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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선


강성훈씨가 또 기사에 났다. 후배 아이돌 외모를 비하하고, 자신의 이상형 찾기 대회를 열었답니다. 팬클럽 캠프에서요. 논란 목록이 왜 이리도 많은지. 나무 위키에 적혀있는 논란 목록만 봐도 한가득하다.

나무위키 '강성훈/사건사고 및 논란 ' 목록


내가 초등학생 때 강성훈은 관종+오버 캐릭터였다. 메인보컬이었고 인터뷰도 도맡아 해서 인기가 많았다. 당시에도 강성훈 팬덤은 나이가 어리다는 이야기가 있었는데, 초등학생이던 나에게 얼마나 멋있어 보였는지 모른다. H.O.T가 점령했던 당시에 반에서 나 혼자만 젝키를 좋아했었다. 숨어서 좋아하다가 걸렸는데, 아무튼 내가 젝키를 좋아했던 걸 반 친구도 알았고 친척들도 알았고 아는 사람이 많았다.

젝키 팬들은 핑클을 싫어했다. 같은 기획사인데, 핑클에게는 많은 돈을 지원해주고 젝키에게는 돈을 지원 안 해준다나? 그런 이유였다. 젝키 팬이면서도 핑클이 너무나 예뻐서 핑클 동영상을 보고 노래를 듣고는 했던 나는 나 자신에게 혼란스러워했던 기억이 난다. 나는 젝키 팬인데 왜 핑클이 좋지? 핑클을 좋아해도 되나? 하면서.

내 단짝은 신화 팬이었는데 은근히 경쟁하기도 했다. 젝키는 해체했고 신화는 해체하지 않았으니까. 강성훈이 사기 고소를 당했을 때 그 단짝부터 생각이 나더라. '걔는 분명히 강성훈이라고 하면 나부터 떠올릴 텐데'이러면서. 그 이후에도 사기 고소 건이 연달아 보도될 때마다 나는 괴로워했다. 강성훈의 고소 뉴스를 보면서 나를 떠올릴 사람이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어서였다.

지인과 통화를 하면서 이야기했는데 과 CC 깨지고 나서 사람들 구설에 오르는 것과 같다고, 이래서 일코를 하나보다 하는 이야기였다. 아이돌 덕질이 유사 연애라지만 이런 것까지 비슷할 줄은 몰랐는데 말이지 하면서.

내 아이돌 보는 안목이 이 정도였나 싶기도 하다. 겁도 난다. 이런 캐릭터를 좋아하다니 진짜 이런 타입과 연애해서 패가망신하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다. 무한도전으로 젝키가 재결합한 이후에 다시 재입덕하지 않은 게 신의 한 수라고 생각한다. 초등학생 때지만 젝키 팬들이 좋은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아서 재입덕하기 꺼려지더라. 같은 무리에 다시 섞이고 싶은 생각이 들지 않았다.

초등학생 때 어리다고 무시당했던 것도 기분이 나쁘기도 했고, 정보를 가진 팬들끼리만 정보를 주고받아 소외당하는 느낌이 드는 게 싫어서 중고등 학생 때는 덕질을 하지 않았다. 그러니까 내 미성년자 시절의 덕질 기억은 강성훈뿐인데, 지금 이렇게 된 것이다. 시간이 너무 많이 지나서 사실 그때의 감정이 어땠는지는 잘 기억나지 않는다. 다만 나 자신과 다른 사람에게 부끄러울 뿐이다. 강성훈씨가 구설에 오르내릴 때마다 내 체면은 어떻게 되는 건가요.

이래서 일코를 해야하나봅니다. 일코의 중요성을 몰랐는데, 강성훈씨를 보면서 깨닫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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