 필요하다는 것. 그리고 지역 차별을 하는 사람들의 논리나 인종차별을 하는 사람들의 논리나 비슷함. 사투리가 자신들의 귀에 너무 게걸스럽게 들렸다는데, 한국어는 뭐 외국인들의 귀에 게걸스럽게 안 들리라는 법 있나. 미국 스타벅스에서 한국어로 대화하고 있는데, 미국에서는 영어만 쓰라고 나가고 인종 차별했다는 소식 안 들어봤나.

평생 자기는 차별당할 일 없을 거라 믿는 것 같은데, 시야를 좀 넓혀보는 건 어떨지 싶습니다. 진짜 조그만 회사 다닐 거 아니면 다른 지역으로 출장도 가야 할 거고, 큰 회사나 국가직 공무원이 될 거면 다른 지역에서도 일해보고 그래야 할 텐데. 해외여행 가서도 게걸스러운 한국어 쓰지 말라는 말 들으면서 한국인이랑도 다 외국어로만 대화할 거 아니라면야.

자기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다른 사람의 존재를 거부하면 안 되지요. 내 귀에 거슬리는 사투리를 거부하는 거 이거 너무 편의주의적인 발상 아니냐. 어떤 논리를 갖다 대도 어처구니없는 발상인데 말도 안 되는 변명만 늘어놓다가 결국에는 꼬리 내린걸 보면 원글쓴이도 이번 일로 깨달은 게 있기를 바라는 마음임.

  1. ㅇㅇ 2019.04.24 12:37

    맞아요!!! 다름을 존중하는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어요

  2. ㅇㅇ 2019.04.24 12:47

    사투리가 죄도 아니고 아나운서나 배우할 거 아니면 굳이 사투리를 왜 고쳐야 되는지 모르겠어


케이트 블란쳇

내가 최근에 감사일기를 쓰면서 긍정적으로 변하기도 했지만, 이전부터 이해가 안 갔던 것은 현재보다 과거가 더 나았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었다. 과연 그 사람들이 중세시대 때 태어났어도 1살이 넘도록 생존할 수 있었을까? 전염병에 걸려서 어릴 때 죽지 않을 수 있었을까? 과연 교육을 받을 수 있는 신분으로 태어났을거라고 생각하나? 과거의 천민과 지금의 경제적 하층민을 비교한다쳐도 지금 경제적 하층민의 생활과 인권이 훨씬더 좋을텐데. 한국의 60년대만 가도 말이지. 과거 80년대 기사들만 봐도 사람들이 얼마나 무례했는지 알 수가 있을텐데.

그래서 세상은 좋아지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유니세프에 후원을 20년 동안하고 있는데, 소식지에는 늘 위급하다는 이야기가 쓰여져있지만 거기 묘사된 상황은 매년 나아지고 있다. 그래서 나는 딱히 세상이 더 참혹해졌다는 말에 동의하지 않는다. <우리 본성의 선한 천사>에서도 나오듯이 사람의 폭력성은 점점 줄어들고 있다. 80년대보다 10대의 범죄율은 오히려 더 줄어들었다는 통계도 나오지요.

<호모 데우스>에서는 역사를 배우는 이유는 과거처럼 되돌아가기 위해서가 아니라 과거로부터 자유로워지기 위함이라는 말이 나온다. 과거에 발목이 묶여서 과거가 더 나았다면서 과거로 회귀하고 싶어하는 사람들은 보수적일 가능성이 더 높거든. 남성일 가능성이 더 높지요. 남성의 지위는 과거가 더 나았을테니까. 그리고 자신이 상류층이라고 믿는 사람일 가능성이 높다. 조선시대에 태어났으면 자기는 양반으로 태어났을거라고 믿는 사람이겠지. 천민으로 태어날 수도 있다고 현실을 직시하는 사람이 아니라.

과거를 낭만화하는 태도가 도대체 무슨 도움이 되는가. 과거에 특권계층을 부러워하는 것일 뿐, 역사발전에도 별 도움이 안 되는 사람이지요.

그래서 요즘은 사람들의 행동들이 다 좋아보인다. 과거보다는 더 낫지 뭐. 이전보다는 더 나아졌기 때문에. 그래서 나중에도 더 나아질 거라는 생각이 들어. 늘 언제나 과거가 나았다고 주장하지만 지금보다 나았던 과거가 한국 근현대사에 존재하는가? 1900년 이후로 지금이 최전성기가 아닌가. 일단 식민지도 아닌데다가, 경제 발전을 한데다가, 민주화도 되었고. 최근의 페미니즘 열풍에 이르기까지 말이지.

그래서 나는 앞으로는 더 나아질거라고 믿습니다. 내가 계속 블로그에서 까고 비웃고 그랬어도 지금 3세대 아이돌팬이 1세대 아이돌팬들보다는 훨씬 낫지 뭐. 이 블로그 포스팅을 보는 여러분도 앞으로 계속 좋아지는 세상에서 살게 될 것이고, 저 역시 더 좋아지는 세상에 살고 있을거라 믿습니다. 그리고 더욱 더 발전하는 사람이 될거라 믿고요. 그런 믿음이 있어야만 발전이 있고 무너지지 않거든요. 과도하게 부정적으로 미래를 전망하는 사람을 저는 믿지 않습니다.


2019/04/24 - [루이생각] - 표준어라는게 뭐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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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ㅇㅇ 2018.11.22 15:01

    마키님도 루이님도 인터넷과 케이팝 논쟁에서 멀어지시네요. 저도 따라가려구요
    앞으로도 가끔 들려서 무슨 생각 하며 사시는지 알려주세요 :)

  2. wish for you 2018.11.23 14:39

    그동안 글 잘 읽었어요 예전만큼 글이 올라오지는 않을것 같아서 아쉽긴 하네요 먼저 쓰인 댓글님 말씀처럼 종종 글 써주시면 반가울것 같아요 루이님 파이팅!

  3. 류다 2018.11.30 13:29

    역사를 배우는 것, 되풀이 되지 않기 위해 배우는 것은 맞습니다. 그렇지만 스타일만 바뀌었을 뿐 같은 일이 계속 벌어지죠.
    결국 벗어날 수 없는 겁니다. 최전성기? 지금은 쇠퇴기입니다. 매우 좋아진 상태라는 것은 맞죠. 그렇지만 새롭게 신분제가 생겨나고 있는 것은 뉴스나 사건등에서 쉽게 보실 수 있을 텐데요. 이것은 눈에 보이는 '신분제'라는 확고한 것이 아니라, 돈이라는 무형이면서 유형의 물질이 가르는 것입니다. 온갖 갑질과 사장이라는 것들의 엽기 행각, 그리고 '스웩~' 말로만 스웩이지 이번에 도끼 사건을 예로 들면 사람들의 분노가 어디에서 시작해서 어디에서 가는지 뻔히 보입니다. 이미 새롭게 신분제가 생긴 겁니다. 과거라면 제도가 허락한 것이라면 현대는 제도로도 가를 수 없는 그야말로 지옥입니다.
    더 나아졌다고 주장하시지만 선진문물은 여전히 서구가 주도하고 따라가고 있는 입장이고, 우리는 우리 나름의 가치관으로 받아들일 수 없는 것 까지 꾸역꾸역 받아들이면서 저것이 더 좋은 건가보다... 하고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러다가 새로운 개념이나 기술을 개념이 따라가지 못하고 있죠. 이건 예나 지금이나 똑같아요. 아주 달콤한 시선으로 세상을 보고 계시네요. 아주 부러운 머릿속입니다. 더 나빠질 것도 없고, 더 나아질 일도 없습니다.

  4. 우니 2018.12.06 04:57

    엥 갑자기 득도함?

  5. ㄹㄷ 2019.01.03 04:07

    희망이 없어도 희망할 수 있는 건
    인간 뿐이래요.

    좋아질 거예요: )
    루이님도 저도 우리도.

앰버 허드

나는 자의식 과잉 인간형이다. 그에 걸맞게 큰 이야기를 하는걸 좋아했다. 나는 내가 큰 사람이 될거라고 믿었으니까. 국제정세에 대해서, 종교의 교리에 대해서, 철학에 대해서 등등 이야기하는걸 좋아했다. 그래서 정덕이 되었다. 나라 일을 논하고 싶은데 내가 고위직 공무원은 아니잖아. 그래도 통계치도 보고 해외 사례도 읽어보면서 이야기하는게 즐거웠다. 세상과 나의 삶이 어떤 연관이 있는지 알아가면서 내 삶과 세상을 동시에 배워나갔던 것 같다.

근데 이제는 그런게 귀찮아지더라고. 점점. 정덕일 때는 정치에 무관심한 사람을 이해하지 못했다. '정치와 삶이 얼마나 밀접한 관련이 있는데 그러는거야?' 그러면서. 근데 이제는 그런 사람들이 왜 그랬는지 이해한다. 숙명여고 쌍둥이의 성적이 어떻게 처리가 되든 나의 삶은 변하지 않는다. 이 일이 대학교 입시정책에 영향을 줄 수 있고, 그러면 한국의 인재상도 변할 수 있고 꽤 많은 사회적 영향을 끼치기는 하겠지. 그렇지만 딱 내 입장만 놓고 생각해보면 내 월급이 변하지는 않는다.

사회의 논의들이 모이고 흐르면서 세상이 바뀌고 그 안의 나도 영향을 받는다는건 알겠는데, 그런 방식으로 놓고 보면 내 인생은 완전히 세상에 종속되어 있다는 전제가 깔려야 한다. 세상이 잘 돌아가야 내 인생도 잘 돌아간다는. 근데 지금보다 여성인권이 후졌던 60, 70년대에도 행복하게 살았던 여성은 있거든. 다만 지금보다 숫자가 훨씬 적을 뿐. 내 삶을 내가 책임져야 한다는 생각이 드니까, 세상이 어떻게 변하든지 내 인생은 결국 내 책임이라는 생각이 드니까 외부가 아닌 나 자신을 중심에 놓고 생각하게 되더라.

우울증 환자들이 세상탓, 사회탓을 많이 하는 이유가 그건가봐. 사회에 내 삶이 종속되어 있다고 느끼니까 자신은 아무것도 할 수 없다고 무력감을 느끼고, 사회를 바꿔보려 하지만 사회는 너무 거대하고 아무것도 할 수 없고 또 무력해지고, 세상탓을 하게 되고 그런 반복되는 사이클들.

트위터 계정들을 다 폭파시키기는 했지만 가끔 실트에 뭐가 오르는지 보고, 자주 봤던 계정들도 돌아다니고 그랬는데 방탄소년단이 원폭 피해자들에게 사과한걸로 꽤 논란이 있더라고. 거기에 참전할까 하다 말았다. 피곤하니까. 내가 참전하지 않아도 다른 사람들이 다 알아서 참전해서 이야기해주는데 뭐 하는 생각이 들더라. 그리고 과거보다 더 나아지긴 했더라고. 일본의 과거사 논란에 유치하게 대응하던 수준이 그래도 인권 문제를 논의하는 수준으로 올라갔잖아. 그러니까 굳이 내가 참전하지 않아도 세상은 좋게 변하니까.

나이가 들수록 점점 내 삶에 책임감이 강해지다보니 주변에 무심해지고, 세상이 발전하는걸 경험했기 때문에 어떻게든 잘 되게 되어있다는 식으로 마음 편하게 보게 된다. 내 정신병이 나아져서 긍정적으로 변하는 것일 수도 있고.

그런 논쟁에 참여하고 세상에 관심을 갖고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는 사람이 있어서 사회가 지탱되고 발전하는건 안다. 고맙지만 나는 정기 후원, 투표 등의 작은 역할을 하는 것으로 내 역할을 정하고 싶다.

대부분의 세상 사람들에게 감사합니다. 자신의 역할을 다 해주어서 세상이 돌아가고 있지요. 내가 이렇게 컴퓨터를 치고 블로그를 할 수 있는 것도 24시간 전기가 공급되기 때문이고, 이 수많은 컴퓨터 부품들을 제대로 설계하고 맞게 만들어낸 사람들이 있기 때문이고. 그렇기에 나도 내 역할을 다하면 충분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 나의 멘탈을 갉아먹으면서까지 노력할 필요는 없는 것 같아.


2018/10/24 - [루이생각] - 내가 우울증에 대처하는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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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누피 2018.11.21 00:22

    루이님 계폭하셔서 걱정하고 있었는데 글 올려주셔서 감사해요 잘 읽겠습니다🥰

  2. ㅇㅇ 2018.11.23 22:02

    맞아요. 이제 그런논쟁들 피곤하죠. 그거에 열내는거 자체가 내인생과 엄청 무관하게 느껴져요.
    따지고 들어가자면 할말많지만 귀찮네요 ㅎㅎ이게 늙어가는거 같기도하고 내인생 하나도 건사하기 힘든데. 인터넷 논쟁에서 이기면 나한테 남는게 뭔가 싶기도하고.

    남준이 말마따나 럽유어셀프 하게되는 과정일까요. 좀더 내인생과 주위사람들을 사랑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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