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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탄소년단 지민

나에게 방탄소년단 박지민은 나와 다른 사람이다. 그래서 좋아했고 그래서 싫어졌다. 이 블로그를 열었던 초기까지 지민이 내 최애였다. 그렇지만 얼마 가지 못해서 최애가 바뀌었지.

JTBC 〈냉장고를 부탁해〉에서 지민이 일주일 동안 한 끼만 먹었다고 했던가. 나는 그런 근성을 사랑했다. 성취해야만 만족을 할 수 있기 때문에 늘 성취하려고 노력한다는 인터뷰는 또 어떻고. 나에게는 그런 독기가 없다. 예전에는 있었을지 몰라도 최근의 나는 아니다. 그렇기에 나는 박지민을 동경했다. 타고난 조건이 완벽하지 못하다고 할지언정 내가 타고난 조건에서 최선의 결과를 만들어내는 인간을 어떻게 동경하지 않을 수 있단 말인가.

지민의 안티들이 '여우', '비게퍼'라고 부르는 속 보이는 행동들도 나는 그저 좋았다. 나는 사회성이 부족하달까, 다른 사람을 거의 의식하지 않기 때문에. 다른 사람에게 관심이 없어 잘 보이려고 노력을 해본 적도 없고 하지도 못하는데, 지민이는 어쨌든 하고 있잖아. 그래서 나는 방탄소년단 7명의 성격 중에 닮고 싶은 성격을 꼽으라면 지민의 성격이었다. 그래서 지민이가 좋았다.

그런데 점점 알겠더라. 나는 지민 같은 사람이 될 수 없다. 정확하게 어떤 말로 표현해야 할지는 모르겠지만 지민과 나는 다르다. 천성이 다르다고 해야 하나. 나는 지민보다 태형에 더 가까운 사람이다. 내가 노력해서 지민이 될 수 없다는 것을 알게 되자 지민이가 내 목표 인물이 아닌 타인으로 보이기 시작했다.

지민이가 타인으로 보이자 곁에 두고 싶은 성격이 아니더라고. 예를 들자면 오늘 제보를 받았는데, 동영상에서 정국이가 사고 난다고 걱정하자 지민이 '무슨 사고? 교통사고?'라고 받아쳤다면서. 정국이 교통사고 때문에 마음고생이 심했을 텐데 굳이 그런 말을 꺼내야 했나 하는 생각이 들더라. 이런 모습이 하나둘 보이기 시작하면서 지민을 예전만큼 좋아할 수 없었다.

다른 멤버가 눈에 들어오기 시작하자 지민이가 다른 멤버들에게 무조건 안전하지만은 않다는 생각이 들더라. 지민을 싫어하는 사람들이 지민의 어떤 점을 싫어하는지 공감하게 되었다. 지민이가 야망에 넘치고 부지런하고 다정한 성격이라고 생각해왔는데, 가끔 지민이가 가시 돋친 말을 웃으면서 할 때 마음이 복잡해지더라.

지민을 좋아하는 이유 중의 하나는 지민 팬덤이 캐릭터 해석을 잘했기 때문이었다. 강양이, 야망가, 여우 등등의 다양한 해석이 오갔다. 그런 다양한 캐릭터 해석이 재미있었다. 그런데 다른 팬덤이 지민을 견제하면서 비난하기 시작하자 팬덤 분위기도 얼어붙고 재미가 없어지더라고. 그래서 지민을 좋아할 이유가 하나 더 줄어들었다. 

그리하여 지민은 루이보스티에게 닮고는 싶지만, 곁에 두기는 싫은 한 때의 최애 멤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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