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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에서 멀어졌다고 선언해놓고 설 연휴동안 인터넷만 주야장천 하고 있다. 갑자기 그동안의 내 인터넷 흑역사를 고백하고 싶어져서 쓴다.

내가 워마드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 이유는 내가 워마드 회원이었기 때문이다. 내가 워마드를 한 적이 없었다면 별로 워마드를 싫어하지 않았을 것이다. 페미니즘 사이트 정도로 이해해서 열심히 옹호했을 것. 그러나 워마드를 하면 할수록 환멸이 나서 사이트를 나왔음.

워마드가 임시 카페였던 시절에 넥슨의 성차별 논란이 불거졌다. 워마드에서 넥슨 시위를 한다고 했고 나는 거기에 힘을 보태고 싶었다. 당시에 워마드 회원들의 주장은 워마드가 악행을 저지를수록 워마드가 아닌 여자들에게 더 관대해지기 때문에 워마드는 악명을 떨쳐야 한다는 것이었다. 넥슨 시위는 좋은 일이기 때문에 워마드에서 한다고 알려지면 안된대. '한 뜻있는 시민'이 주최하는 걸로 하재.

나는 그 당시에 트위터를 하고 있었기 때문에 페미니즘 친화적인 트위터 네임드들에게 홍보를 부탁한다는 멘션을 계속 작성했다. 그런데 운동권에서도 넥슨의 성차별 문제 시위를 계획하고 홍보하는 거야. 그래서 혼선이 빚어졌음. 나는 트위터에서 홍보하면서 이게 뭔가 싶었지. 운동권은 그래도 단체명이라도 밝히는데, 워마드발 시위는 주최자도 감춤.

내가 홍보를 하면서도 이상한 거야. ‘한 뜻있는 시민이라고 하면 도대체 그 시민이 사이비 종교 교주인지 다단계 판매업자인지 무슨 시민인지 알게 뭐냐. 나는 한 뜻있는 시민이라고만 자칭하면서 모든 걸 밝히기 꺼리는 주최자가 주최하는 시위랑 운동권이 주최하는 시위랑 어디 나갈래 물어보면 그냥 운동권이 주최하는 시위 나감. 운동권은 주최 목적이라도 알 수 있지 익명의 시위자가 그 시위를 어떻게 이용할지 어떻게 알아.

그래서 워마드 카페에 가서 주최가 불명확하다, 주최를 밝혀야 홍보가 더 잘 될거다그랬지. 그러니까 워마드 회원들 왈, ‘자기 홍보하기 창피하다고 징징댄다고 폄하하면서 무시하데. 자기들은 홍보도 안하고 워마드 카페에서 악성 게시물만 생성해대는 주제에 시위 홍보하고 있는 나에게 비아냥거리는 게 어이가 없었음.

그리고 내가 의견 제시한 후랑 전이랑 말이 바뀜. 그 근거가 180도 바뀌었거든. 근데 결론은 워마드발 시위라고 말해서는 안된다는 거였음. 내가 어이가 없어서 불과 며칠 전 게시글 캡처를 사진으로 올리니까 활중 당함. 왜 이렇게 익명성에 목숨을 거는지 이해할 수가 없더라. 사회변혁 수단인 시위 활성화보다 자신들의 익명성을 지키는 게 더 중요했던 거지.

요새 트위터에서는 운동권이 넥슨 시위 방해했다는 기억 조작 시도가 횡행하더라. 아니요, 그렇지 않습니다. 워마드 회원들은 당시 이사 카페에 눌러 앉아서 악성 게시글만 생성하고 있었고요, 홍보를 하고자 했던 사람들은 시위의 주최를 감춰야 한다는 사실 때문에 제대로 홍보하기도 어려웠어요.

익명성 말이 나온 김에 이야기를 더 해보자면 워마드 때문에 페미니즘 이미지가 더 안 좋아지고 페미니스트들이 페미니스트라는 걸 밝히기 더 어려워짐. 페미니스트라고 밝히면 사회에서 탄압을 당한다 어쩐다 하는데, 그러면 얼굴까고 1950년대 축첩 반대시위 했던 여자들은 뭐고 2000년대 초반 호주제 폐지 운동을 했던 여자들은 뭐임? 신이냐?

자기가 사회생활을 할 때 불이익을 볼 수 있으면 밝히지 않아도 되겠지. 그런데 인터넷 상에서마저 자기가 페미니스트라는 걸 숨기고 싶어서 전전긍긍하는 애들은 도대체 뭐임? 워마드를 완전한 익명 사이트로 만들려는 시도 자체가 어이가 없었음. 완전한 익명 사이트를 필요로 하는 사람은 페미니스트들이 아니라 범죄자 아님? 완전한 익명 사이트를 만들면 범죄자가 꼬이는 건 당연하지.

워마드의 소아성애 논란만 봐도 그렇지. 나는 워마드에서 남자 어린이 소아성애 논란을 일으키는 데 기여한 사람들 100%가 남혐러일 거라고 생각하지 않음. 분명히 소아성애자가 끼어있음. 명분이 무엇이든 간에 남자 어린이를 성적 대상화하면서 논다? 그러면 갈 곳 없었던 소아성애자가 쫓아올 수밖에 없음.

사회 변혁을 하려면 사회와 소통을 하는 건 당연한 건데, 워마드는 그 점을 잊어버리고 사회에서 고립되는 길을 택했음. 자신들끼리 기괴한 언어로 방언하면서 사회적 질서를 어지럽히는 길 말이지. 이게 사이비 종교 집단과 다를 게 뭐냐. 사회와 유리된 집단일수록 오히려 사회보다 질이 떨어질 확률이 더 높음. 자신들은 더러운 사회에서 떨어져서 이상 세계를 만들겠다고 하는데 그런 시도가 성공한 사례가 있습니까. 사이비 종교 몇 곳이 그런 생각으로 폐쇄적인 커뮤니티를 형성하는데, 교주만의 유토피아가 되는 거 보고도 아무런 생각이 안 드나.

인터넷 중독 20년 인생을 살아오면서 느끼는 거지만 커뮤니티가 폐쇄적일수록 익명성에 집착할수록 사용자들의 질이 떨어짐. 어차피 닉네임으로 활동하는데 자기 닉네임도 걸지 못하고 말하는 사람이 자신의 말에 책임지려고 하겠니. 완전한 익명성을 추구하는 사람일수록 그래. 임시 대피소에서는 아예 대놓고 쓰레기같이 말하는 게시판도 있었고, 폐쇄적인 여초일수록 피해의식과 강박 가진 사람이 많더라. 쓰레기같이 말하고 싶어 하는 사람이랑, 피해의식 있는 사람은 당연히 폐쇄적인 곳을 찾지요. 근데 사회생활 잘 하고 자신의 삶에 부끄러운 게 없는 사람이 굳이 힘들게 노력해가면서 폐쇄적인 익명 커뮤니티를 찾을 필요가 있을까? 질이 떨어질 수밖에 없는 구조임.

아니면 정말 진심으로 우리가 악행을 저지르고 악명을 떨쳐서 여성들의 자유의 폭을 넓히겠다는 포부였으면 진짜 그렇게 하든가. 시위 주최에 워마드 이름 걸어놓는 것도 무섭다고 덜덜 떨면서 어떻게 범죄는 그렇게 잘 저지른대. 그리고 구차하게 무슨 여성의 인권 때문에 범죄를 저질렀다고 변명이나 하고 앉아있고. 스스로는 자기를 법과 질서를 무시하는 Bad ass라고 생각하는데 하는 짓 보면 찌질하기가 그지없음. 워마드 사이트 체계가 질 떨어지는 사람들이 모일 수밖에 없음.

그래놓고 양성 쓰기 운동하면서 개명하고 얼굴 다 드러내고 여성 운동한 여성운동가 출신 진선미나 남인순 까는 거 보면 어이가 없어요. 손가락 놀리는 것 밖에 못하면서. 나는 걔들이 무슨 자신감으로 실제 여성운동을 한 여성운동가의 한계 지적하면서 비난하는지 모르겠음. 자기는 닉네임조차 걸지 못해서 익명 사이트에 숨어 살면서 말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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