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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구석에서 키보드 배틀을 즐기는 루이보스티는 오늘도 상대방에게 ‘빡대가리'라는 인신공격을 들었습니다. 위의 짤에 나온 말처럼 인신공격을 하는 걸 보니 제게 동의했나봅니다. 상대를 공격하고 싶은데 반박하지 못하면 인신공격하니까요.
 
요즘은 ‘ㅇㅇ는 지능순'이라면서 어떤 행동을 하거나 하지 않는 것을 비난하고 싶을 때 상대방이 멍청해서 그렇다고 정신승리하는 패턴이 자주 보입니다. 그런데 사실 상대방의 이해력보다 말하는 사람의 표현력이 문제인 경우가 더 많습니다.
 
생각해보세요, 설득하고 싶었으나 설득에 실패한 사람이 손해인지 이해해도 득되는 것이 없어서 이해하지 않은 사람이 손해인지. 말을 하고 글을 쓰는 목적은 상대를 설득하기 위함입니다. 상대가 이해해서 거절하건 이해 못해서 거절하건 그 결과는 같고요.
 
상대방이 자신의 설득을 거절하면 자존심이 상해서 ‘내 말은 객관적으로도 옳은데 쟤가 멍청해서 내 말을 이해 못했다.’고 정신승리하는데, 제가 키보드 배틀을 떠보고 수많은 키보드 배틀을 관찰해본 결과 이해력보다 표현력이 부족한 경우가 더 많았습니다.
 
A라고 말해서 A를 비판해서 싸우다보면 ‘내가 하려던 말의 원래 뜻은 B였는데 그걸 이해못한 니가 나쁘다'로 흐르는 경우가 태반입니다. 처음부터 B라고 이야기하든가요. 독심술사가 아닌데 표현된 글과 말만 가지고 이야기해야지 속마음을 어떻게 압니까.
 
예전에 키배 뜰 때 다른 사람이 ‘너를 보면 국민들의 평균이 5등급이라는 말이 떠오른다'고 제게 모욕한 적이 있는데, 저는 아무런 타격도 받지 않았습니다. 저는 고등학교 시절 내내 모의고사와 수능에서 늘 언어영역 1등급이었으니까요. 저는 대학교수들이 각잡고 정제된 언어로 쓴 지문들 잘 독해합니다. 다만 저를 모욕한 그 사람이 조잡한 문장으로 자신의 말을 어설프게 써서 소통 오류가 난 것이죠.
 
‘나는 옳은 말을 하는데 다른 사람들이 멍청해서 동의하지 않는다'는 억울함이 심화되면 국민 개, 돼지론으로 흐릅니다. 왜 똑똑한 나는 1표이고 멍청한 다른 사람도 1표냐는 평등선거 원칙에까지 반기를 듭니다.
 
그런데 생각을 해봅시다. 과연 똑똑한 사람이 다른 사람을 멍청하다고 모욕할 일이 있을까요? 사회생활에서 인간관계의 중요성은 다들 잘 알테죠. 똑똑한 사람은 다른 사람의 감정을 굳이 상하게하지 않고도 잘 설득합니다. 다른 사람의 지적 수준을 의심하는 태도로는 다른 사람을 설득할 수 없어요.
 
다른 사람들이 멍청해서 내 고매한 의견을 못알아듣는다는 피해의식을 아인슈타인이나 링컨 같은 사람이 가졌을까요? 보통 머리 좋은 사람은 머리 좋은 사람을 알아봅니다. 머리 좋은 사람들 주변에는 머리 좋은 사람들이 붙게 됩니다. 링컨 같은 경우 뛰어난 정치력으로 사람들을 설득했고요.
 
상대방의 이해력 탓을 하지 말고 자신의 표현력 탓을 한 번 해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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