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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소녀 츄


어젯밤에 또 트위터 계정을 폭파했다. 완전히 트위터를 떠날 생각은 아니었고, 곧 돌아올 생각이었다. 그러나 이왕 이렇게 된 마당에 트위터를 떠나는 것도 괜찮겠다는 생각이 든다. 이번에는 꼭 기필코 트위터를 벗어나자. 나도 '트위터 하는 사람은 트럼프밖에 몰라'라고 말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

내게 탈 트위터를 하는 것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이미 내 주변인들과도 내 트위터 중독 때문에 마찰을 빚은 적이 있다. 그리고 정신과 의사도 트위터를 그만하라고 하더라. 스마트폰 쓰지 말고 아예 피처폰으로 교체해서 사용하래. 상황이 이런데 트위터를 계속하겠다고 고집부릴 수 없다.

트위터가 내 정신 건강에 좋지 않다는 사실도 체감했다. 어떤 문제를 고발하는 트윗을 보고 나니까 갑자기 야식을 먹고 싶더라. 원래 야식 생각이 없었는데. 세상의 잘못된 문제를 보고 나니까 스트레스를 받아서 먹고 싶어진 것이었다. 나는 내가 트위터를 할 때 스트레스를 받는지도 몰랐는데 스트레스를 계속 받고 있었더라고.

마키 님의 이 글([여초 커뮤 하지 마라] 2편. 커뮤 의존도가 높으면 자신을 잃는다. )처럼 흙수저 여성에게 중요한 자산인 시간과 멘탈이 트위터에 계속 갈려 나가고 있었던 거지. 마키 님의 글은 여초 커뮤니티에 관한 글이지만 내 경우에는 트위터에도 적용이 되더라고.

뉴스페퍼민트에서 뉴스는 어떻게 우리의 생각과 행동에 영향을 미치나(1/2)라는 기사가 나왔는데, 맞아. 뉴스를 많이 보는 행동이 뉴스에 나온 문제를 해결하는 데 크게 도움이 되지 않지만, 개인에게는 스트레스를 많이 줄 수밖에 없다. 긍정적인 뉴스는 사람들이 클릭하지 않기 때문에 부정적이고 자극적인 뉴스가 나올 수밖에 없고.

트위터에서 내가 주로 보는 글의 내용은 사회 비판과 뉴스들과 뉴스에 관한 의견들이다. 이 모두가 나의 정신 건강에 악영향을 준다. 적절한 시간을 들여 뉴스를 보는 것은 좋은 일이지만, 온종일 뉴스를 보는 일은 좋지 않다.

내가 올해 들어서 트위터에서 트윗을 하고 블로그에 글을 쓰는 일이 사회 문제 해결에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닫기도 했고. 트위터에서 사회운동을 해봤자. 그냥 그 시간을 내 앞가림하는 데에 쓰는 것이 더 생산적인 일이더라고.

트위터를 하면서 워낙에 부정적이고 강렬한 메시지를 보다 보니 내 사고와 언어가 많이 오염되기도 했다. 실제로 사람들을 만나면 좋은 사람인데 트위터에서는 부정적인 말만 하는 사람들이 있잖아. 그럼 나는 그 부정적인 말들에 영향을 받고. 트위터에서는 긍정적인 말들이 오가지 않아. 

실제로 내 주변에는 별로 없는 개신교인이나 호모 포비아, 래디컬 페미니스트들을 왜 싫어하는지도 모르겠다. 요즘 뉴스에 워낙 안 좋게 나오고 트위터 여론도 적대적이다 보니 나도 따라서 그들을 싫어하게 된다. 그들이 내 삶에 악영향을 끼친 일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근데 이런 부정적인 감정은 나의 정신 건강을 갉아먹는다.

부디 2020년 8월 21일부터는 트위터 계정을 다시 만들거나 트위터에 로그인하는 일이 없기를 소원한다. 트위터에 제가 보이면 쫓아내도 괜찮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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