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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깐 퀴즈. 당신은 케냐에 교육을 지원하러 케냐에 왔다. 그런데 케냐의 청소년들이 학교에 자주 결석한다. 당신은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1. 학생 개개인에게 교과서를 지급해서 공부하기 편하게 한다.
2. 학교에 교육기자재를 지급해서 수업을 재미있게 만든다.
3. 학급당 학생수를 줄여 교사와 더 많은 교감을 할 수 있게 한다.
4. 학생들에게 구충제를 먹도록 한다.
 
이 중에서 비용대비 가장 효율적이었던 사업은 4번이다. 학생들은 배가 아파서 학교에 결석한 것이었다. 전교생에게 구충제를 먹도록하니 결석률이 25% 감소했다. 추적조사한 결과 구충를 먹었던 학생이 성인이 되어서도 구충제를 받지 못했던 사들보다 소득이 20% 더 높았다.
 
《냉정한 이타주의자》에 나온 내용이다. 이 책의 저자는 무조건적인 희생과 무분별한 선의보다 효율적 이타주의가 중요하다고 말하고 그 방법을 설명한다. 세상에 지원해야 할 사람과 대상은 많은데 자원은 한정적이니까요. 세상을 바꾸고 싶은 욕망은 있으나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는 나 같은 사람들에게 매우 좋은 책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아이돌 조공도 떠올랐다. 저자는 돈이 많을수록 소유자가 체감하는 돈의 가치는 감소한다고 말한다. 전재산이 1억인 사람이 1억을 받았을 때와 전재산이 1000억인 사람이 1억을 받았을 때, 전자가 후자보다 1000배의 기쁨을 누릴 수 있다. 마찬가지로 부유한 국가에 사는 사람에게 10달러를 쓰는 것보다 가난한 나라에 사는 빈민층에게 10달러를 쓴다면, 그 가치는 100배 차이날 수도 있다.
 
저자는 구호산업을 예로 들었지만, 나는 월급이 200만원인 팬이 월 소득 2억인 아이돌에게 100만원을 쓰는 모습이 떠오르더라. 100만원이 팬에게는 월급의 50%이지만 아이돌에게는 월소득의 0.5%밖에 안되는거야. 그니까 나보다 돈 훨씬 많이 버는 아이돌에게 조공하는 건 돈의 가치를 떨어뜨리는거지. 슬프게도. 차라리 빈민에게 기부하면 그 돈의 가치가 올라가는 거고.
 
페미 이슈도 생각났다. 저자는 가난한 나라에서 의사로 일하는 것보다 부유한 나라에서 의사로 일하며 버는 돈의 50%를 가난한 나라에 기부하는 것이 더 많은 생명을 구할 수 있으며 의사도 더 안락한 삶을 살 수 있다고 말한다. 일반적인 생각과 달리 고생을 하지 않고도 더 선한 선택을 할 수 있다는 뜻이다.
 
어쩌면 페미 이슈도 이와 비슷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온라인에서 떠드는데 시간을 쓰느니 차라리 그 시간에 스펙을 쌓고 돈 벌어서 여성단체에 후원하는 것이 나와 여성인권 모두에게 더 유익할 수 있다. 누가 《냉정한 페미니스트》라는 책을 내줬으면 좋겠다.
 
이외에도 세상을 바꾸고 싶어하는 사람을 위한 직업선택법, 투표의 가치 등등 여러 다양한 주제를 경제학으로 풀이해놓은 책이다. 관심있으면 읽어보기를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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