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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각 스님과 혜민 스님

SNS에서 혜민스님을 조롱하거나 비판하는 여론이 많다. 최근에 tvN 〈온앤오프〉에서 남산이 보이는 자택을 공개하고, 비싼 전자기기를 사용하며 스님답지 않게 낮에 기상하고 라볶이를 즐겨 먹는 등의 모습이 방송되었기 때문이다. 이런 모습을 '무소유가 아닌 풀 소유 일상'이라면서 비웃는 사람이 많아졌다. 게다가 한국 불교를 비판하면서 떠난 현각스님이 페이스북에 혜혜민 스님 사진과 함께 "연예인일 뿐이다", "기생충" 등의 강도 높은 단어를 쓰며 비판하자 혜민스님을 비판하는 여론은 더욱 강해졌다. 트위터에서는 법정스님에 관해서 쓴 트윗이 발굴되어 논란이 되고 있다.

혜민스님이 법정스님의 무소유에 대해 남긴 트윗

혜민스님을 옹호하는 사람들은 "스님이라고 좋은 집에서 좋은 물건들을 사용하면 안 되냐", "그가 성공해야 혜민스님이 운영하는 스타트업 직원들에게 월급을 줄 수 있다"고 말한다. 비판하는 사람들은 "스님은 청빈한 삶의 자세로 수행하는 사람이다, 혜민스님은 스님들의 이런 이미지에 기대어 사람들에게서 명성과 돈을 얻었는데 정작 혜민스님은 이런 스님들의 이미지를 무너뜨린다"라고 주장한다.

아이러니한 점은 혜민스님을 옹호하는 사람보다 비판하는 사람들이 더욱 혜민스님에게 스님으로 해야 할 역할을 더 많이 기대한다는 점이다. 혜민스님이 그럴 수도 있다고 말하는 사람들은 혜민스님을 자신들처럼 욕망을 가진 한 개인으로 보고 있다. 혜민스님을 비판하는 사람들은 혜민스님에게 수행자의 모습을 기대하기에 비판하고 있다. 불교와 스님의 수행자의 역할에 민감할 수밖에 없는 현각스님이 강하게 비판한 것도 이 때문이다.

독실한 불자이자 스님들과 연을 맺는 것을 좋아하는 내 어머니는 혜민스님을 옹호하더라. 그런데 나는 혜민스님에게 비판적인 생각이 든다. 과연 혜민스님이 '스님'이라는 신분 없이 그의 저서와 강연에 그렇게 많은 호응을 얻을 수 있었을까. 과연 혜민스님이 세속인이었다면 1천만 원을 내고 함께 저녁 식사를 하려는 사람이 있었을까? 그가 워런 버핏도 아닌데. 대중이 스님에게 기대하는 수행한 자의 이미지를 적절하게 활용해서 돈과 명성을 얻지 않았나.

대중들이 불교 수행자에게 갖는 호감에 기대어 성공했다면 불교를 존중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나? 물론 원효대사처럼 술 마시며 노래 부르던 스님도 존재했지만, 과연 혜민스님이 원효대사처럼 불교사상에 많은 기여를 하고 있는지 의문이다. 혜민스님이 운영하는 마음 치유학교의 프로그램을 보면 타로, 전생체험, 에너지 힐링 등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는데 불교가 지향하는 바와는 전혀 다른 프로그램이다. 

과거 법정스님에 대한 트윗을 봐도 과연 법정스님의 사상을 존경하는 마음이 있는지 의문이다. 법정스님의 인세 수입을 말했는데, 법정스님은 인세를 장학금으로 모두 사용하셨다. 책도 모두 절판시키셨다. 《무소유》가 지금도 발행되고 있다면 아마도 미니멀리즘 열풍 속에서 엄청난 판매고를 기록했을 텐데 말이지. 혜민스님은 법정스님처럼 인세를 사용하고 있는지도 궁금하고.

사실 내가 혜민스님을 싫어하거나 논란에 대해 화낼 이유는 없다. 어쩌면 불자가 될지도 모르는 나의 눈에 혜민스님은 신비주의적 행위를 불교로 포장하여 판매하는 사람으로 보이는데, 스님이라고 자칭하는 것에 위화감을 느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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