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7월에 샀으니까 구매한 지 10개월 정도 되었다. 스마트폰을 바꾸고 싶고 플래그십 모델을 쓰고 싶어서 중고폰을 알아봤다. 한 달에 통신비는 5만원 미만이 내 철칙이라서. 세티즌에서 구매할까 하다가 업체 끼고 사는 게 마음 편할 것 같아서 알뜰폰업체에서 판다는 S급 중고폰을 알아봤다. 나는 예전에 알뜰폰을 썼었는데 통신3사(SKT, KT, LGT)와 차이점이 없어서 알뜰폰 업체에 거부감이 없었다. sk세븐모바일이 가장 저렴하길래 세븐 모바일에서 구매. 갤럭시S7 엣지 모델을 구매했다.

구매과정부터 난관이었다. 5월에 구매요청을 넣었는데 폰을 구하는데 두 달이 걸렸다. 내가 골드색상을 원한다고 했는데, 골드색상을 구하지 못하더라. 결국 두 달 만에 오기는 왔다. 그리고 그사이에 가격이 바뀌어있어서 미리 구매신청을 하기를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처음 개봉했을 때는 만족했다. S급이 아닌 A급이라는데 스크래치도 보이지 않고 구성품들도 다 있고 동작도 빠릿빠릿하고. 삼성전자서비스센터에 가서 이상 없는지 체크도 했다. 1년 3개월 정도 사용했고 액정을 교체한 기기라고 하더라. 그래도 삼성 정품으로 서비스센터에서 교체한 거니까 별 불만은 없었다. 액정교체하면서 배터리도 새 걸로 교체했다고 했고. 그럼 더 좋은 거니까.

근데 창문 없는 실내에서 통화가 안 됨. 14일 이내에 제품 불량이 생기면 교환할 수 있는데 내가 작년 7월에는 여행을 계속 다니는 중이어서 교체할 수가 없었다. 택배로 보내고 받고 해야 되었거든. 여행 중에 가까운 삼성전자서비스센터에 가서 수리받고는 계속 쓰기로 했다.

몇 번 떨어뜨려서 액정에 금 가기도 하고 그렇게 쓰다가 며칠 전에 한 번 떨어뜨림. 그러니까 통화가 먹통이 되더라. 삼성전자서비스센터에 가니까 유심이 없어도 112, 119 긴급 통화는 되어야 하는데 긴급통화도 안 된다면서 메인보드에 통화 칩이 이상이 있는 거래. 수리비가 30만원 넘게 나온다면서 수리를 추천하지 않는다고 하더라. 그래서 폰을 급하게 새로 사야 했다.

결론은 추천하지 않는다. 내가 험하게 써서 그럴 수도 있지만, 처음부터 통화 불량이었는데 통화 불량으로 끝이 난걸 보면 기계도 온전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중고폰이니만큼 리스크가 있는데, 그 리스크를 관리하기가 쉽지 않다. 위약금도 세게 매겨서 약정기간에 다른 통신사로 갈아타기도 힘듦. 다시는 중고폰을 사지 않을 것이고, 산다고 해도 세티즌 같은 곳에서 약정 없이 구매해서 알뜰폰 유심을 쓰는 게 더 절약하는 길이다.
 



우울증이 깊어서 아무 일도 할 수 없었을 때가 있었다. 일상생활이 가능해지자 쉬운 일이라도 하면서 사회생활에 적응해보고자 했고 그때 찾은 일이 특수교육자원봉사였다. 이 일을 하면서 많이 힐링도 되었고, 내 상태도 많이 좋아졌기 때문에 소개하려고 한다.

- 학교에서 특수교육 대상 학생의 이동 보조, 식사 보조, 수업 시간에 돌아다니지 않게 하기 등의 특수학생 활동 보조를 한다. 대부분 일은 쉬운 편이다. 학교에 따라서 다른데, 장애 정도가 큰 학생은 특수학교로 가고 일반 학교에 오는 특수교육지원대상자는 장애 정도가 낮은 편이라서 지원하기 수월하다.

- 이름은 특수교육자원봉사지만 하루에 3시간, 일주일에 15시간 미만으로 일을 하고 하루에 25,000원 정도를 받는다. 15시간 미만으로 일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현장학습 출장 등으로 15시간을 초과해서 일해야 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

- 현장학습을 가게 되면 따라가야 하는데 특수학급 선생님이나 다른 봉사자들은 현장학습 가는 걸 싫어하는 편이다. 근데 나는 좋아했다. 내가 혼자 스스로 놀러 나가지 못하기 때문에 이런 기회에라도 외출하자고 생각해서 즐겁게 다녀왔다. 다녀오고 나면 2만원 정도의 출장비도 받을 수 있음.

- 학교에서 일하기 때문에 진상을 만나지 않아도 된다. 관계를 맺어야 하는 대상도 특수교사, 특수교육실무원, 다른 자원봉사자 정도라서 사회생활 스킬이 필요하지 않다.

- 학생 대상으로 학교에서 하는 일이라 학생들과 만날 일이 많은데 긍정적인 에너지를 얻었음. 다른 봉사자들도 돈 버는 액수는 작아도 학생들에게 에너지를 얻는 것 같아서 하게 된다고 하더라. 특수교육 대상자 학생들 대부분이 부정적이고 침울하기보다는 긍정적이고 활기찬 편이라서(너무 활기차고 긍정적이서 문제) 같이 지내다가 나도 긍정적으로 변했다.

- 자원봉사자 신분이지만 성인으로서 교실에 들어가는 것이기 때문에 다른 학생들이 다 지켜본다고 생각하고 행동해야 한다. 지원하러온 자원봉사자가 특수교육대상학생을 대하는 다른 학생들의 태도에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 학교 수업을 같이 듣게 되어서 요즘의 교육과정과 요즘 학생들에게 유행하는 게 뭔지 알 수 있게 되는 건 덤이다. 특수교육담당선생님께 듣게 되는 특수교육 이야기도 듣다보면 재미있다.

- 학교 급식비를 내고 급식을 먹을 수 있다. 중간에 점심시간이 들어가는 시간으로 잡히는 날에는 급식을 신청해서 점심을 먹었다. 학교 급식이 영양구성이 괜찮아서 먹으면서 좋았다.

- 교육청 홈페이지에서 구인한다. 돈과 시간이 적어서 하려고 하는 사람이 많지 않기 때문에 경쟁률이 낮은 편이다. 


뭔가 시작해야 하는데 자신이 없다거나 학교에서 일해보고 싶다면 추천!

처음 미니멀리즘 생활을 시작하면서 씻는 비누를 한 가지만 사용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읽었던 미니멀리즘 책들에서도 그렇게 추천했고. 도브 비누(뷰티바)가 인터넷에서 유명 유튜버 디렉터 파이가 추천하고, 화해 앱에서도 인기 있다는 글을 읽고 쓰기로 했다. 게다가 잡지에서 읽은 글이 쐐기를 박았다. 요즘 플라스틱 배출 문제가 큰 환경 이슈가 되었는데, 플라스틱 용기를 사용하지 않는 바(Bar)형 고체 클렌저를 사용하자는 말이 나온 것이다.

도브 비누만으로 머리, 몸, 얼굴까지 양치를 제외한 모든 부위를 도브 비누로만 씻은 지 6개월째. 6개월간 사용한 비누는 15개 정도. 하나에 900원 정도 하니까 13500원 정도를 쓴 셈이다.

비누 하나만으로 씻으니 편하다.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비누 거품을 내서 문지르고 한 번에 헹군 뒤에 머리에만 헤어 팩을 바르고 헹구면 끝이다. 양치와 보디로션 바르는 시간을 제외하고 10분 안에 샤워를 끝낼 수 있다. 샴푸하고 손과 몸을 씻고, 보디클렌저 바르고 씻고, 얼굴에 또 폼 클렌저 바르고 씻는 과정이 단번에 해결된다.

게다가 부피도 적다. 내가 다니는 헬스클럽 사물함이 매우 작은 편인데 비누, 샤워볼, 헤어 팩, 보디로션만 담아두면 되니 편하다. 여행 다닐 때도 비누 케이스 하나만 들고 다니면 되니 매우 편할 것 같다.

피부도 좋아짐. 턱에 트러블이 늘 있었는데, 이걸 사용하고 5개월 동안 트러블이 생기지 않다가 지난주에 갑자기 두 개가 생겼다. 그래도 대만족 중이다. 앞으로도 폼 클렌저가 아닌 도브 뷰티바로 세안을 할 예정이다.

보디로션을 바르지 않아도 별로 건조하지 않다. 바디 클렌저를 사용했을 때와 똑 같음.

다만 머리에 사용하는건 살짝 무리인것 같기도 하다. 원래도 별로였던 머리카락이 더 안 좋아짐. 비누가 중성이라서 뻑뻑하지는 않은데, 거품을 낼 때 머리카락에 비벼야 하기 때문에 머릿결 손상은 어쩔 수 없는 것 같기도 하다. 미용실에서는 영양성분까지 씻어내리지 않는 샴푸를 추천한다고 하더라. 근데 두피는 깔끔해짐. 무실리콘이라서 그런지 상쾌하다. 머리에 유분도 덜 생긴다.

성분은 이러합니다. 디렉터 파이 말로는 러쉬 샴푸 바보다 성분이 좋다고 하는데, 소듐라우릴설페이트(SLS)가 들어있지 않은 제품이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근데 내가 알기로 소듐라우릴설페이트는 세타필 젠틀 클렌저에 들어갈 만큼 문제없는 성분으로 알고 있거든. 뭐 어쨌든 주의해야 할 성분 없이 편하게 쓸 수 있는 성분이라고 합니다. 무실리콘 샴푸 가격이 비싼데, 무실리콘인 것만 해도 어디야. 제조국마다 성분이 조금씩 다른데 독일산이 가장 좋다고 하니 참고할 분 참고하세요.

환경, 편리함, 피부 관리를 고려했을 때 도브 뷰티바 강력히 추천합니다.


2019/05/02 - [루이생각] - 그대 점성술을 아는가?

2019/04/24 - [루이생각] - 표준어라는게 뭐길래



  1. ㅇㅇ 2019.05.15 10:50

    저두 플라스틱프리 실천하고 싶어서 샴푸랑 클렌징 다 비누타입으로 바꿨어용. 다음엔 루이님 추천 따라 도브 비누 써봐야겠네요

오마이걸 지호

다시 돌아온 징징 타임. 근데 하도 많이 징징대서 더 징징댈 것도 없기는 해. 그래도 나는 개복치니까.

블로그 조회수 채우는데는 연예인 이야기가 최고인듯 하다. 까와 빠가 모두 열성적으로 찾아와서 읽어주고 커뮤에도 파급력이 크고. 다른 주제로 정성껏 글 써봤자 들어오지도 않고 리플도 안 달리는데, 아이돌 포스팅 올리면 조회수가 뛰더라고. 블로그를 운영하면서 생각보다 많은 관심과 칭찬을 받았고, 반대로 비난 역시 마찬가지야. 1:7:2의 법칙이라고 했나, 내가 무슨 일을 하건 1명은 싫어하고 7명은 무관심하고 2는 좋아하고. 아마도 이 비율이 내 블로그에도 적용되는 것 같아. 너무 감사하게 생각하기도 하고 때로는 헷갈리기도 하고.

나는 팬덤 일에 큰 관심이 없거든. 내 트위터 타임라인이랑 내 블로그랑 지인 블로그 정도만 봐. 그래서 팬덤 정치 싸움을 잘 몰라. 굳이 신경써야 하나 싶기도 하고. 그래서 내 글이 어떻게 소비되는지 모르겠어. 찾아보려고 해도 어디서부터 찾아봐야할지도 잘 모르겠고. 어떤 사람은 읽을 가치가 없어서 아무도 신경 안쓸거다 이런 식으로 비난하고, 어떤 사람은 니 글에 영향 받는 사람 많다고 비난하고 이런 식이라서. 진짜 신경 써야되나? 신경 안 써도 되나? 하면서 헷갈림.

내 글이 어디서 어떻게 소비되는지도 모니터링 안 하고. 그냥 재미있게 읽고 자기 생각 내 블로그에 털고 가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쓰는건데 내 블로그에는 잘 안털고 가더라고. 내가 블로그 댓글을 삭제한다고 하는데, 요즘은 삭제한적 거의 없는데. 그리고 가끔 애스크에서 내 글 덕분에 행복해졌다는 분도 오시고, 내 글 때문에 싸웠다는 분도 오시고 해서. 내 글이 잘 쓰인다면 계속 쓰면 되니까 기분 좋은데, 도대체 내 글 때문에 싸웠다는 사람은 뭐야? 궁금하기는 한데. 어디서 어떻게 왜 싸웠는지 모르겠잖아. 그걸 알아야 내 글 방향을 수정하지.

글의 수위도 헷갈려. 나는 쉴드랍시고 쓴 글에 까글이라고 댓글이 달리지를 않나. 쉴드라는 비판도 달리고 까글이라는 비판도 동시에 달리기도 하고 그래서 헷갈리는 느낌. 팬들의 PDF협박도 그렇고. 도대체 어느 수위까지가 괜찮은지를 모르겠어. 근데 나는 내 블로그를 내 지인에게 들켜도 큰 타격 없을 정도로 쓰려고 하거든. 그래서 조심스럽게 쓰려고 하는데 가끔 팬들이 와서 화내면 이 글이 그렇게 수위가 높은 글인가? 싶을 때도 있고. 도저히 알 수가 없어요. 결국 내가 쓰고 싶은대로 써야하나 싶고.

각자 다들 아이돌 좋아하면서 생각한게 있을텐데 그걸 글로 옮기지 않는거 뿐이잖아. 나는 글로 옮기는거고. 막연히 다른 사람들은 전부 다르게 캐릭터 해석을 하고 있을거라고 생각하다가, 진짜로 다르게 생각하는 사람이 있으면 충격을 받는건가 싶기도 해.

결론은 내가 맞춰주려고 해봤자 맞춰줄 수가 없더라는거. 뭐가 불만인지 알 수가 없으니까. 그냥 내가 쓰고 싶은대로 쓰는 수 밖에.

어그로는 뭐, 오프라인에서도 성질 더러운데 온라인에서까지 성질이 더러워야겠나 싶어서. 일부러 어그로를 끌 생각은 없는데 알아서 어그로로 해석해서 오는 분이 있더라. 아마도 1:7:2의 법칙으로 10명 중 1명 같기는 해. 

  1. 2018.10.07 15:57

    비밀댓글입니다

  2. 쿠팡인 2018.10.07 16:09

    우선 찾으시는 분의 성함은 오마이걸의 지호 님이십니다. 그리고요 저는 이렇게 봅니다.. 블로거들과 안 블로거들의 차이가 있다면 그저 자기 생각을 다른 사람들이 볼 수 있는 형태로 남겨뒀느냐 아니냐의 차이일 뿐이라고요. 루이 님의 글들을 하나도 빠짐없이 정독한 입장에서 말씀 드리자면 루이 님의 글에는 특별히 두드러지는 이상한 점이 없습니다. 그니까 대부분의 사람들이 하는 생각이나 사회에서 공통적으로 합의된 가치로부터 멀리 떨어져있지 않다고요. 윤리적으로든 뭐든간에.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루이 님의 글에 조용히 침묵으로 공감 하고 있을 거고요.(저처럼) 그리고 누가 공감을 하든 말든 그런 건 그리 중요한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세상엔 너무 다양한 사람들이 있고 특히 아이돌판은 그 관음적인 업계의 특성상 좀 안 좋은 의미의 다양성을 지닌 사람들이 많아요 제가 봤을 땐. 그니까 그런 사람들이 공격적으로 배설하는 그런.. 글들에 너무 휘둘리거나 흔들리지 마셨으면 합니다. 그 사람들도 삶의 모든 부분에서 그렇게 과민반응하는 건 아닐 거예요. 그냥 자기가 미쳐있는 특정 분야에 대해서 열정이 끓어넘치다 보니 상처에 소금친 것 마냥 난리치는 거지.. 루이 님 쓰고픈 글 마음껏 쓰세요. 그러라고 있는 블로그고요. 솔직히 무슨 반인륜적인.. 패륜적이고 비상식적인 글을 쓰시는 것도 아닌데 PDF 운운하는 사람들은 그런 유리심장으로 인생을 어떻게 살아가나.. 하는 호기심이 조심스레 고개를 드네요. 저는 애초에 루이 님의 세상을 바라보시는 관점이 흥미로워서, 루이 님의 글들을 보다 깊게 감상하기 위한 수단으로 방탄에 관심을 갖게 된 경우라 루이 님께서 무슨 글이든 자유롭게 쓰셨으면 하는 욕심입니다. 이상으로 긴 댓글 마칩니다.

  3. DRR 2018.10.08 01:12

    제가요ㅋㅋㅋㅋ 진짜 여러장르 간잽많이 하고 다녔는데ㅋㅋㅋㅋㅋ
    유난떨기와 주접떨기로는 아이돌판을 이기는 데가 없어요ㅋㅋㅋㅋㅋ
    한걸음 물러나기도 싫어하고 굳이 맞붙어 이겨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는 것도 이쪽ㅋㅋㅋㅋ
    정치인 팬덤하고는 다르게 인터넷 SNS에서 더 적극적으로 활동하기 때문에 그렇게 귀담아 들을 필요는 없어요ㅋㅋ
    주접을 떨지 않으면 내 사랑하는 아이돌이 잊혀질 지도 모르고 자기의 자아의탁 대상을 잃어버릴 지도 몰라라는 애잔한 불안감을 동반할 수 밖에 없어서 이기도 하지만
    (본인이 자각하지 못할 뿐)
    사실 생산적인 이야기는 몇 나올 수 없는 구조니까요.

    • Favicon of https://roois.tistory.com 주인 루이보스 티 2018.10.08 23:58 신고

      ㅋㅋㅋㅋ 맞아요. 생산적인 이야기가 나오기 힘든 구조라는거 공감해요. 그냥 정말 심심풀이 땅콩으로만 봐야할지도요.


요즘 내가 쿠키런을 하고 있음. 탈방하니까 시간이 많이 남더라고. 그래서 트위터에 들어가는 시간에 쿠키런을 했지. 요즘은 너무 많이 해서 주말에만 설치하고 플레이하다가 삭제하는 식으로 시간을 조절하고 있음. 근데도 황금같은 토요일에 3시간이 기본임. 토요일은 내가 좋아하는 구명구출권무료 혜택을 주는 날이라서 몰입할 수 밖에 없음.

지금 내 레벨은 33. 고수도 아니지만 그렇다고 쪼렙도 아닌 레벨임. 그냥 저냥 보통은 되는 레벨. 쿠키런이 현질 없이도 가능한 혜자게임이라고 해서 시작했는데, 렙업할 수록 현질하지 않고 게임하는게 빡세지더라. 처음에는 순수하게 퀘스트 깨고 쿠키 뽑는 재미로 했는데 올라갈수록 새로운 쿠키를 뽑기도 힘들고, 필요한 아이템은 늘어나는데 그 아이템이 들어오지도 않는 시스템이라 빡셈.

거기다가 쿠키런도 제작이라는게 있더라. 게임에서 제작의 의미가 뭔고 하니, 새로운 컨텐츠 내놓을 때까지 계속 기존 컨텐츠 뺑뺑이 돌고 있으라는 거임. 하드유저들은 게임 새 맵을 내놓든 새 컨텐츠를 내놓든 너무 빨리 소모해버림. 몇 달을 걸려서 만들어도 일주일이면 지겹도록 플레이해놓고 새로운 컨텐츠를 내놓으라고 징징댄단말이야. 그래서 게임 회사에서 내놓는 것들이 제작임. 유저가 직접 아이템을 제작할 수 있게 하는거.

근데 제작에는 확률이 들어감. 제작을 하려면 우선 재료를 모아야 함. 근데 재료 모으는게 쉽지가 않아. 계속 게임하다보면 랜덤으로 하나씩 줌. 그래서 필요한 재료를 다 모으기가 쉽지 않아. 필요없는 재료들도 들어오니까. 계속 같은 맵과 컨텐츠를 뺑뺑이 돌면서 재료를 모으잖아? 그 다음에 제작을 시작하는데 성공에도 확률이 존재함. 성공하면 좋은거지만 실패하면 재료가 날아가. 그래서 재료를 모으려고 다시 뺑뺑이 돌아야 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RPG에서나 제작이 있는 줄 알았지 폰게임에서 제작이 있을 거라고 상상도 못했다. 폰게임은 지뢰찾기를 빼고는 거의 해본적이 없어서. 쿠키런에서는 마법 사탕을 제작해야하는데 1단계는 100%지만 올라갈수록 일정 확률이 떨어짐. 아마 이것도 하드유저들이 확률표 저장해놓은게 있을텐데 찾아보기는 귀찮다.

지금 나는 해적맛 쿠키의 마법 사탕 4단계 제작을 5번 실패한 상태임. 연달아서. 짜증나서 놓고 싶기도 한데, 이게 마법 사탕이 올라가면 게임 점수가 확 늘어난단 말이야. 그 재미가 있다보니까 계속 하게 된다. 다른 아이템 조합하는 것도 재미있고. 게임이 피드백이 즉각적으로 오잖아. 공부나 운동과는 달리 금방 금방 늘어나고 성공하고 실패하는게 보이다보니 너무 자극적이고 재미있다. 그리고 레벨 33까지 키워놨는데 삭제하기도 아깝고. 제작해놓은 아이템들 생각을 하다보니까. 이런 이유로 제작을 게임에 넣는 것 같기도 해.

마비노기를 제작했던 데브캣에서 제작한 게임 같아ㅋㅋㅋㅋㅋ 다시 쿠키런으로 만나게 되다니 나원참. 내 목표는 현질하지 않고 쿠키런하기인데, 현질 안하기로 한 목표 계속 지킬 수 있었으면 좋겠다.

요즘 다른거 뭐 하는거 있으면 댓글로 알려줘 ㅋㅋㅋ

  1. 죄송합니다 제게 돌을 던지세요 2018.10.07 15:56

    죄송합니다.. 루이 님을 쿠키런의 길로 접어들게 한 장본인.. 제가 졸지에 부모님들께서 늘 말씀하시는 "친구 가려 사귀어라"의 그 "친구들을 해악으로 물들이는 나쁜 친구"가 됐군요.. 미안합니다.. 나 같은 팡인으로 만들어서.. 죄책감에 팔다리가 먹먹하고 가슴이 저려오네요.. 어쩜 좋죠? 흐흑 근데 진짜 제가 루이 님께 추천해드릴 때만 해도 이 정도의 양아치 게임은 아니었거든요 이게 말이죠 예? 데브 새끼들이 최근 들어 돈독이 잔뜩 올라갖고 이렇게 된 겁니다 믿어주십쇼 쩨발 저 5년간 쿠키런에 들인 건 체력과 시간과 정성밖에 없어요 헤비 유저이지만 돈 안 들이고 순수 노가다로만 카카오 쿠키런 레벨 86 오븐브레이크 레벨 61 찍었읍니다.. 진실입니다.. 아무튼 다시 한 번 죄송합니다 루이 님. 정상인이신 분을 저 같은 팡인으로 타락시켜서..

    • Favicon of https://roois.tistory.com 주인 루이보스 티 2018.10.09 00:09 신고

      저에게 추천할 때와 달랐군요ㅋㅋㅋㅋ 마법사탕 제작이 뭐라고 게임 난이도를 확 높이는 역할을 하는 것 같습니다 ㅠㅠ 다음주 토요일에는 꼭 마법사탕 하나 더 만들고 말거에요ㅋㅋㅋㅋ

  2. ㅇㅇㅇㅇ 2018.10.07 16:24

    고양이는 정말 귀여워 게임 아시나요..? 정말 귀여운 고양이랑 노는 게임인데 할 거 없읆댜 웃음지으며 놀기 좋아요

  3. 뉸뉴 2018.10.25 08:10

    컬러링 북 좋아하세요? 저는 좋아해서 앱스토어에 있는 Bloom 앱을 다운 받았어요! 그림 하나를 시작하려면 포인트를 모아야하긴 하지만 무료로 얻을 수도 있고 무엇보다 인터페이스가 너무 예뻐서 재밌더라구요

나탈리 포트먼


0.

혼자서 막연히 생각하던 사실을 글로 차분하게 설명해낸 책을 볼 때의 쾌감은 이루 말할 수 없다. <채식의 배신>의 저자 리어 키스는 20년간 비건 채식을 해왔던 급진적인 환경운동가이자 페미니스트다. 그가 채식은 잘못된 신념이라는 점을 깨닫고 쓴 개종서인 이 책은 정말 탁월하다. 채식의 문제를 윤리적, 정치적, 영양학적으로 수많은 근거와 경험을 토대로 논리적으로 설명한다.

1.

나는 고등학생 때 피터 싱어의 <동물 해방>을 읽고 동물권을 알게 되어 육식과 동물 실험을 비판적으로 생각했다. 게다가 그 시기는 한창 에코 페미니즘에 심취했을 때였다. 신자유주의와 지나치게 발달한 과학기술이 가부장제를 강화한다는 주장이었다. 자연적 이과 친환경적으로 신석기 시대처럼 돌아가야만 성평등한 사회를 이룰 수 있다는 그런 내용이었다. 에코 페미니즘을 지향하는 사람들은 대부분이 채식을 선망한다.

나 역시 대학생이 된 이후로 2년간 채식을 했다. 그 시기가 내 정신건강이 급속도로 나빠지던 시기와 일치한다. 단백질 공급이 부족해지면 뇌에 악영향을 주어 정신건강이 악화할 수 있다는 사실을 나중에 알고 나서 멍하니 충격을 받았던 기억이 난다. 이 책의 저자 역시 20년간 비건 식단을 유지하면서 우울증에 시달렸고 퇴행성 질환에 시달렸다. 모든 사람이 채식한다고 정신건강에 문제가 생기지 않는다. 다만 유전적으로 취약한 사람에게는 충분히 타격을 줄 수 있다.

그 이후로 피임약 없는 페미니즘이 가능한가? 과학 기술을 통해서 출산 시에 사망하는 산모의 숫자가 급감한 것은 어떻게 보아야 하는가? 과학 기술이 발전하면서 여성의 가사에서 해방되었고 교육의 기회가 늘어난 것은 어떻게 봐야 하는가? 지식기반 사회가 되어서 전쟁이 사라졌는데 전쟁 없는 평화상태가 아니라면 과연 페미니즘이 가능한가? 등등의 질문을 던지기 시작했다. 과학과 자유주의는 여성해방에 이바지했다는 결론을 내렸고, 에코 페미니즘은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결론을 내렸다.

그 이후로 동물권을 주장하는 사람들이 채식과 동물실험 금지 주장에도 점점 의문을 갖기 시작했다. 이 책은 그 의문들을 말끔히 해소해준다.

2.

내 삶이 전쟁터이자 전투의 함성이기를 원하고, 가부장제, 제국주의, 산업화, 그리고 모든 형태의 권력과 가학의 심장부를 겨냥하는 화살이 되길 바란다.

이 책을 읽으면서 매료되었던 부분 중 하나는 저자의 열정이다. 나 역시 한때 그런 삶을 꿈꿨었지만 그렇지 못했거든. 세상을 개혁시키기 위해서 세상을 위해서 내가 뭘 해야 할지 치열하고 치밀하게 고민하고 배우는 삶의 모습이 곳곳에서 드러난다.

저자는 농부이기도 했다. 다른 지역의 식자재를 운송하고 운송하기 위해 보존하는 등의 작업을 거치면서 환경이 많이 파괴되는 바람에 스스로 직접 농사를 지어 자신이 먹을 식량을 조달하려고 했고 그 상황에서 많은 깨달음을 얻는다.


동물 권리 옹호자들은 인간의 동물성을 끊임없이 불편해할 뿐 아니라 동물의 동물성마저 받아들이지 못한다. 그들이 가장 원하는 건 아마도 자연의 '본질적인 사악함' 즉 포식 관계에서 인간을 완전히 빼내고 동물도 함께 빼내는 것이다. 그들이 싸우는 대상은 바로 자연 그 자체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때도 있다.


채식하는 사람들의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사람들은 '사자와 사슴 사이에 장벽을 건설해서 사자가 사슴을 잡아먹지 않고 풀을 뜯어 먹도록 하자'는 이야기가 나오고 동조한다. 그러나 사자는 풀을 소화할 수 없다. 사자의 신체가 육식하도록 설계되어 있기 때문이다. 최근 트위터에서 고양이를 기르면서 고양이에게 채식 사료를 줘야 한다고 말하는 주장 역시 이와 일맥상통한다. 신체는 정신으로 개조할 수가 없다. 육식동물이 다른 동물을 가엾게 여긴다고 해서 육식동물의 신체가 바뀔 수 없다는 뜻이다. 내가 호흡할 때 이산화탄소를 내뿜어서 지구 온난화에 일조하는 것 같아 속상하다고 호흡할 때 산소를 내뿜을 수 없듯이. 흙 속에 살아 숨 쉬는 미생물부터 사자와 같은 최상의 포식 동물까지 서로 잡아먹고 먹히면서 생태계의 순환을 이루고 공존하는 것이 자연인데 그것을 부정하는 것이 과연 환경보호에 걸맞은가 하는 의문을 갖는다. 동물 권리주의 역시 인간 중심적인 사고라는 뜻이다.


멀리서 운송해 오는 값싼 식량 제품들은 유일하게 안정적으로 식량을 마련할 방법인 지역 식량 생산을 파괴하고 만다. 바로 이런 이유로 어떤 국제 원조 기구도 세계 기아 문제의 해결책으로 채식주의를 권고하지 않는 것이다.


저자는 흔히 알려진 '소가 먹는 곡물의 무게보다, 소가 생산하는 고기의 무게가 훨씬 적다'라면서 채식의 근거로 알려진 사실도 정확히 계산해낸다. 소가 풀을 먹는다면 환경파괴는 훨씬 덜해지고 밀과 고기의 열량과 영양소까지 고려한다면 육식이 비효율적이라고 판단할 이유가 없는 것이다. 채식과 육식의 여부보다 지역 기반의 식자재인지 아닌지가 더 중요하다. 세계 기아 문제의 해결에 채식주의는 도움을 주지 못한다.


곡물에 기초한 식단에는 전분과 당이 너무 많이 들어 있어 장에 과부하가 걸린다. 이로 인해 염증 반응이 일어나고 아직 소화되지 못한 음식을 내려보내는 악순환을 시작하게 되는데, 이 과정에서 렉틴 같은 물질이 혈액으로 흘러들어 간다. 이 렉틴은 위산에도, 소화 효소에도 분해되지 않는 식물성 단백질로, 이를 흡수한 체내의 면역 체계를 혼란시켜 우리 몸의 중요한 부분을 아군이 아니라 적군이라고 지목하게 만든다. 이로 인해 몸이 스스로를 공격하면서 크론병, 궤양성 대장염, 류머티즘성 관절염, 강직성 척추염, 전신성 홍반성 루푸스, 건선, 제1형 당뇨병, 사구체 신염, 다발성 경화증과 같은 자가 면역 질환의 위험이 증가한다. 갑상선염에서부터 피부 발진, 천식 등의 다른 질병을 앓을 가능성도 높아진다.


영양학적으로도 채식은 사람의 건강에 좋은 영향을 주지 못한다. 구석기 때부터 사람은 고기를 먹어왔고 잡식 동물로 진화해왔다. 내가 채소만 먹고 살고 싶다고 내 몸이 채소만 먹어도 건강할 수 있는 몸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선진국에서는 성장기의 청소년과 아동에게 채식을 강요하는 것도 학대 일부로 본다. 정말 채식이 건강에 좋다면 왜 병원식은 채식이 아닌가? 정말 정부가 학생들의 건강이 나빠지도록 하기 위해서 학교 급식을 채식으로 만들지 않은 것인가? 이러면 채식주의자들은 낙농업계의 로비라고 하면서 음모론을 주장한다. 그렇지만 그 음모론 때문에 채식하는 사람들이 유사과학과 유사의학에 더 많이 현혹된다고 생각했다. 정말 과학계 사람들이 모두 로비 때문에 채식을 약한 사람에게 권하지 않는 것일까?

3.

2번 항목에서 일부를 발췌하고 내 의견을 적어놓았지만, 이 책의 내용은 훨씬 더 방대하고 치밀한 근거와 논거를 갖춘다. 수많은 과학적 사실을 근거로 한다. 내가 채식을 하면서 찾아본 책들에서도 육식이 몸에 나쁘다는 근거 대부분은 과학적 근거가 희박했다.

과연 채식이 사회적으로 권장될만한 덕목인가? 라는 질문에 나는 아니라고 대답하고 싶다.

채식은 개인적인 만족일 뿐이지 사회적으로 긍정적인 영향을 주지 못한다. 저자가 말한 대로 자연적인 방식으로 지역 기반 농업이 환경문제와 기아문제를 해결하는데 훨씬 효과적이다. 사람의 건강에 좋지 못한 식단을 다른 사람에게 권하는 것이 과연 더 윤리적이라고 할 수 있나? 한국의 불교 스님들도 채식만 하면 몸이 약해진다는 사실을 알고 있어서 신자들에게 함부로 권하지 않는 현실이다.

국민에게 의료보장을 요구하는 이유는 인권의 문제이기도 하지만, 국민의 건강이 사회 전체의 건강과 직결되기 때문이기도 하다. 아편전쟁 이전 중국 사회가 어떻게 되었는지를 떠올려보고, 비만이 전염병도 아닌데 미국 정부가 왜 그렇게 비만율을 낮추려고 노력하는지 살펴보면 금방 알 수 있다. 정부에 의료보장을 요구할 때는 공중보건의 이유를 대면서, 채식을 권유할 때는 사람들의 건강에 일부 손실을 주더라도 동물의 생명이 우선이라고 주장하는 건 앞뒤가 맞지 않는다. 결국, 국민의 건강이 나빠지면 전부 의료보험 재정의 무리로 이어지는데 말이지.

채식이 사회적으로 권장되었을 때 그 결과도 우려된다. 동물권을 지지하면서 채식을 주장하는 사람 중 여성 비율이 높거든. 노동운동, 성 소수자 운동 등등 사회 운동 중에서 동물권 운동이 여성 성비가 가장 높은 편이다. 채식이 권장된다고 해도 여성들이 채식을 더 많이 하게 될 텐데 여성들의 건강을 과연 생각하고 있는 걸까? 한국 여권이 엉망이지만 그중에서도 괜찮은 것이 여성교육과 여성건강이거든. 다른 나라는 남녀 교육과 건강이 차이나는 경우가 많아서. 그런데도 한국 20대 여성 중에서 헌혈이 가능한 사람의 비율이 높지 않다. 대부분 철분 부족으로 피가 뜨니까. 이런 상황에서 영양소 부족으로 이어지기 쉬운 채식을 장려한다라.

나는 채식이 사회적으로 권장되어야 할 덕목이라는 점에 동의하지 않는다.

채식에 대해 고민하고 있는 사람이라면 꼭 한 번 읽어보기를 권합니다.

(18-07-06)


  1. 며용 2018.07.06 22:46

    논비건 식품의 맛을 못잃는 제가 비거니즘에 100% 공감하기는 힘들테고 페미니즘도 잘 모르겠는 저로서 에코 페미니즘까지 진도를 나가기는 힘들어 보입니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에코 페미니즘이 여성 권익 신장에 부합하느냐의 여부는 신중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논비건일지라도 모 국가의 고래사냥을 반대하고 크루얼티 프리에 공감할 수 있으며 공장식 축산을 규탄할 수도 있다는 점을 비거니스트들이 수용할 수 있었으면 합니다. 동물 카페는 빼박 문제지만 동물원의 경우에는 멸종 위기에 처한 동물들을 보호할 수 있다는 가능성도 열어두었으면 하고요. 그리고 체질 문제로 동물성 단백질이나 철분을 우선적으로 섭취해야하는 사람들도 있다는 사실, 인간이건 비인간동물이건 실험에 동원되어야하는(정확히 말하자면 동원이 불가피한) 영역이 아직 잔존한다는 점을 주지하였으면 합니다. 물론 비인간 육식동물의 식성을 걸고 넘어져서도 안되고요.

    하지만 비거니스트들이 비건 식단을 고수함으로서 생기는 영양 부족 문제를 타파하기 위한 노력 또한 사장되지 않기를 바랍니다. 비건 식단에서 칼슘 단백질 철분 등이 부족하기 쉽다고 지적받는데 해조류 브로콜리 두부 등으로 충분히 섭취할 수 있으며 배양육(이쪽은 논란의 여지가 있을지도 모릅니다) 및 식물성 고기도 꾸준히 개발되고 있으니까요. 그리고 채식 고집이 농업의 기형적인 발전과 환경 파괴를 초래한다는 의견도...논비건 사이클과 라이프 스타일을 유지했더라면 환경 파괴가 덜했을까요. 신념도 신념이지만 체질때문에 고기를 못먹는 사람도 있는데 그런 사람을 위한 공간이 한국의 학교와 기업에는 거의 없는 듯 합니다. 채식 식당도 요즘들어 늘고 있다지만 워낙 수가 적고요. 최소한 알레르기 체질의 사람을 위한 채식 공간의 확보에 대해서라도 사회의 공감대가 미약하게나마 형성되었으면 합니다.

    에코페미니즘은... 최소한 페미위키에 언급된 저서들이라도 읽은 뒤에 이야기해야 될 것 같지만 ‘마더 어스’ 스러운 구린 표현 및 발상은 집어던지더라도 몇몇 동물보호단체에서 여성의 성적대상화를 홍보 수단으로 삼는 등의 문제에 대해서 에코 페미니스트들이 보다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낼 여지가 있지 않나 싶습니다. 불법촬영 규탄 시위건 낙태죄 폐지 촉구 시위건 페미니즘 측면에서 어느 쪽이 더 좋고 덜 좋다고 섣부르게 판단할 수 없듯이 저 개인적으로는 에코 페미니즘에 대한 판단도 유보하고자 합니다.

    실례를 무릅쓰고 링크 첨부합니다. 만약 블로그에 글 쓰시기 전에 이 글을 읽으셨을 지도 모르겠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 한 번 참고해보셨음 합니다.
    http://m.ohmynews.com/NWS_Web/Mobile/ss_pg.aspx?CNTN_CD=A0001876457

    +)처음으로 루이보스티님의 블로그에 공개 댓글을 달았는데 하필이면 의견일치가 이루어지지 않는 내용인 것 같습니다.
    불쾌하셨다면 죄송합니다.

    • Favicon of https://roois.tistory.com 주인 루이보스 티 2018.07.07 22:38 신고

      며용님의 입장이 균형잡힌 입장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채식을 권하는 사람들이 채식을 하려면 부족한 영양을 보충하는 등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사실, 체질에 맞지 않을 수 있다는 사실 등등을 감추고 누구나 채식을 해야한다며 채식을 보편화하려는 시도에 반기를 드는 글입니다. 채식주의가 보편화되려면 보강되어야 할 점이 많음에도 섣불리 권하는 행위는 바람직하지 못합니다.

      며용님이 링크해주신 블로그 글을 잘 읽었습니다. 제가 책을 읽으면서 정신적으로 채식을 하려고 한다고 신체가 변하는게 아니라는걸 깨달았는데, 블로그에는 이와 관련된 이야기가 없습니다. 영향학적 이유- 채식주의에서 고대부터 인류가 육식을 해왔던 것을 키스는 인간 신체가 육식에 적합하다는 뜻으로 적었는데, 블로그는 육식'문화'전통의 부활로 받아들입니다.
      링크해주신 블로그의 저자가 역시 음식과 영양의 문제를 신체의 문제가 아니라 정신적인 문화의 문제로 생각한다고 생각되어 동의하기 힘듭니다.

      제 의견과 저는 다르기 때문에, 제 의견과 불일치한다고 해서 불쾌하지 않습니다. 언제나 며용님의 댓글을 환영합니다.

예고편: https://www.netflix.com/kr/title/80095900

<악플러는 꺼져주세요 시즌2>가 나왔다고 해서 넷플릭스에서 다시 결제했고, 시즌2도 3일 동안 봤다. 역시 내가 원하는 그림이 나오더라고.

드라마의 주인공 미란다 싱어는 자기 객관화가 전혀 되지 않는 사람이다. 우스꽝스러운 화장을 하고, 자신은 남들을 귀찮아하지만, 남들이 늘 자신에게 다가오고 싶어한다는 투의 표정과 몸짓은 기본이다. 심각한 음치에다가 다른 사람들에게 호의를 얻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도 모른다. 그러면서 유튜브 스타를 꿈꾼다.

미란다가 이렇게 자기 객관화가 안 되는 이유 중의 하나는 가족들의 보호다. 미란다가 자신은 특별한 존재라고 믿을 수 있도록 미란다의 가족들은 미란다에게 어떤 부정적인 말도 하지 않는다. 그래서 때로는 집 밖에서 자신을 대하는 사람들의 태도에 혼란스러워하기도 한다. 집 밖에 나가면 때로는 웃음거리가 되기도 하고 때로는 피해야 할 사람이 되기도 하거든. 미란다는 자신은 유명인이라는 자신의 설정과 세계에 심취해서 사는 사람이다.

그렇지만 미란다는 유튜브 스타가 되겠다는 일념으로 어설프지만 계속 뭔가를 한다. 미란다가 원하는 방향처럼 아름다운 스타로 소비되지는 않지만, 코미디언 캐릭터로 점차 명성을 얻어간다.

사람들에게 감히 추천할 자신은 없다. '민폐 캐릭터'를 싫어하는 사람들에게는 미란다가 그렇게 보일 수 있기 때문이다. 오히려 미란다의 동생 에밀리에 감정이입을 할 사람들이 더 많을지도 모른다. 다. 어떤 사람들은 캐릭터의 성격들이 지나치게 과장되어 있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나는 이 드라마의 캐릭터 설정들이 매우 현실적이라고 생각했다. 모든 것들을 엄마에게 떠맡기는 구조, 삼촌이라는 사람은 뭐 하나 하지 못하는 식충이지만 미란다를 응원해주고, 미란다는 그 특유의 성질로 가족들을 휘어잡고, 동생들은 미란다에게 휘둘리는 가족들이 짜증 나서 자신을 지원해줄 아버지에게 가고 싶어 하고 제 역할을 못 하는 엄마를 오히려 돌보려고 하고.

정상 가족도 아니고 막장 캐릭터들이라고 하면 막장 캐릭터들인데 장녀와 차녀 설정이라든지 가족 관계라든지 그 관계가 현실감 있게 다가오거든. 집은 과장될 정도로 늘 엉망인 상태인데, 삼촌은 자기가 정리를 하는 사람이 아니고 집이 어지럽든 말든 신경 쓰지 않는 사람이기 때문에 뭔가를 찾을 때 정리하면서 찾지 않고 늘 엉망으로 만들면서 찾는다. 근데 그걸 의식 못함. 이런 디테일들이 살아있어서 좋았다.

나는 요즘 이런 캐릭터들이 좋거든. 미란다 같은 캐릭터. 남들의 시선에 지나치게 예민하지 않은 캐릭터. 미란다는 인격이 훌륭한 게 아니라 그냥 자기 객관화능력이 없어서 그런 거지만. 어쨌든 간에 자기가 하고 싶은 건 계속하고 실제 피드백도 온다.

이 드라마는 사실 실제 이야기다. 미란다 역할을 맡은 배우는 유튜브에 자기가 최고인 줄 아는 비호감 캐릭터로 짧은 비디오를 올렸고, 사람들은 그 캐릭터가 실제 인물이라고 생각해서 비난하기도 하고 호감을 보이기도 하면서 유명해졌다. 그 캐릭터에게 스토리를 부여해서 만든 드라마가 바로 <악플러는 꺼져주세요>다. 그러니까 이 이야기는 실제 이야기이기도 한다는 것.

요즘 느끼는 건 사람은 계속 뭔가 하면 어쨌든 뭔가 된다는 것이다. 그래서 겁먹을 필요가 없다는 것. 나는 영원히 주제를 모르고 살 것이다 이 글을 지인 블로그에서 읽었는데 해방감이 들었거든. 나는 이런데 내가 해도 될까? 겁먹으면서 살 필요가 없지.

그런 사고방식은 자원이 부족했던 과거에나 통하던 사고방식임. 자원이 없으니까 소수에게 몰아줘야 하므로 잘난 사람에게 자원을 몰아주기 위해서, 못난 사람은 주제 파악하고 자원을 쓰지 말라고 했던 거. 한국 경제개발 시기에 돈이 없으니까 대기업, 제조업 우선 정책으로 제조기업들에 자원 몰아줬잖아. 가난했던 시기 한국에서는 장남에게 몰빵해서 장남만 대학 가게 하고 그런 식으로. 근데 지금은 자원이 넘쳐나는 시기임. 2010년에 기아와 영양실조로 죽은 사람이 총 100만 명인데, 비만으로 죽은 사람이 300만 명이었다는 사실 알아? 이제는 뭐 음식도 넘치고 누구나 유튜브로 자기 이야기 할 수 있는 시대지. 부족하고 모자란 사람이 시도해도 이제는 잘난 사람에게 갈 자원이 줄어들지 않으니까 마음껏 해도 되고 죄책감 느낄 필요가 없다고.

기회가 경제개발 때보다 줄어들었다고 하지만 줄어든 기회는 계층 상승의 기회다. 자아실현의 기회는 오히려 늘어남. 직업도 다양해지고 해볼 수 있는 것도 늘어났거든. 2010년대 중간 정도의 서민이 1980년대 상류층보다 평균수명 길고 더 나은 생활을 누리고 있을걸. 어떤 연구에 의하면 현대인들은 중세시대 하인 30명을 데리고 사는 귀족과 같다더라. 세탁기, 청소기, 하수도와 상수도, 편리한 난방시설 등등 그런 시스템이 갖춰진 거. 그래서 그렇게 생각해보면 굳이 계층상승에 목숨을 걸 필요가 있나 하는 생각이 들어. 그냥 내가 즐거운 거 하면서 살면 되지 않나. 복지제도도 점점 좋아지고 있어서 굶어 죽지는 않을 거 같은데.

마더 테레사도 비난받고 힐러리 클린턴도 과거에 말실수했던 흑역사가 있는데 내가 뭐라고 실수하지 않는 사람이 되려고 하나 싶은 생각도 한다. 다들 흑역사가 있는데 그 흑역사를 두려워해서 아무것도 하지 못하면 안 되니까.

영어를 배울 때면 바로 능숙한 영어 화자가 아니라 서투른 영어 화자가 될 각오를 해야 한다는 생각도 한다. 내가 능숙한 분야에서도 나는 서투른 시절을 거쳐왔고 누구나 서툴고 실수하는 시절은 거친다. 그걸 겁내서 아무것도 못 한다면 내 인생에 남는 건 없잖아.

자신이 확신이 있으면 밀어 붙여야 한다는 생각도 든다. 내가 이래서 남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주는 게 아닐까 겁먹지 말고. 요즘은 인권의식도 발전해서 남에게 피해를 주면 다 알아서 막히는 세상이다. 알아서 잡아가고. 남에게 물 뿌리는 것도 폭력이라고 판결 내려주는 세상에 살면서 내가 남에게 피해를 주는 거 아닐까 전전긍긍할 필요가 있겠나.

드라마에 나오는 미란다 싱어처럼 자기에게 찾아온 기회가 있으면 잡는 게 맞고, 자기가 원하는 게 있으면 하는 게 맞고. 아무것도 하지 않고 남을 조롱하고 비평하는 것보다는 그게 맞다고 생각한다. 나는 미란다 싱어같은 타입이 좋아.

(18-06-23)

  1. Latch 2018.06.27 17:58

    주인공의 얼굴이 어딘가 낯익다고 생각했는데, 예전에 온라인에서 알티 많이 탔던 "왜 여자들만 생리를 하는 저주에 걸린 것이냐, 신이 남자라서 그런 거냐? 이제부터 생리의 고통을 남자들도 겪게 해달라고 기도를 다 같이 드리자..."라고 말하는 동영상에서 봤었네요. 빨간 립스틱을 턱까지 발라놓고 광기 넘치게 눈물을 뚝뚝 흘리던 모습에 조금 겁을 먹었던 기억이... ㅎㅎ 특유의 진한 눈썹과 번득이는 안광이 인상적이었는데 드라마에도 나왔을 줄이야. 생긴 것부터 뭔가 마이웨이의 느낌이 나는데 드라마 한 번 보고 싶네요. 재미도 있을 것 같지만 무엇보다 필요 이상의 자기검열로 과도한 정신적 노동에 시달리는 현대인들에게도 유익한 내용일 것 같습니다. 쫄보 랫치에게 자신감과 용기를!

    • Favicon of https://roois.tistory.com 주인 루이보스 티 2018.07.01 02:32 신고

      랫치님 블로그에서 보니 반갑습니다. 맞아요, 빨간 립스틱 뿐만 아니라 짙은 눈썹도 무섭게 느껴지지요. 모두에게 자신감과 용기를!

  2. 구름 2018.12.14 11:16

    자기 객관화를 넘어서 자기 검열의 늪에 빠져있는 저에게 힘이 되는 글이네요. 감사합니다.


<베를린>, <범죄와의 전쟁>, <비스티 보이즈> 감독인 윤종빈의 졸업 작품. 영화가 2005년 개봉이었는데, 당시 영화제에서 상들을 휩쓸었고 평단의 평가가 매우 좋았다. 당시 막 떠오르기 시작했던 군인권 문제를 매우 사실적으로 다뤘다고 하면서 호평을 받았다.

<용서 받지 못한 자>가 호평 받은 이유는 <건축학 개론>과 비슷한 이유일 것이다. <건축학 개론>을 보며 첫사랑에게 찌질하게 굴었던 한국 남자들이 속죄 받은 기분을 느꼈듯이, <용서 받지 못한 자>를 보면서 군대에서 겪었던 딜레마와 트라우마에 속죄 받은 느낌이었겠지.

이 영화가 2005년 작품이니 당시 군 생활을 했던 사람들은 대체로 지금 마흔살 언저리일 것이다. 부대 내 총기 난사사건으로 군대 인권 문제가 화두가 되기 시작했던 당시. 이후 군대 내 환경 개선 노력이 있었으니 이 영화에 나온 모습들이 그대로일 것이라 생각하지 않는다. 영화 안에 나온 부조리한 모습은 여럿이 부딪힐 수 밖에 없는 빽빽한 공간, 외부와의 연락이 힘든 상황 등등 열악한 환경요인들도 한 몫을 했으니까.

영화에서 나온 성희롱, 가혹행위, 부조리한 문화가 더 섬뜩하게 느껴진 이유는 중년 남성 관객들의 웃음소리가 있었기 때문이다. 후임병이 성희롱 당하고 구타당하는 장면을 코미디 보듯이 보면서 웃고, 후임병을 괴롭히는 장면에서 선임병에 감정이입해서 웃는 모습이란. 심형래 코미디에서 사람을 때리는 장면이 주를 이룬다는 점을 생각하면 그 세대의 인권 감수성이 그 정도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군대 인권 문제의 가장 큰 걸림돌이 군에서 제대한 남성들이라는 주장이 설득력 있게 다가왔다.

군대 내 부조리한 문화가 싫지만 순응해야 살 수 있는 자신의 모습에 갈등하는 사람들을 보면서, 최근의 페미니스즘 논란으로 갈등을 겪는 여성들이 생각이 났다. 군대라는 부조리한 공간 안에서 어떻게 행동할 것인지를 고민하는 것과 여성혐오 사회라는 부조리한 사회 안에서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 고민하는 여성들이 다르게 느껴지지 않더라.

주인공은 두 명. 유태정은 부조리한 군대 내에서도 잘 적응하는 현실주의자. 선임들에게 적당히 아부도 하며 생존 전략을 능숙하게 구사한다. 후임병을 갈굴 때도 있지만 심각한 수준이 아니지. 이승영은 이상주의자. 군대 내의 부조리한 분위기에 반기를 들며 갈등을 일으킨다. 부조리한 군대 문화를 바꾸려고 하지만 결국 생존하기 위해 군대 문화에 물든다.

그 외에 인상에 남았던 인물형들은 수동과 허지훈. 수동은 군대 내의 부조리한 문화를 적극적으로 즐기는 사람이다. 사회에서는 열등감을 느낄만한 명문대 생도 후임으로 들어오면 괴롭힐 수 있고, 신발도 자기 손으로 챙기지 않는 권위적인 자신의 모습을 즐기며 후임병을 죄책감 없이 괴롭힌다. 허지훈은 어리버리한 인물로, 군대 내 부조리한 모습과 자신이 처한 환경에 적응하지 못해 자살한다.

군대를 가부장적인 사회로 놓고 각각의 인물형들을 최근의 페미니즘 유행어로 해석하면, 이승영 = 사회에 반기 들며 갈등을 일으키나 무력한 래디컬 페미니스트, 유태정 = 여성혐오 사회가 부조리한건 알지만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하는 흉자, 수동 = 가부장제에서 오는 반사 이익을 즐기는 소수의 최강 흉자, 허지훈 = 가부장제의 희생양 정도로 들 수 있을텐데.

나는 유태정의 스탠스도 나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군대 문화를 개혁하려는 노력을 하지 않았지만, 무작정 치고 나가서 실속없이 무너지는 이승영보다는 행복했으니까. 이승영은 유태정을 비난한다. 니가 군대에서 원만하게 잘 지냈다고, 니가 과연 잘 한 것 같냐고. 이런 비난도 유태정이 더 행복해보였기 때문에 할 수 있지.

그렇지만 영화 후반부에서 유태정도 군대 트라우마 때문에 제대 이후에 이승영을 만나는걸 피하고 싶었다는 사실이 밝혀진다. 군대 내 생활이 원만했어도 정신적 고통이 남았다는거지. 흉자들이 생각없이 행복하게 사는 것 같아도 가부장제에 상처받지 않고 살겠니.

여성혐오 사회에서 다른 여자 피를 빨아먹는 수동 같은 인물형 누가 있을까. 성노동 이론을 들먹이면서 다른 여자에게 성매매를 권유하는 포주, 가부장적 가정에서 며느리 위에 군림하는 권력을 누리려는 시어머니... 또 누가 있겠지. 혐오스러운 타입은 수동 같은 타입이지.

가장 비참한건 허지훈처럼 적응하지 못하고 자살해버리는 것. 허지훈보다는 수동이 낫습니다. 일단 여성이 살아남는게 더 중요하니까요. 어떤 여자든지 간에.

이 영화를 보면서 과연 여성혐오적 사회에 잘 적응하고 있다는 사실이 그 여성을 공격할 만한 이유가 될까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군대 생활에 잘 적응했던 유태정을 공격한다고 군대 인권 문제가 해결이 됩니까. 허지훈처럼 자살을 해야만 했나. 아니면 이승영처럼 계속 괴롭힘과 구타를 당했어야 했나. 군대 인권 문제는 군인 한 사람 한 사람의 저항이 아니라, 민관군이 함께 머리를 맞대고 개선책을 논의하는 구조적 개선을 통해서 나아지고 있습니다. 여성 혐오 문제도 여자 한 사람 한 사람이 고통받으며 저항한다고 되는 게 아니라, 구조적 문제 개선 등 해결책을 논의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어떻게든 살아남으려고 적응하고 있는 여자를 흉자라고 공격한다고 뭐가 달라지겠습니까.

(2018/06/05)

다른 글을 쓰려 했지만 오늘 갑자기 여초 커뮤니티에 소속되어서 있었던 일들에 분노가 밀려와서 이 글 부터 쓰기로.

일주일 이주 전쯤에 여초 커뮤니티를 다 탈퇴했습니다. 방탄 공식 카페만 남았어. 이게 다섯번째인가 그럴걸. 이제는 탈퇴하는데 갈등도 생기지 않더라고. 완전히 정이 떨어졌어. 이제까지는 탈퇴 이유에 탈퇴해야한다는 억지 의무감도 있었는데, 지금은 있어봤자 나에게 해가 된다는 확신이 생겼다.

나는 또래보다 꽤 일찍 컴퓨터를 접했고, 그래서 커뮤도 일찍 시작한 편이었다. 그래서 커뮤의 영향도 받았는데, 나에게 좋은 영향보다 악영향이 더 컸다.

온라인 커뮤니티는 사람들이 오프라인에서 하지 못한 속내를 털어놓는 곳이다. 꽤 재미있게 느껴지기도 하지만, 그 속내라는게 대부분 부정적 내용이잖아. 긍정적인 내용이면 오프라인에서 말하고 온라인까지 들고 오지 않지. 그런 부정적인 내용을 접하다보니 나까지 성격이 부정적으로 변하더라고.

나는 다른 사람들에게 휩쓸리고 싶었던 것 같다. 혼자 내가 원하는 걸 생각해서 밀고나갈 용기가 별로 없었다. 실패하는걸 두려워하는 타입이었다. 그래서 비슷한 생각을 하는 사람들끼리 뭉쳐있으면서 안심하고 싶었던 것 같다. 그렇지만 그 동안 진짜 내가 원하는 것이 뭔지, 내가 좋아하는게 뭔지를 다 잊었다. 커뮤 사람들이 좋아하는 것과 커뮤 사람들이 가야한다고 말하는 것을 내가 좋아하고 원하는 방향이라 믿었다.

커뮤니티에 회의감을 느꼈을 때도 많았다. 한미FTA에 쌍코카페에서 자유게시판에서 오로지 한미FTA이야기만 하고 다른 이야기는 하지 않는 것이 규칙이었다. 중요한 시국이나 한미 FTA만 이야기 해야한다고. 당시 이명박 정권이었는데, 이명박 퇴진 시위와 연결이 되어있었다. 근데 문제는 카페 회원들 대부분이 왜 정부가 한미FTA를 추진하는지 정확히 어떤 불이익이 있었는지 몰랐다. '어맹뿌가 나라를 팔려고 한미 FTA를 추진하는거라오' 이 말이 전부였다. 한미 FTA에 대한 건설적인 이야기보다는, 다른 주제로 이야기하는 사람을 저격하고 공격하는 글이 훨씬 더 많았다.

결국 내가 기사들을 뒤져가면서 한미 FTA를 하면 얻는 이익과 손해를 정리해서 게시글로 올렸고 다 함께 이야기해보자고 했다. 그러자 사람들 대부분이 '이제야 왜 FTA를 추진하는지 알겠고, 반대하는지도 알겠다'는 댓글이 수십개가 달렸다. 어떤 사람은 내가 FTA 찬성 측의 입장도 적었다면서 이명박의 프락치가 아니냐는 비난을 했다. 나에게 프락치라고 비난한 사람은 내가 글을 올리기 이전에는 이명박 정부가 왜 한미FTA를 추진하는지 한마디도 설명하지 못한 사람이었다. 그 사람의 입장에서는 FTA에 대한 정보 보다는 이명박 정부에 도움이 되는 사람인지 아닌지 인민재판하는게 더 중요했던거다.

한미 FTA는 체결되었다. 한미 FTA는 노무현 정권에서 본격적으로 협상을 시작했다. 스크린쿼터폐지 논란이 그래서 발생했고. 그런데 쌍코에서는 노무현 정권에서 시작한 것이라는 이야기를 했다가는 오히려 쫓겨날 수 있었다. 그리고 한미FTA 체결 이후 아이허브, 전자제품 직구 방법 노하우 글들이 올라오기 시작했다. FTA로 직구 이득을 본거라는 사실을 회원들이 알기는 했나. 그냥 FTA 반대를 외쳐야 한다는 분위기에 휩쓸린게 아니었나. 한미FTA가 뭔지 알기는 했었던건가. 정치에 관심있는 개념녀라는 딱지를 정당화하려고 다른 회원들을 공격하면서 반대해야한다고 강요하기만 했던게 아니었나. 그 카페에서 내 게시글에 제대로 반박한 사람이 없었다. 읽을만한 정보도 없었고. 이런 일들이 많았다.

여초 커뮤에서는 정치에 관심있다고 주장하는 사람이 많다. 정치에 관심있다고 하지만, 정치가 진짜 뭔지 모르는 사람이 많다. 국제관계, 사법질서, 입법과정, 정책, 정책에서 고려해야할 사항 등등이 뭔지 아무것도 모른다. 고등학교 정치 시간에 배우는 수준의 내용조차도. 오로지 그 사람들은 훌륭한 남자 후보 한 명을 찍어서 밀어주면 그 남자후보가 다 해 줄거라고 믿는다. 지금 문재인에 대한 맹목적 지지 역시 그와 관련되어 있다.

평창 올림픽 때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 문제로 문재인 정권이 비난 받자 소울드레서카페에는 '사실 남북 아이스하키 단일팀으로 전쟁을 몇 달 미룬거고, 전쟁이나면 중국이 북한을 먹을 수 있게 비밀 협약이 체결되어 있다'는 어이없는 음모론 글이 정치 말머리를 달고 올라왔다. 김어준 음모론이 상식적으로 보이는 이 질떨어지는 음모론은 또 뭘까. 그 게시글을 다른 카페에까지 퍼가서 문재인 정권이 중국이 북한을 먹지 못하도록 한거라는 유치한 글을 가지고 설득하려고 하기도 했다.

너무 한심하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았다. 수준이 점점 떨어지고 있구나 생각했다. 이전부터 수준은 떨어져왔지만. 여초 커뮤는 다수결의 폐해가 적나라하게 드러나는 곳이다. 중우정치라고 할까. 모든 사람이 같은 의결권을 가진다. 누군가가 수준 높은 글을 쓴다고 해도 댓글로 평가받는다. 카페의 지향점과 맞으면 유치하고 어이가 없어도 칭찬을 받고, 카페의 대체적인 의견과 다르면 수백개의 비난 댓글을 받아야 한다. 문재인 정권에 의문을 가지는 글은 아무리 의미 있는 글이라 한들 쫓겨나며, 다른 후보를 비난 하는 글은 아무리 수준이 낮은 글이라고 해도 칭찬을 받는다.

선거제도 논문과 기사들을 읽어가면서 열심히 글을 썼는데, 여촌야도 현상도 모르면서 마음에 안 든다고 화내는 사람들을 보면 기분이 어떨거 같나. 그렇지만 여초 커뮤에서는 모두가 동등한 사람이므로 동등한 의견 취급을 해줘야 한다. 대다수 의견과 반대되는 사람이 우선 나갈거고, 혼자 자신의 생각을 어디서든 펼칠 수 있는 사람도 질려서 나간다. 남는 사람은 비슷한 의견만 제시할 수 있고, 거기에 안심할 수 있는 사람이다. 그 사람이 쓰는 글들의 수준이 어떨까. 위에서 예를 든 중국이 북한을 먹을 까봐 남북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을 추진해야 한다는 글도 아마 그 맥락에서 나왔을 것이다. 아마 소울드레서에서는 문재인 대통령을 지지하는 글이니까 아무도 지적하지 않았겠지. 다른 사람이 보면 한심한 글이었는데도. 그러니까 오프라인에서 정치토론하면 다 지잖아. 카페에서 자기 좋은 글만 보다보니 오프라인 인식과 괴리가 생기고. 거기에 또 분노하고. 계속 카페에만 있으려고 하고.

읽을 만한 글을 쓰는 사람은 다 나가고, 다른 사람 검열하기 좋아하는 사람들만 남아서 서로를 검열해대는 판국이다. 트찔이라면서 트위터 사람들을 욕하지만, 트위터 사람들은 똑같은 1명이 아니라, 자기 계정을 운영하는 주체로서 각각 자신의 개성을 인정하고 자신의 타임라인을 만들면서 자기 생각을 전시한다. 모두가 같은 여론이어야 하다는 여초 커뮤와는 다르다. 다양성 면에서 트위터가 우월할 수 밖에 없고, 적어도 자기 전문직 내걸고 계정을 운영하는 사람이 많기에 소위 말하는 좆문가(아무것도 모르면서 아는척하는 사람)들이 함부로 말하기 힘든 환경이기도 하다. 그래서 결국 트위터에서 살고 있는 것 같다.

화장품, 옷 정보를 알아야겠다고 여초 커뮤에 있는 것을 정당화했던 시절도 있었다. 근데 패션에 자신이 있는 사람이 카페에 글을 올리면서 사도 되겠냐고 묻겠니? 자신이 원하는 스타일이고 좋은 옷이라는 확신이 있으면 사겠지. 결국 비슷한 사람끼리 서로 주고 받는건데. 차라리 옷가게 돌아다니면서 발품 파는게 더 낫더라. 화장도 전문가한테 돈 내고 메이크업 클래스 들으면서 추천받는게 훨씬 낫더라.

많은 정보도 필요하지 않았다. 실천하는 시간이 더 길기 때문에. 여행가고, 놀러가고, 공부하고 등등의 정보보다는 실천하는 시간이 더 긴데 그렇게 많은 정보가 필요하지가 않더라고. 네이버에만 쳐도 좋은 정보가 주르륵 나온다.

여초 카페 사람들은 상업성이 없이 오로지 열정으로만 만들어진 순수한 정보를 원하는데, 글쎄. 상업성 없이 그렇게 검열 좋아하고 까다로운 사람에게 왜 떠먹여주냐. 나도 해봤는데 질리더라고. 나에게 투자하는게 낫지. 보는 사람이 걸러야 한다. 상업성 없는 순수한 정보만 원하면서 대책없이 기다리는 것보단. 이 정보로 누군가 이득을 얻는게 아닐까 불안해하기 보다는.

국정원이 인터넷 커뮤에서 선동하는 이유는 영향력도 있지만, 선동이 잘 되는 사람들이 몰려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자신의 생각과 판단을 정립할 수 있는 사람이 있으면 그 선동이 먹혔을까.

최후의 보루는 배경화면 사진과 아이돌 사진이었다. 근데 핀터레스트 가입하니까 예쁜 사진 다 나오더라. 중요한 정보는 책에 다 있었고. 신문만 읽어도 전날 있었던 중요한 사건들을 분야별로 중요도에 맞게 편집까지 해서 배달해주는데.

그래서 다시는 여초 커뮤에 가고 싶지 않습니다. 이제는 거기서 얻을 정보가 없어서요. 책 읽고 내가 블로그에 정보를 생산하고 댓글로 교류하는게 맞지 않나 싶어요. 오늘도 '이런 글은 일기장에 쓰라'는 댓글이 달렸던데, 이 블로그가 제 일기장이랍니다. 게시판이나 커뮤에서 마음에 안 드는 글이 있을 때 '이런 글은 일기장에 써'이런 댓글 달던게 습관이 되어서 제 블로그에까지 그런 댓글을 다는건지.

두뇌가 아직은 말랑할 때 끊어야 커뮤 물을 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인터넷이 생활화 되어있기 때문에 완전히 끊는건 현대 사회에서 불가능하다고 봐요. 그래도 일주일에 하루 정도는 트위터 접속을 안 하려고 생각 중이기도 합니다. 블로그에 글을 털어 놓으면 기분이 편안해지기 때문에 확실히 긴 글이 주는 이점이 있더군요. 앞으로 블로그 포스팅은 더 자주할 예정입니다.

(2018-06-04)

  1. ㅇㅇ 2018.06.14 20:32

    루이님도 삼국카페 하셨었군요. 저도 그 카페 없으면 못사는 사람 중 1명이었습니다. 근데 제 생각과 다른 플로우로 흘러가게 되면 마음이 쓰이고 내가 잘못생각한건가? 하는 마음때문에 더이상 못하겠더라구요 특히 거긴 더그래요. 고인물중에 고인물. 고이다 못해 썩었는데 자기들만 몰라요. 실제로 연령층도 높아서 고집도 너무 쎄고. 근데 정보를 그 카페에서만 얻으니깐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도 모르고..

  2. ㅇㅇ 2018.09.07 23:10

    글 정말 잘 읽었습니다. 저도 여초 커뮤를 많이 했었는데 , 그냥 아무 생각 없이 댓글 읽으면서 이게 맞나보다 간단히 생각해버리고 그러는 습관이 많았던거 같아요.
    선동이 잘먹히기 때문에 커뮤에서 선동하는 거다 이부분에서 정말 무릎을 딱 쳤습니다. 제가 거의 마지막으로 하는 커뮤가 더쿠가 될 거 같은데 여기도 정말 말안통하고 선동잘되는 사람들 많아서 답답함을 느꼈습니다. 저도 서서히 줄여나가야 할 것 같네요. 좋은글 감사합니다

  3. ㅇㅇ 2018.11.05 01:29

    선동 측면에서 많이 공감이 가네요. 저는 외커라는 커뮤니티를 몇년 하다가 그 커뮤에서 여러 일 터지면서 관뒀는데 그 당시엔 sns도 아무 것도 안하고 커뮤니티도 거기만 하던 터라 속상했어요. 근데 시간이 지나고보니 커뮤 활동하면서 선동됬다고 해야하나? 싶은 게 뭔지 알겠더라고요. 나쁜 영향만 받은 건 아니지만 어떤 이슈 같은 게 있을 때 만약 그 커뮤니티 계속 뛰고있었다면 이렇게 생각했겠지 같은 게 있어서. 집단의 여론에 따라가게 되는 게... 나중에 생각하니까 무시 못할 거 같더라고요. 지금와서 생각해보니 소속감이 아주 컸던 거 같은데 전혀 누군지도 모르는 불특정 다수가 소속된 곳에 소속감을 느꼈다는 게 참 이상하기도 하고... 여러 생각이 들었어요. 그만 둘 때는 없으면 안될 거 같았는데 막상 그만둬보니 별로 상관 없더라고요. 요새는 트위터만 하는데 커뮤 시절보다 낫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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