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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말할게. 내가 방탄소년단에서 제일 싫어하는 멤버는 제이홉(정호석)이다. 정국이가 아니라고. 정국이는 입덕 멤버였다니까. 제이홉은 알아갈 때부터 탈덕할 때까지 쭈욱 싫었다. 딱히 정호석이 나에게 잘못한 것은 없다. 근데 싫다.
 
내 블로그 캐릭터 해석 중에서 정호석 캐해석이 왜 이렇게 빈약하냐고 묻는데 내가 정호석에 대해 생각하기 싫어서 떠오르는 것들만 써서 그렇다. 방탄 나오는 동영상을 볼 때도 정호석씨가 나오면 흐린 눈을 하고 봐서 데이터도 별로 없다. 원래 까질도 관심이 있어야 가능하다. 나는 정말... 정호석에게 아무런 관심을 주고 싶지 않았다.
 
모르겠다. 내가 김남준(RM)을 좋아한 이유 중의 하나는 얘가 사고도 거하게 쳤지만 수습하고 더 나은 인간이 되려고 노력하는 성장형 캐릭터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겉으로는 거만해보여도 속은 덜자랐고 스스로도 그걸 알고 있기에 성장하려고 노력하는 캐릭터. 거기에 나를 이입했고 점점 사랑은 깊어졌다.
 
근데 정호석씨는 완성된 캐릭터 같단 말이지. 별로 허세 떨지 않음. 그러니까 자신의 본 모습을 노출하는 것이 아주 편안함. 슈가(민윤기)는 속내를 말할 때 ‘그래 이게 나다! 어쩔래!’라고 말하면서 들이받는 느낌도 드는데, 정호석씨는 자신을 드러낼 때 불안해하지 않음. 딱히 꾸며서 보여주려고도 하지 않음. 이러려면 스스로에게 엄청 자신감이 있어야 이렇게 된단 말이야. 이런 면이 나를 돌아버리게 해.
 
나는 남자가 늘 여유있고 자신있으면 짜증남. 내가 뭘하든 당황하지 않고 편안하게 자신을 잃지 않는 남자? 존나 벽같음. 차라리 라떼는 말이야 노래부르는 꼰대가 더 나음. 내 자격지심이지. 합리적인 이유로 싫어하는게 아니잖아. 그렇다고 죄책감을 갖지는 않아. 어차피 정호석도 나를 싫어할텐데. 정호석이 나랑 같은 반이었으면 나한테 웃으면 용건을 말하기는 하겠지만 그 외에는 쳐다보지도 않을걸.
 
스스로에게 자신이 있으니까 욕심부리면서 무리한 언행을 하지 않아서 사고도 안 치고, 다른 사람에게 온화할 수 있음. 근데 그 자신감이 근거없는 자신감도 아니고 실제로도 성실하고 실력있고 본인도 그걸 알아. 자기만의 세계가 있는 타입도 아니라서 기준도 현실적임. 공허한 이상에 매달리지 않고 땅에 발을 딛고 노력하는 건실한 타입이라고. 사람들은 다들 좋아하는데 나랑만 서로 싫어해서 나랑만 친하지 않을 인싸임.
 
정호석이 차라리 뭘 잘못하면 그걸 까면서 내가 도덕적 우월감이라도 가질 수 있을텐데. 그렇지도 않죠. 정호석은 내가 동경하는 성품을 가졌지만 나랑은 친해질 수 없는 그런 존재라고 생각함. 그래서 정호석을 보거나 생각할 때마다 스트레스 받아. 내가 정호석에게 갖는 감정이 비틀려있다는 걸 아니까. 내 못난 모습이 자꾸 겹쳐보여. 패배자가 된 기분이 든다고.
 
나한테 정호석은 그런 존재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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