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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를 아미라고 생각하시나요? 집단으로서가 아니라 방탄을 덕질하는 사람으로 본인을 자각하고 계시는지 궁금해요(뭔가 평론가 스탠스가 강해보여서)


7분 전

재미있는 질문이네요. 사람들이 제게 많이 궁금해 하는 질문 같기도 하고요. 트윗 하다보면 '너는 빠순이 아닌 줄 아냐'는 비아냥을 때때로 접하거든요.

질문에 답하자면 당연히 저 스스로를 아미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좀 특이해 보일 수는 있지만 덕질의 방식은 다양하니까요. 과거 다른 아이돌을 좋아했을 때, 다른 팬들이 주입해주는 이미지로만 좋아하다보니 나중에 그게 아니었다는 사실에 배신감이 크더라고요. 그래서 남에게 휩쓸리지 않고, 제가 생각한 대로 덕질해야 후회하지 않을 것 같아서 이런 저런 생각을 하면서 이미지 분석을 해나가는 거죠.

제가 덕후라는 생각이 없었다면, 여성혐오를 저지른 방탄을 좋아하는 자괴감을 주제로 블로그에 글을 세편이나 올렸겠습니까. 방탄소년단을 좋아하는 팬들의 가장 큰 갈등이 방탄소년단의 여성혐오다 보니, 저랑 같은 고민을 하는 아미들에게 쓰는 제 나름의 러브레터입니다. 저를 평론가라고 생각했으면 사실 관찰만하고 말았겠죠. 감정적 갈등과 아미로서 어떻게 봐야할지 깊게 생각해보지도 않았고, 따로 글도 쓰지 않았을 겁니다. 트윗 몇 번 하고 말죠.

평론가 스탠스였으면 '아미'라고 이름 부르지도 않아요. 그냥 '방탄소년단 팬덤', '방탄팬' 이렇게 부르면서 거리를 뒀겠죠.

스스로 덕후라는 인식은 있어요. 다만 제가 트윗에서 아미라고 비아냥 거릴 때는, 제가 아미들의 일반적 스탠스에 동의하지 않지만 컨트롤 할 수 없을 때 입니다. 제가 동조하기도 힘들고 컨트롤할 수도 없을 때, 제가 그들과 저를 일시적으로 분리하기 위함입니다. '한국인은 ㅇㅇ해'라면서 한국인이 한국인을 욕하듯이 말이지요.

팬덤에 속해있다는 것이 국적, 성적 지향과 같은 위계에 있는 정체성이 될 수는 없지요. 그러나 같은 아이돌이 주는 같은 환상을 공유하는 집단임을 부정하지는 않습니다. 그래서 다른 아미들과 같은 환상을 공유하고 있다는 동류의식은 있습니다. 제가 아미에 비판적이거나 비난할 때도 있지만요.

제가 평론가라고 생각했으면 굳이 멤버들 심리에 관심 없었을거에요. '성인인데 언제까지 사정 고려 해줘야되냐, 그냥 여혐 해결 못하면 다 본인 잘못이지' 이러면서 이해하려고도 하지 않았겠죠. 제가 다른 사람 잘못 지적하면서 비판하는 것에 더 익숙한 사람이라, 지금보다 훨씬 더 많이 비판/비난을 했을거에요. 애정이 있으니까 이래서 저럴까, 저래서 저럴까 머리 속으로 궁리하면서 캐릭터 해석으로 이해해보려는 것도 있고요.

(2018-03-23)

원문 링크: https://ask.fm/Amanda_Kim01/answers/147212713393


+) 그냥 아미 꼬리표 떼려고요. 그냥 방탄 관련 글 쓰는 사람으로 할게요. 2018.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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