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몬스타엑스 민혁

나는 지금 울릉도에 여행을 왔다. 오늘 재미있게 여행을 하는 도중에 메일이 오더라. 메일을 읽어봤는데 비밀번호가 변경되었고, 새로운 기기에서 접속을 했다니? 나는 여행하느라 트위터 접속을 안 하고 있었는데. 놀라서 비밀번호를 변경하려고 했는데, 이미 이메일까지 바꿔놓았다. 그래서 비밀번호도 변경할 수 없었다. 부랴부랴 고객센터에 짧은 영어로 몇 문장 적어서 보냈다. 그러니까 계정이 잠기더라.

트위터 친구는 내 계정이 목적이 아니라 아무 계정이나 해킹해서 판매하는 해킹범이라고 했다. 하지만 다음 한메일이 있는데 새 계정을 만드는 게 낫지, 굳이 해킹까지 해서 이메일을 바꾸는 건, 음. 내 계정이 목적이라는 뜻이 아닌가?

여행 중에 이 사실 때문에 유명한 폭포에서도 넋을 놓고 트위터 확인만 하고 있었다. 스팸 트윗을 올린 것은 아닌지, 내 트위터 친구에게 나로 가장해서 디엠을 보내는 건 아닌지, 이상한 개별 답글을 쓰는 것은 아닌지 신경이 쓰여서 스마트폰만 들여다보고 있었다. 비싼 교통비 들여서 여행지에 와서 말이지! 그런 나 자신에게 회의감이 다시 들었다. 트위터가 신경 쓰여서 여행을 제대로 못 하나요.

트위터 친구랑도 이야기해보고 스님과도 이야기를 해봤는데 트위터를 끊으라는 계시 같다. 얼마 전에 트위터 중독인 내가 싫다고 했잖아. 근데 사람은 떠나가기도 하고 붙기도 하는 거니까. 내 트위터 친구 한 분이

라고 말씀해 주기도 했어. 아주 좋은 말 아니니. 좋은 사람들 속에 있으려면 사람들의 바짓가랑이를 붙잡을 게 아니라, 내가 좋은 사람이 되면 되잖아. 그러면 사람들이 붙으니까. 이 말을 들으니 트위터를 떠나면 트위터 친구들을 다 잃게 될까 봐 불안해했던 마음이 진정되었어.

새로 계정을 생성하지 않을 거라는 이야기야. 계정이 풀리면 원래 계정을 정리할까 봐. 물론 변덕을 부려서 정리하지 않을 수도 있지만. 계정이 정지당해서 트윗을 할 수가 없으니까 사소한 것도 전시하고 싶어 하는 내 성향이 드러났어. 씻기 싫어서 누워있는데 이걸 다 트위터에 적고 싶어지더라고.

그리고 오늘 아침에 이런 트윗을 봤는데 반성도 되더라. 세상 통달한 척 트위터를 하고 있는데 실비보험도 들지 않은 나 자신이 참 서글프더군. 좀 더 공부해야 하는데 트위터 담론은 나에게 더 필요 없는 것 같아. 이상적인 이야기 말고 현실적인 이야기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어.

이런 트윗도 봤는데 음. 트위터에서 오가는 이야기들이 건강하지 않다는 생각을 다시 한번 확인하게 해줬고. <82년생 김지영>에 같이 환호하고, 세계 각국의 여성 인권을 말할 수 있는 곳이 트위터지만 그 점을 제외하고는 단점이 너무 많다.

여행 중에 펜과 종이 없이 줄줄 써 내려가는 글이라서 나도 내가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건지 정확히 모르겠지만, 계획과 실천의 연속인 여행을 하다 보니 성취감도 느끼고 기분이 좋아져서 트위터를 끊을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다는 이야기야. 이번 기회로 트위터를 끊을 수 있다면 참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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