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0.
오늘 봉사활동을 가야 했는데 잠만 잤다. 늦게 일어나서 식사하고 누워서 스마트폰을 하다가 절에 가서 스님이라도 만나야겠다고 생각했지. 그래서 스님을 만나서 다른 거사님과 함께 많은 이야기를 나눴는데 고민이 많이 풀린 느낌이다. 애먼 사람 붙잡고 징징거리지 말고 절에 열심히 나가야겠다.

1.
스마트폰 중독이 심해서 스마트폰, 인터넷 끊기 주간을 만들려다 실패했다고 말했다. 스님이 인터넷을 끊는 것에만 집착하기보다는 다른 채울 것을 찾아야 한다고 말씀하시더라. 내 절친인 마키님이 했던 말과 똑같아서 놀라웠고, 역시 그 방법이 정석이라는 생각이 들더라.

이번 주 주말에는 무조건 핑크 뮬리를 보러 가야겠다. 나에게 기쁨을 주는 방식이 인터넷으로 받는 관심과 아이돌밖에 없으니까 거기에 집착하게 되어서 내가 비틀리는 것 같다. 나에게 기쁨을 주는 채널을 다양화해야지. 나에게 기쁨을 주기에 게을러서 손쉽게 기쁨을 찾을 수 있는 인터넷과 아이돌에 집착했던 듯. 적어도 일주일에 한 번은 나에게 기쁨을 주는 아티스트 데이트를 다시 시작해야겠다.

마키님이 '중고나라를 이용하듯이 여초를 이용해라'라고 글을 썼다.([여초 커뮤 하지 마라] 3편. 불필요한 정보에 매몰된다. https://mykpoint.tistory.com/83 [v마키 티스토리v]) 그때는 무슨 말인지 잘 이해하지 못했는데 현생을 살아가는데 필요한 점이 있을 때 인터넷에서 도움을 받으라는 뜻이었음. 인터넷 속에서 삶을 살지 말고. 스님과 대화하는데 불현듯 이 생각이 떠올랐음. 인터넷 세상에서 나라는 정체성을 확립하는 게 뭐가 중요한가. 오늘 비슷한 트윗을 보기도 했는데, 인터넷에서 내가 다른 네티즌에게 페미니스트라는 인정을 받는 게 뭐가 중요하냐 싶음. 현실 속에서 잘 살아가는 여성의 모습을 다른 여성에게 보여주는 게 더 영향력 있잖아.

한 줄 요약: '현생에 필요해서 인터넷을 하는지, 인터넷을 하기 위해 인터넷을 하는지' 생각해보기


2.
법구경 <담마빠다>에서 좋은 사람을 만나야 행복하다는 구절이 나옴. 나는 이 구절이 잔인하다고 생각했어. '공부 못하는 애랑 놀지 말고 공부 잘하는 애랑 놀아라'하는 것과 뭐가 다르냐는 생각이 들어서. 이 생각을 말하니까 스님은 약한 사람은 주변의 영향을 많이 받을 수밖에 없다고 말하더라. 공감할 수밖에 없었음. 정신건강이 안 좋을수록 주변에 많이 휘둘렸으니까.

또 이 말이 중요한 이유는, 선한 사람을 곁에 두는 것 자체가 중요하기 때문이기도 하고, 아니면 선한 사람과 악한 사람을 분별하는 분별력을 키우기 위함이라는 말씀도 하심. 나는 나에게 잘해주는 사람이면 무조건 좋아하는데. 최근에 발생한 아이돌 사건에서 내 태도도 그랬고. 그래서 내가 사람을 판단하는 기준을 좀 바꿔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라.

거사님이 좋은 친구란 마음속에 걸리는 점이 없어야 좋은 친구라고 이야기도 해주셨고. 맞지. 마음에 담아둬야 하는 게 있으면 좋은 친구가 아니지. 마음 편하게 이야기 할 수 있어야 좋은 친구인 게 맞지.

한 줄 요약: 좋은 사람을 많이 사귀고, 선한 사람과 악한 사람을 분별하는 분별력을 키워라.

3.
인터넷을 끊으면서 블로그를 계속 운영해야 할지 말아야 할지도 고민이라고 했다. 내 블로그를 좋아하는 사람 반, 싫어하는 사람 반인 것 같다고 말하면서. 스님과 거사님은 사람들의 반응이 중요한 게 아니라, 나 자신이 블로그를 하면서 성장하고 있느냐가 중요한 거라고 했어. 자기 생각을 정리하고 바라보는 기회로 삼으면서 성장하면 계속하는 게 좋다고 했고. 성장하지 못한다면 계속하지 않는 게 좋다고 하셨지.

그 말을 들으면서 '아!'했다. 그게 정답이지 뭐. 다른 사람이 좋아하든 싫어하든 그 반응에 내가 너무 많은 무게를 싣는다는 생각도 들었고. 이런 면에서는 관심에 목매는 사람이고. 위에서도 적었듯이, 내 삶의 기쁨 중에 온라인 반응이 너무 많은 비중을 차지해서 그래. 현생에서 기쁨을 찾아야지.

내가 포스팅을 하면서 성장하고 있느냐, 아니냐의 기준에서 내 블로그를 바라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음. 내 생각을 정돈하고 선하고 올바르게 나아가는 수단으로 내 블로그를 활용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트위터를 하면서는 내가 성장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지 못함. 오히려 독해력이 퇴화한다고 느꼈음. 우울증 환자들의 트윗을 보면서 더 무기력해진다는 생각도 들었고. 불필요한 정치적 논쟁을 하느라 에너지와 시간을 빼앗긴다고 생각했고. 거기서 발생한 정치적 시각으로 나 자신을 자꾸만 재단하게 된다는 생각이 들었어. 위에서도 적었듯이 트위터 자아 '루이'가 페미니스트라면서 인정 투쟁이나 하는 거지. 현실 속 페미니즘적 실천이 중요한데. 그러니까 트위터는 하지 않는 게 나은 것 같다.

한 줄 요약: 어떤 행위를 할까 말까 고민될 때는, 이게 나의 성장에 도움이 되는가 아닌가부터 먼저 생각하자.

4.
고뇌하지 않는 사람이 행복하다는 구절이 <담마빠다>에 나옴. 근데 고뇌하는 사람들에 의해 세상이 발전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서 질문함. 그러니까 고뇌를 어떻게 정의하느냐에 따라 다르다고 하더라. 내 말처럼 세상이 발전하기도 하지만 자신의 고뇌에 스트레스받아서 걸려 넘어지는 사람이 있다고. 이 점은 나에게 명쾌하게 다가오지 않아서 그냥 넘김.

5.
위에서도 블로그를 해야 하는가 말아야 하는가의 판단 기준을 '나의 성장'에 두듯이 내가 어제보다 성장했는가를 늘 생각해야 한다고 말씀하심. 그때그때 행복하면 되었다고 생각하는 게 아니라 성장이 있어야 한다는 말을 절에서 들으니까 신기했음. 근데 그 말이 맞아. 나는 이 나이 먹도록 성장을 제대로 못 했다. 그러니 지금 이 모양이지. 행복하면 다 된 거라는 행복 만능주의에 빠지면 사람이 성장을 못 함. 성장에서 오는 행복감도 분명 있고. 그러니까 내가 성장하고 있는지 체크하는 게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음.

6.
이랬다. 오늘 하루는. 좋은 대화를 많이 나누면서 일주일을 좋게 마무리해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온종일 인터넷만 했으면 자책했겠지. 그래도 방 청소도 하고 빨래도 걷고 스님과 대화도 했다. 이 정도도 나아진 거지.

콘서타를 복용해서 그런가 싶기도 하고. 오늘 '고지능 ADHD 환자는 고등학생 때까지 높은 지능으로 버티다가, 성인이 되면 무너져서 인생이 망가지는 것 같다. 평범한 사람이 조기 발견해서 치료 잘 받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고 하는 데 공감했다. 내 인생이 그랬기 때문에.

트위터(또 트위터)에서 추천받은 ADHD가 주제인 책을 구매했다. 부디 내 질병을 잘 이해하고 치료를 잘 받을 수 있기를 바란다. <필링 굿>은 내가 미니멀리즘을 한다며 책을 많이 버리고 남겨둔 30권의 책 중 한 권인데 정말 여기저기서 추천을 많이 한다. 근데 내가 안 읽어. 빨리 읽어야지. 이제 심리 관련 책 읽는 것도 지겹다. 우울증이 심각할 때 우울증 관련 책을 너무 읽어서 그런가.

인터넷에서 검색해보니까 웰부트린이 ADHD에 약한 효과가 있대. 내가 웰부트린을 먹을 때 타인 조망이 가능해졌었는데. 아무것도 못 하던 내가 웰부트린을 먹으면서 다이어리에 계획을 세우고 할 일을 하는 것이 가능해졌다. ADHD 증상이 많이 호전되면 그때 생각해보자.

7.
일기를 쓰면서 2020년 다이어리를 주문하기로 계획한 것이 떠올라서 주문하고 왔다. 갑자기 노란색이 끌려서 2020년은 노란색 다이어리와 함께하기로.

포에버21 대란 때 지른 옷들은 아직도 도착하지 않았다. 아마 이번 달 말에나 도착할 것 같은데 취소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 중입니다. 싸기는 한데. 입을 수 있을지 모르겠어.

<82년생 김지영>을 빨리 봐야 하는데. 이번 주에 핑크 뮬리 보고 영화도 보고 그래야겠다. 이번 달은 뿌리 염색을 해야 합니다. 9월에 뿌리염색을 한 미용실에서 하려고. 머리를 괜찮게 하는 미용실을 찾은 것 같아서 기분이 좋습니다. 실손보험에도 가입해야 합니다. 가다실9도 꼭 맞아야 하고요.

헬스장 이용권 기간이 끝나가니 이제는 헬스장에서 요가원으로 옮길까 봐요. 역시 나는 헬스보다는 요가가 더 어울립니다. 물론 헬스장의 샤워 시설은 그립겠지만요. 집에서 샤워하면 되니까.

엄마가 삼다수 500mL를 잔뜩 사 오시는 바람에 이번 달 브리타 정수기 필터를 교체한 게 아깝게 되었습니다. 그래도 삼다수가 더 맛있으니까 괜찮아.

투약 일기를 잘 써서 병원에 들고 가야겠습니다. 지금 콘서타 36mg을 먹는데 이 용량이 나에게 잘 맞는지 모르겠어.

계획을 잘 세우는 습관이 길러졌으면 좋겠습니다. 그 계획을 잘 실천하고 공부도 잘해서 안정적인 직장을 가질 수 있었으면 좋겠고요.

반응형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