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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움 구경하느라 달려가는 내 모습


일주일 내내 트위터에서 일어난 싸움에 과몰입하느라 한심하게도 내 할 일을 제대로 하지 못했음. 그리고 싸움을 지켜보면서 나의 지난 날들이 한심했다는 걸 깨달음.
 
싸움의 발단은 설명하기 복잡하고, 싸움이 길어지면서 서로의 약점을 폭로하는 전개로 이어졌어. 지켜보는 사람들은 트위터에서의 모습과 실제 모습의 차이에 놀라움을 표했고. 싸움에 얽힌 사람들 대부분을 지켜봐 온 나로서는 싸움 과정에서 나오는 말들이 너무 재미있었지. 내가 기억하는 모습들도 떠들었고. 그러다가 유명한 쌈닭에게 시비가 걸렸다.
 
나한테 시비 건 사람은 욕쟁이 할머니 같은 사람인데, 그 사람에게 ‘이간질하기를 좋아한다.’는 소리를 듣고 거짓말쟁이로 몰리니까 갑자기 현실을 자각하게 되더라. 똥묻은 개에게 더럽다는 소리 들으면 어이없으면서도 ‘내가 그렇게 더럽나?’하는 생각이 들듯이.
 
이 싸움은 10년 가까운 시간 동안 얽힌 관계와 감정들이 충돌한 싸움이었거든. 근데 나는 등장인물들을 다 알고 있는거야. 그 동안 내가 트위터를 얼마나 열심히했는지 알겠지? 내가 트위터하듯이 공부했으면 고시도 합격했을걸. 차라리 독서를 했으면 머리에 든 지식이라도많아졌을텐텐데. 지식과 경험 대신에 나는 트잉여들의 행적을 얻은 것임. 시간과 에너지를 갖다 버린거지.
 
그리고 이러다 나까지 고소고발당하는 거 아닌가 무섭기도 했어. 걸면 걸리는 법인데 내가 너무 신나서 손가락 잘못 놀린 것 같아서 무서워지기도 했고. 외부인이 보기에는 폭로전 벌이는 사람이나 신나서 싸움구경하는 나나 별 차이도 없을텐데. 그런 ‘추접한 모습'을 노출한 것도 창피했고.
 
1020세대들은 싸움에 엮이기 싫어하는 걸 보면서 나도 늙었다는 생각도 들고. 라떼는 유명한 사람들이었는데 1020세대들은 모르더라니까. 더 이상 내가 트위터의 주류 세대가 아니라는 사실을 깨닫고 나니 좀 더 겸손해지더라. 나는 트위터에서는 한 발 물러나서 현실 인생이나 잘 살아야겠더라.
 
트위터에서 똑똑한 척 해봤자 현실에서 잘 살고 있는 사람이 승리자라는 사실도 다시 한 번 느꼈고. 트위터하는 시간을 줄여야겠다고 3957284번째 다짐했어. 대신 독서와 운동을 해야겠다고 생각했지.남들 싸움에 너무 신나하는 모습도 보이지 않으려고.
 
이 글을 읽는 분들 모두 현생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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