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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울> 포스터

 

애니메이션 영화 <소울>을 보았다. 내 트위터 타임라인에 감명 깊게 봤다는 이야기들이 계속 올라와서 호기심이 생겼다. 아무런 정보도 없이 봤는데 꽤 좋은 영화였다.

 중학교 밴드부 교사인 조는 재즈를 사랑한다. 늘 좋은 무대에 서고 싶어 한다. 그러던 차에 좋은 기회를 얻었으나 사고 때문에 기회를 놓칠 위기에 처한다. 영혼의 세계에 떨어진 것이다. 22번 영혼과 모험을 하면서 삶의 준비란 인생의 목적 찾기가 아니라 일상을 즐길 줄 아는 것임을 깨닫는다. 조는 꿈에 그리던 무대를 하고, 22번 영혼에게 지구의 삶을 주고 싶어 다시 한 번 모험을 떠나고 다시 돌아온다.

 22번 영혼은 모든 것에 부정적이고 삶을 거부하는 캐릭터다. 트위터 중독인 나는 영화를 보면서 꼭 나를 포함한 트위터리안들 같다는 생각을 했다. 링컨, 간디, 테레사 수녀 등의 쟁쟁한 멘토들도 포기한 영혼이었는데, 조와 모험을 하면서 순간을 즐기는 법을 깨닫는다. 22번 영혼은 골칫덩어리로 나오는데, 처음부터 위대한 업적을 달성한 위인 말고 조처럼 친근하고 평범한 사람을 멘토로 붙여줬으면 더 나았을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위대한 사람에게 부담감을 갖는 경우가 있으니까.

 이 영화가 말하고자 하는 바는 삶의 모든 순간에 스며들어 있는 행복을 찾을 수 있으면 살아갈 준비가 되었다는 것이다. 삶의 목적이나 화려한 삶의 궤적에 집착하지 말고. 영화에서 삶의 즐거움을 잊고 매매에만 집착하는 헤지펀드 매니저의 영혼이 나온다. 그런 영혼들은 삶과 자신을 단절시켰다고 말하면서. 아마도 그렇게 살지 말라는 뜻이겠지.

 나는 이 영화의 메시지에 적극적으로 동의한다. 은행나무에서 은행나무 씨앗이 떨어지는 순간, 카페에서 도란도란 이야기 나누는 사람들, 신선한 공기 등 삶에서 기쁨의 요소는 무궁무진하다. 매일 감사 일기에 감사항목 50개씩 적었던 나는 이제 감사해야 할 항목을 매일 100개씩도 꼽을 수 있다. 예전에 읽었던 책에서 '행복은 강도가 아닌 빈도'라는 문장을 읽은 적이 있다. 로또 1등에 당첨된 사람의 행복지수도 몇 달이 지나면 원래대로 돌아간다고. 행복의 크기가 아니라 빈도가 더 중요하다는 말이었다.

 사실 블로그에 적어서 많은 비난과 비판을 받았던 2020.11.28 - [루이생각] - '낳음 당했다'는 말이 같잖은 이유 글에서 말하고자 한 바도 이랬다. 살면서 박탈감을 느끼는 요소에 집중하기보다 매 순간 나에게 주어진 것에서 행복을 찾다보면 삶이 훨씬 더 행복해진다고. 성취와 삶의 목적에 집중해서 박탈감이 인생의 전부인 듯이 받아들이지는 말자고. 그런데 내 표현력이 상당히 부족했던지 많은 사람들이 불쾌감을 토로했다. 이 영화를 보고서는 그렇지 않겠지만.

 나는 조와 22번 영혼에 이입하면서 봤는데, 중년에 접어들도록 성과를 내지 못하는 조의 모습과 매사에 부정적인 22번 영혼이 마치 나 같았기 때문이다. 그들이 얻은 교훈도 내가 매우 동의하는 바이고. 22번 영혼이 겪었던 장면들이 제시되는데 매사에 부정적인 성격 때문에 부정적인 피드백을 받아 더 부정적으로 변하는 악순환이 참 안타깝더라. 그 고리가 조 덕분에 끊겨서 다행이다.

 좋은 영화이고, 추천합니다. 그리고 쿠키 없으니까 기다리지 마세요. 영화 끝났으니까 나가라고 하는 쿠키가 전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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