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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가 채용시장에서 차별받는건 기성세대 여자가 못나서 그렇대


24시간 동안 트위터를 끊고 돌아왔는데 이런 트윗이 있더라. 이 트윗은 한국 남자가 쓴 트윗이 아니다. 무려 래디컬 페미니스트가 쓴 트윗임. 팔로워가 1만이 넘는 대표적인 트위터 래디컬 페미계정임. 한남(한국 남자의 줄임말)들도 어이가 없었는지 ‘한 바퀴 돌아서 개저씨됐다'고 하더라.
 
저 트윗의 내용은 지금 채용시장에서 여성이 차별받는 이유가 기성세대 여성들의 행적때문이라고 주장하는거잖아. 페미니스트라면서 어떻게 이런 망발을 할 수 있는지 어이없어서 진짜 숨이 잘 안쉬어짐.
 
일단, 2000년대까지만해도 남자가 프로포즈하면서 여자에게 직장일 그만두기를 강요하는  상황에 문제의식을 갖지 않는 사회분위기였어. 일일 드라마의 갈등 요소로 자주 등장할 정도로. 우리 엄마만 해도 아빠의 일 그만두고 가사와 양육에 충실한 전업주부가 되라는 요구를 거부하고 싸워가면서 엄마의 커리어를 지켰거든. 결혼과 출산을 하고 나서도 커리어를 유지한 여자가 대단한거지 그만 둔 여자를 욕할 수는 없어.
 
그리고 고용주가 여성에게 남성과 같은 취업기회를 제공했던 적이 없어. 동아제약 성차별 채용 같은 일들이 페미니즘이 리부트되고 나서야 문제가 된거지, 예전에는 당연하게 생각했다고. 여성을 많이 뽑는다고 하는 대기업도 30%이하로 여성 채용인원을 제한했고, IMF 등 경제 위기가 왔을 때도 ‘남자는 가장이라 가족을 먹여살려야 하니까 여자가 나가라'면서 당연하게 여성을 먼저 해고했다고. 좋은 직장에서 여자들이 일하기 싫어서 그만둔 경우가 많겠냐 밀려난 경우가 많겠냐. 직장내 성폭행이 일어나도 주가가 떨어지지 않는 사회에서.
 
기성세대 여자가 일을 제대로 안해서 이렇게 되었다고 하는데, 여자들은 직장일하면서 집안일까지 도맡아했어요. 노동량은 남자보다 더 많았다고요. 만약 직장에서 여자가 월급 100만원 받으면서 400만원어치 일을 해서 우수사원이 되었다 한들, 여성들에 대한 처우가 올라가냐? 윤서인이야? 자기가 받은 액수보다 일을 더 많이하면 고용주가 미안해하면서 월급을 올려주고 채용을 더 많이하냐?
 
저 트윗 작성자는 세상 성차별은 자기가 다 당하고 있고 기성세대 여성들은 성평등한 사회에 살았을거라는 전제로 글을 썼는데, 지금 랟펨이 ‘한국 사회는 비혼 여성에게 각박하다'라고 염불을 외우고 있잖아. 그러면 과거 한국 사회에서 비혼 여성은 더 힘들었겠다고 생각을 하는게 당연하지 않아? 그런 사회라면 여성의 삶에서 가정이 차지하는 지분이 높을 수밖에 없겠지.
 
너무 어이없어. 지금 페미들이 비혼비출산 외칠 수 있는 것도 기성세대 여성들이 영역을 넓혀왔기 때문에 가능한거 아니냐. 지금 페미가 60년대생이면 지금처럼 페미를 대중적으로 할 수 있었겠냐. 딸은 대학 안 보내는 집안도 많았던 시기인데. 자기만 성차별 받는 줄 알아. 기성세대 여성들이 더 많은 차별을 받았음에도 계속 버텨왔고 그래서 이만큼 진보한거라고. 지가 대학 교육까지 받고 채용시장에 나갈 수 있고 페미할 수 있는 권리가 하늘에서 뚝 떨어진 줄 알아. 돌아버리겠어.
 
페미고 뭐고 다른 여자를 존중하는 법을 좀 배워봐... 니가 성차별 철폐 안해서 내가 차별받는다 징징거리지 말고, 성차별하는 사람 앞에가서 말해. 너만 성차별 피해자 아니고 다른 여자들도 성차별 피해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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