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설리

여초커뮤 중독 수준이라 끊고 싶은데 맘대로 안돼서 미치겠어요.. 제가 덕질빼고는 딱히 취미도 없어서 커뮤 글 보는 게 인생의 낙이었거든요. 서서히라도 끊을 법 없을까요 진짜 한심하게 탈퇴는 또 못하겠네요.....

루이보스티

1일 전

익명님 안녕하세요.

저도 여초커뮤 중독수준이었던 적이 있어서 남 일 같지 않습니다. 익명님이 지금 상황을 자세하게 적어주시지 않아서 저도 자세한 조언을 드리기는 어렵네요. 여초커뮤중독 때문에 힘든점이나 부정적인 영향은 이미 알고 계시기 때문에 이런 질문을 적으셨을거라고 생각해요. 저도 공감합니다.

다만, 여초커뮤를 끊고 싶다고 무작정 끊으면서 인내심에 기대는건 별로 추천드리지 않습니다. 여초커뮤를 대체할 재미를 찾으시는게 훨씬 편하게 끊을 수 있고, 인생에도 더 도움이 되거든요. 여초커뮤에서 어떤 재미를 느끼시는지 생각해보고 그 재미를 옮겨가시면 어떨지요. 저는 그렇게 여초커뮤를 끊었거든요.

익명님의 정확한 상황을 알 수 없으니, 제 경험을 기준으로 말씀드릴게요. 제가 여초커뮤를 할 명분으로 저 스스로에게 내세웠던건 크게 세가지였던것 같아요. 이리저리 생각하기 싫고 그냥 사람들 사이에 휩쓸리고 싶은 마음, 정보를 얻는다는 명분, 사람들과의 대화요.

1. 이리저리 휩쓸리고 싶은 마음

이것저것 생각할 수록 막막하고 부정적이고 절망적이니까, 그냥 생각을 놓아버리게 되더라고요. 저는 그래서 그냥 여초 커뮤 글들을 읽으면서 커뮤 회원들이 주도하는 여론대로 생각하고 떠들면서 지냈던거 같아요.

저는 매일 일기를 쓰면서 이게 덜해졌어요. 제 생각이 여초 커뮤와 다르다는걸 알게 되었거든요. 제 생각과 여초 커뮤가 다른 지점이 있었는데, 그걸 여초 커뮤에 적었더니 악플 수백개 받아서 정떨어짐. 아마 익명님도 차근차근 자신의 생각을 정립해나가다보면 다같이 달리는 것보다는 자신만의 시각을 갖는게 더 뿌듯해지실거라고 믿어요.

2. 정보

화장품, 옷, 문화생활 등의 정보를 얻는다는 명분도 있었지요. 근데 실천에 옮겨보면 그렇게 많은 정보가 필요하지 않다는걸 알게 될겁니다. 그리고 여초커뮤의 정보라는게 생각보다 부실하다는 것도 알게 되실거에요.

전문가가 개설한 메이크업 클래스 한 번 수강했더니, 수년간 여초커뮤 눈팅하면서 모아둔 화장품과 배운 화장법이 너무 부질없게 느껴지더랍니다. 어렸을 때부터 종이신문을 보면서 자라다가 대학생이 되어 자취하면서 신문을 못봤었는데, 다시 신문 구독을 하니까 알겠더라구요. 종이 신문은 중요도에 따라서 지면 배치도 다 고려해주고, 세상의 대부분의 일을 종합적으로 보도해주니까. 여초 커뮤에서 논란이 되는 사건들은 진짜 사소한거고 지나치게 편중되어있고. 관련된 책 한권 읽는게 여초커뮤 100시간 한거보다 낫구나 하는 생각도 들고. 정보원을 다양하게 해보세요. 그러면 여초커뮤의 정보에 대한 집착이 사라지실거에요.

그리고 여초커뮤에서 'ㅇㅇ해야지'하면서 킵해둔 정보 하나두개만 실천해봐도, 시간이 많이 들어서 많은 정보보다는 실천하는 실천력이 더 중요하다는걸 알게 되어서 정보 집착이 사라지실거에요.

3. 친목

그냥 침대에 누워서 사람들과 이야기를 주고 받는게 재미있죠. 근데 직접 사람 만나서 이야기하는 것만 못하더라고요. 그리고 메신저로 가는것도 친목이라고 금지되지 않나요. 차라리 동호회나 종교활동 등으로 사람들을 만나고 나면 커뮤에서 이야기하는게 재미가 없더라고요. 커뮤하면서 이야기하는게 1의 재미라면 직접 사람들 만나서 이야기하는건 10의 재미.

점차 커뮤에서 얻는 것들을 외부에서 얻는 방향으로 가시는게 좋을듯 합니다. 그러면 인생이 훨씬 풍성해지실거에요.

(2018-04-15)

원문 링크: https://ask.fm/Amanda_Kim01/answers/147655775665


반응형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